불황 모르던 아웃도어 업계도 흠칫!
불황 모르던 아웃도어 업계도 흠칫!
  • 김경선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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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2008 Outdoor Hot issue ⑥ 경기침체

환율과 원가 인상에 따른 손실액 눈덩이…제동 걸린 성장

‘제 2의 IMF’니, ‘미국식 자본주의의 실패’니 요즘 경제는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연일 폭등과 폭락을 반복하는 주가와 환율로 경제는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비극적인 상황은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쳤다. 많은 유통업체들이 불황에 시달리고 있으며, 급격한 매출 저하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08년 하반기,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소비시장이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빠듯해진 살림살이는 패션시장의 침체를 가져왔고, 불황을 모르던 아웃도어 시장에도 불경기가 찾아왔다. 올 여름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20~30% 이상 매출 증가로, 아웃도어 시장 2조원 돌파를 내심 기대하던 브랜드들은 급변한 상황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마진율 하락

원달러 환율이 상승곡선을 타면서 수입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올 여름 발주한 상품의 대금 결제일이 다가오면서 수입 업체 책임자들은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다. 몇 달 사이 30% 이상 치솟은 환율 때문에 결제대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950원 안팎이던 환율이 1200~1300원까지 올라 수익은커녕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수입 원가가 오르면 제품을 가격도 인상할 수밖에 없는데,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뜩이나 소비심리가 위축돼 쉽사리 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형편이다.

프랑스 아웃도어 의류를 수입하는 한 관계자는 “환율이 오른다고 무턱대고 제품 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며 “가뜩이나 소비심리가 위축돼 상황이 악순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고기능성 소재를 많이 사용하는 아웃도어 제품의 특성상 원자재 값이 상승하면서 원가 부담이 늘어난 상황이다. 특히 고어텍스나 쉘러·쿨맥스 등 수입 소재들을 유난히 선호하는 한국인들의 취향은 원가 부담을 배가 시킨다. 몇몇 브랜드의 경우, 2009년 S/S시즌 제품 제작을 위해 수주했던 수입 원단의 발주 중 일부를 국내 소재로 대체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하반기에 폭등한 환율이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생산업체뿐만 아니라 유통업체들도 피해를 입었다. 환율 상승은 원가는 물론이요, 물류비용·관세 등의 2차 비용 상승까지 부추기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자체 생산으로 비용을 최대한 절감시키려는 노력이 여기저기서 보이고 있지만, 2000년 이후 국내 업체들이 싼 비용을 찾아 생산기반을 해외로 옮기게 되면서 생산량을 국내에서 감당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해외에 생산 기반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중국에서 국내 브랜드의 제품 오더를 받던 의류 생산 업체들은 최근 위안화가 상승하면서 생산을 하면 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빠졌다.

위기 탈피 위한 공조 시급

이제 저성장, 고물가는 피할 수 없는 사태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10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출입 의류의 소비자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의류 제품은 재킷 11.2%, 팬츠 9.4%, 티셔츠 10.8% 등 한 달 사이 평균 10% 이상 수입 제품의 가격이 올라 물가 공포가 현실화됐다. 전년 대비하면 30% 이상 오른 가격이다. 수출입 제품뿐만 아니다. 환율이 올라 원가가 상승하면 국내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가격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 시대에는 모두가 힘들다.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소비자만 괴로운 것은 아니다. 생산·유통 브랜드 모두가 고물가의 악재 속에서 저성장의 악순환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는 ‘공조’의 자세가 필요하다. ‘나만 살자’는 주먹구구식 생존전략은 장기적으로 시장의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생각이다.

브랜드는 원가를 최대한 절감하고 불필요한 가격 인상을 자재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품질과 기술력을 유지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소비자 또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유달리 수입 소재를 선호하는 한국인들의 취향이 고환율 시대에는 최대의 적이 된다. 같은 기능성을 가진 국내 소재에 관심을 가져 브랜드가 원가를 절감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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