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원당종마목장~서삼릉 산책 - 원당종마목장~서삼릉 산책
④ 원당종마목장~서삼릉 산책 - 원당종마목장~서삼릉 산책
  • 아웃도어뉴스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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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 몸도 마음도 가볍게 떠나고픈 당신에게 안성맞춤 여행지

천고마비의 계절. 이 사자성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여행지가 어딜까? 파란 하늘과 초원, 살찐 말들이 노니는 원당의 종마목장에 가면 천고마비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눈만 즐거운 여행이 허전한 이들은 종마목장과 인접한 서삼릉에서 역사 공부도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 목장의 말들에게 풀을 뜯어 건네면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들어 낚아챈다.
지하철 3호선 삼송역에 내려 마을버스를 타고 서삼릉 입구에서 하차하니 ‘서삼릉 600m’ 이정표가 눈에 띈다. 취재팀은 이정표를 따라 은사시나무가 우거진 작은 언덕을 넘어 서삼릉과 종마목장 입구에 도착했다.
주말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북적거리는 종마목장 입구. 푸른 초원과 말들이 뛰노는 그림 같은 풍경을 보기 위해 찾아든 사람들이 기분 좋은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드넓게 펼쳐진 초록빛 풀밭. 한줄기 바람이 풋풋한 풀냄새를 전하자 싱그러움이 온몸을 감싼다.

한국마사회에서 운영하는 이 종마목장은 경주마와 기수를 훈련시키는 곳으로 약 36만㎡의 초지를 보유한 공원이다. 종마목장에서 드넓은 초지와 하얀 울타리, 그 속에서 뛰노는 경주마들을 보고 있자면 유럽의 어딘가에 와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그림 같은 풍경에 이끌려 목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얀 나무울타리 사이로 완만한 언덕을 넘어서는 산책로가 이어졌다. 길옆에서는 코스모스가 눈인사를 건네 왔다. 초원이 펼쳐진 종마목장에서 가장 먼저 가을 소식을 전해주는 꽃이다. 산책로 주위로 노랗게 물들어가는 은행나무도 가을의 정취를 더해줬다. 햇살은 눈부시고 공기는 상쾌했다.

낭만적인 목장 풍경은 영화 단골 촬영지
종마목장은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드라마 ‘봄날’ 등을 촬영하며 유명세를 얻었다. 보고만 있어도 낭만적인 목장에서 사랑영화를 촬영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 로맨틱한 풍경뿐만 아니라 목장을 찾는 수많은 연인들의 기운이 가득한 이곳에서라면 어떤 사랑도 해피엔딩이 될 것만 같았다.

입구에서 산책로를 따라 600m 정도 언덕을 오르니 삼거리다. 오른쪽은 한국마사회 사무실, 왼쪽은 목장길이다. 종마목장의 하이라이트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펼쳐지는 초원 풍경. 끝없이 이어지는 하얀 울타리 너머의 초록 풀빛이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목장 풍광에 사람들의 입에서는 연신 탄성이 흘러나왔다.

▲ 여유와 낭만이 가득한 종마목장의 풍경은 나들이 나온 사람들의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준다.
 
갈색 깃털을 멋스럽게 휘날리는 경주마들이 울타리 주변에 몰려들었다. 사람들이 뜯어주는 풀을 먹기 위해 고개를 내미는 모습이 신기하다. 냉큼 풀을 받아먹는 말들의 표정은 순수하고 겸손했다. 이런 모습이 신이 나는지 아이들도 낑낑 거리며 한 움큼 풀을 뜯어 말들에게 먹이고 있었다. 가까이서 말을 보고 만질 수 있는 목장체험이 아이들에게는 굉장히 색다른 일임에 분명하다.

왔던 길을 되돌아 목장을 나섰다. 오른쪽으로 서삼릉 입구가 가깝다. 입장료를 내고 왕릉으로 들어서니 종마목장과는 달리 호젓한 길이 취재팀을 맞이했다. 서삼릉은 왕릉 3위가 서쪽에 모셔져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 조선 11대 중종의 계비인 장경왕후 윤씨가 묻힌 희릉(禧陵), 중종의 아들인 인종과 왕비 인성왕후가 묻힌 효릉(孝陵), 제25대 철종의 능인 예릉(睿陵)이다. 서삼릉에는 이 외에도 능(陵)보다 한 단계 격이 낮은 세자의 원(園) 3기와 역대 대군·군·공주 등 왕실 가족묘 45기가 함께 모셔져 있다.

조선 왕가의 혼란이 남긴 서삼릉

▲ 한적한 서삼릉 내 희릉. 정자각 뒤로 장경왕후의 능이 안치돼 있다.
 
입구를 지나 첫 번째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 희릉으로 향했다. 우거진 숲이 둘러싼 산책로는 호젓하고 한적했다. 곳곳에 벤치와 휴식공간이 있어 소풍코스로도 손색이 없었다. 나들이 나온 가족들은 널찍한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준비한 음식을 먹거나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엄마, 희릉은 누구 무덤이에요?”
“희릉은 장경왕후의 무덤이야. 조선의 11대 왕인 중종의 왕비였지.”
희릉에 묻힌 장경왕후는 중종의 첫 번째 왕비로 원자 인종을 낳은 후 산후병을 얻어 출산 7일 만에 세상을 떠난 여인이다. ‘뒤의 경사를 넓힌다’는 뜻의 희릉은 푸른 잔디밭이 깔린 구릉 중턱 고풍스러운 정자각 뒤에 모셔져있다.

중종의 능도 원래는 이곳 서삼릉 터에 자리를 잡고 정릉이라 칭했었다. 그러나 중종의 세 번째 왕비인 문정왕후의 질투로 중종의 능은 현재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자리하게 된다. 서삼릉의 또 다른 능 효릉은 장경왕후의 아들 인종이 안치된 곳이다. 서삼릉에서는 현재 희릉과 예릉, 효창원과 의령원만 볼 수 있고 나머지는 거리가 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다.

원당종마목장~서삼릉 산책

▲ 종마목장 산책길에 지천인 꼬리풀블루꽃.
 
경기도 고양시 원당동에 있는 원당종마목장과 서삼릉은 수도권에서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산책로와 벤치 등 여유롭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된 서삼릉과 원당종마목장은 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원당종마목장에서는 목가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초원을 뛰노는 말들을 볼 수 있으며, 조선 왕가의 묘소가 모셔진 서삼릉은 역사공부를 할 수 있어 가족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인접한 두 명소를 둘러보는 데 2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원당종마목장은 입장료와 주차료가 무료다. 서삼릉 입장료 1000원. 서삼릉 관리사무소 031-962-6009
▶ 교통 지하철 3호선 삼송역 3번 출구 앞에서 마을버스 1번을 타고 15분 남짓 이동해 서삼릉 입구에서 하차한다. 도보로 15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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