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 몸도 마음도 가볍게 떠나고픈 당신에게 안성맞춤 여행지
▲ 산성주능선길에서 바라 본 원효능선. |
북한산은 삼국시대에는 부아악(負兒岳),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를 거쳐 1960년대까지 삼각산(三角山)으로 불리던 산은 20세기 후반에 와서야 북한산이라는 이름을 굳히게 된다. 예로부터 한산(漢山)은 서울의 옛 지명으로, 북한산은 한산의 북쪽 지역을 가리키는 지명으로 쓰였다.
조선 후기 산성을 축성하면서 북한산이라는 이름을 조금씩 사용하다가 1983년 북한산국립공원이 지정되면서 북한산이라는 이름으로 완전히 굳어지게 된다. 요즘에는 원래 이름인 삼각산으로 개명하자는 의견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삼각산은 백운대와 인수봉·만경대 세 봉우리를 가리키며, 높고 기기묘묘한 암봉의 자태가 마치 세 개의 뿔 같다 하여 따온 이름이다.
화강암으로 빚어낸 세 개의 꽃송이
▲ 문수봉 정상에 서면 칼바위능선과 그 너머 강북구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온다. |
산행 들머리인 은평구 진관내동의 탐방지원센터를 지나자 계곡탐방로와 포장도로로 길이 나뉜다. 취재팀은 계곡탐방로를 통해 북한리 산성마을로 향했다. 오르막이 심하지 않은 계곡길을 따라 30여 분을 걸으니 산중에 어울리지 않게 음식점들이 나타났다. 북한리 산성마을이다.
산성마을 새마을다리를 건너 왼쪽 길로 접어들자 북한산 정상 백운대로 뻗은 등산로가 나타났다. 처음부터 제법 가파른 경사가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30여 분을 오르니 왼쪽으로 자그마한 암자 대동사다. 등산로는 계속 계곡길이 이어졌다. 계곡물은 많지 않지만 시원한 기운은 흐르는 땀을 식혀줬다. 등산로는 산성주능선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가팔라졌다.
가쁜 숨을 내쉬며 대동사에서 1시간가량을 걸으니 드디어 위문.
▲ 산성주능선에 오르자마자 만나는 위문. |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로 가기 위해서는 위문을 지나야했다. 서쪽·남쪽·동쪽에서 올라온 등산객들이 이곳에서 만나 북한산 정수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평일의 백운대는 대체로 한산한 편이었다.
드디어 오른 백운대 정상, 감탄이 절로 난다. 이것이 진정 북한산의 매력인가. 거대한 바위산 인수봉(810m)과 기묘한 자태로 눈을 홀리는 만경대(799m), 신의 손길이 빚어 놓은 도봉산의 능선이 한 눈에 들어왔다. 동쪽의 미끈한 인수봉에서는 클라이머들이 오름짓에 열중하고 있었다. 얼마나 많은 산꾼들이 저 암벽에 열정을 쏟았을까.
오르락내리락 산성 주능선길
▲ 만경대와 용암봉을 우회하는 등산로는 철제난간을 잡고 지나야한다. |
용암문부터는 능선의 산성길을 따라 등산로가 조성돼 있어 주변 조망이 빼어났다. 또한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아 가볍게 걷기 좋았다. 30여 분을 걸어가니 새로 복원한 동장대다. 동장대부터 대동문까지는 제법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졌다. 대성문과 함께 1993년 복원된 대동문은 등산객들의 쉼터다. 성문 주위에 쉴만한 공간이 있어 취재팀도 한 숨 돌릴 겸 준비한 도시락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아직도 갈 길은 먼데, 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산성종주 트레킹은 체력과 인내가 필요하고 경험에서 오는 노련함도 필수다. 대동문에서 보국문까지 15분, 다시 두 개의 봉우리를 더 넘어 대성문에 도착했다.
대성문은 북한산성 성문 가운데 가장 큰 문으로 원래 소동문이었으나 임금이 출입하는 문이라 하여 대성문으로 이름을 바꿨다. 대성문에서 대남문까지는 오르막길이다. 등산로는 갈수록 오르내림이 심하고 가팔라 만만치가 않았다. 대남문에서 문수봉 정상으로 오르니 마지막 난코스 의상능선이 눈앞에 펼쳐졌다. 나한봉~나월봉~증취봉~용혈봉~용출봉~의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봉우리 수만큼이나 거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만만치 않게 거친 의상능선길
▲ 작은 암자를 지키는 비구니와 견공들. |
나월봉을 우회해 부왕동암문을 지나 증취봉(593m), 다시 용혈봉(581m)~용출봉(571m)으로 이어지는 길은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했다. 내리막은 여지없이 쇠줄을 잡고 내려와야 하기에 끝까지 신중함을 잃으면 안 된다. 드디어 마지막 봉우리 의상봉(503m)이 코앞이다. 마지막 힘을 쏟아 정상으로 향했다.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지친 몸을 달래주고, 북한산의 장엄한 산세가 지친 마음을 위로한다.
길었던 만큼 속속들이 비경을 펼쳐 보인 북한산과의 이별이 왠지 섭섭하다. 힘들고 고된 산행을 다시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런 아쉬움 때문이 아닐까. 산은 오르고 올라도 늘 새롭다. 북한산 산자락이 알록달록 가을의 절정에 다다를 무렵 다시 한 번 꼭 찾고 싶다.
북한산 트래킹
산행은 은평구 진관내동의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에서 시작한다. 탐방지원센터에서 계곡탐방로를 따라 북한리 산성마을에서 다시 백운대 등산로를 따르면 백운대 정상. 백운대는 철제 난간을 붙잡고 오르내려야 하는 길로 다소 위험하다.
백운대에서 대남문으로 이어지는 산성주능선길은 오르내림이 많지만 길이 험하지 않고 평탄해 산행이 어렵지 않다. 문수봉에서 의상봉으로 이어지는 의상능선이 최대 난코스다. 나한봉을 비롯해 6개의 봉우리를 오르락내리락하는 동안 위험구간이 곳곳에 있어 긴장을 풀면 안 된다. 북한산국립공원 02-909-0497
▶ 교통 :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하차 후 4번 출구 앞에서 34번 버스나 마을버스 1번을 이용한다. 북한산성 앞에서 하차하면 된다. 버스 시간은 15분 정도 소요된다.
▶ 코스 :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1.3km, 30분)~북한리 산성마을~(1.7km, 1시간45분)~백운대~(2.2km, 1시간30분)~대동문~(1.7km, 40분)~대남문~(2.2km, 2시간)~의상봉~(1.8km, 40분)~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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