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왕국에 솟은 ‘세 개의 바위 봉우리’
바람의 왕국에 솟은 ‘세 개의 바위 봉우리’
  • 글 사진·윤인혁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TREKKING | 윤인혁의 지구 위를 걷다 ① 파타고니아 파이네 W

▲ 페오 산장 주변 전경.

남아메리카 대륙의 끝자락에 위치한 파타고니아는 남한 면적의 약 11배에 달하는 면적을 아우르는 거대한 지역이다. 빙하와 설산과 호수, 그리고 바람이 빚어놓은 풍광은 세상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매력을 뿜어낸다. 이곳엔 약 30개의 국립공원이 속해있는데, 이번 호에서는 트레킹 코스 중 가장 대표적인 파이네 국립공원의 W 트레킹 코스를 소개한다.


▲ 보트를 타고 페오 호수를 건너는 것은 30분에 불과 하지만, 배를 놓치게 되면 일정상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버스에서 내리면 서둘러 선착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대륙의 끝 혹은 남미 대륙의 끝으로 통하는 파타고니아(Patagonia). 파타고니아라고 일컬어지는 곳의 면적은 남한 면적의 11배에 이른다. 흔히 대서양으로 흘러드는 강인 콜로라도 강을 경계로 하여, 아르헨티나의 트렐레우와 바릴로체, 칠레의 푸에르토몬트 이남부터 파타고니아라고 일컬어진다. 파타고니아 지역은 남북으로 뻗어있는 안데스 산맥을 경계로 칠레와 아르헨티나로 자연스럽게 나뉜다. 칠레쪽 파타고니아엔 피오르드와 그 주변으로 산과 호수가 수없이 얽혀 있다. 또한 기후 변화도 심하고 특히 비가 많이 내린다. 반면에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는 광대한 팜파스 평원과 건조한 불모의 지대로 나뉜다.

이렇게 칠레와 아르헨티나가 확연하게 차이점을 두고 서로의 파타고니아를 나타내고 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있다. 그것은 바로 어마어마한 바람이다. 트레킹 중에 바람을 만나면 정신이 쏙 사라진다. 바람 때문에 파타고니아의 나무들은 한쪽으로 쏠려서 자라고, 꽃들은 대체로 지면을 맞대고 피어난다.

파타고니아 트레킹 시즌은 보통 12월 초부터 3월 말까지, 즉 남반구의 여름이다. 이 기간엔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고, 날씨도 비교적 따뜻하다. 물론 바람은 변함없이 분다. 여름엔 보통 저녁 10시가 지나야 해가 지기 시작해서 새벽 4시면 동이 터오는 백야 상태가 된다. 트레커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이 시즌에 파타고니아를 방문한다. 다른 시즌엔 강한 바람과 어둑한 날씨에 눈비가 내리고 호텔 등도 철수하기 때문에 여행 자체가 어려워지기도 한다.

파타고니아를 걸어보면 대륙의 끝에서 만나는 적막함과 그 적막함에서 오는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정열의 대륙 남미에서 느끼는 적막함과 외로움이야말로 파타고니아를 찾아오게 만드는 매력이 아닐까.

▲ 산장의 위치만 가지고 값어치를 따진다면 단연코 그레이 산장이 최고다.

파타고니아 파이네 W 트레킹
파이네 국립공원(Parque Nacional Torres del Paine)엔 빙하, 파란호수, 회색호수, 설산, 바위산, 숲, 개천, 야생동물, 바람 등 자연이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직접 가서 보고 걷기 전엔 그 어떤 글과 사진도 감동을 따라 올 수가 없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1분 1초가 흐를 때마다 바뀌는 자연의 감동을 어찌 글과 사진으로 전할 수 있단 말인가.

파이네 국립공원의 원어 표현인 ‘토레스 델 파이네(Torres del Paine)’는 ‘세 개의 바위 봉우리’란 뜻으로, 남쪽부터 데아고스티니탑(Torres de Agostini), 센트럴탑(Torres Central), 몬치노탑(Torres Monzino) 이렇게 3개의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바위산을 뜻한다. 이는 파이네 국립공원을 상징하는, 파타고니아를 대표하는, 그리고 칠레를 알리는 대표적인 랜드마크다. 그만큼 파이네 W 트레킹은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절경이자 반드시 걸어봐야 하는 트레킹 코스 인 것이다.

파이네 국립공원의 트레킹 코스는 크게 2개의 코스로 나눌 수 있는데, 네팔의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처럼 토레스 델 파이네 산을 크게 도는 ‘라운드 트레킹’과 토레스 델 파이네 산 앞의 호수를 위주로 W모양을 그리며 걷는 ‘파이네 W 트레킹’이 그것이다. ‘라운드 트레킹’은 총 거리 93.2km에 7일이 소요되고, ‘파이네 W 트레킹’은 총 거리가 76.1km에 4일이 걸린다.

▲ 페오산장 부근에서 바라본 쿠에르노 연봉들. 트레킹 내내 연봉들을 보며 걷는다.

DAY 1  ▶ 푸에르토 나탈레스→파이네 국립공원 입구→보트 이동→페오 산장→그레이 산장
파이네 트레킹은 푸에르토 나탈레스(Puerto Natales)에서 시작된다. 푼타 아레나스(Punta Arenas) 버스터미널에서 푸에르토 나탈레스까지 고속버스로 3시간이 소요된다. 푸에르토 나탈레스에 도착하면 반드시 다음날 파이네 국립공원으로 가는 버스를 예약해야 한다. 보통은 묶고 있는 숙소에서 버스를 예약할 수 있는데, 출발 당일 아침에 숙소로 픽업하러 온다.

푸에르토 나탈레스의 숙소를 돌며 트레커들을 픽업하여 시내를 출발한 버스는 1시간 정도를 달리면 비포장도로에 접어든다. 비포장도로와 포장도로가 나뉘는 곳에 휴게소를 겸한 상점이 있다. 파이네 국립공원 입구를 통과하여 국립공원 관리국본부에 도착하면 모두 하차 하여 입산신고를 하고 입산료를 지불한다. 이 때 산행지도를 나누어주므로 잘 챙겨야 산행 내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푸데토(Pudeto)에 도착하면 오전 11시가 된다. 하차해서 호수 쪽으로 300m 정도를 걸어서 내려가면, 페오 호수(Lago Pehoe)를 건너 페오 산장(Refugio Pehoe)까지 가는 보트 선착장이 보인다. 보트 운행 시간은 09:30, 12:00, 18:00. 이렇게 하루에 3편밖에 없으므로 그레이 산장까지 가려면 반드시 12시 배를 타야 한다. 이용 승객이 많으면 곤란할 수가 있으니 가능하면 빨리 선착장에 가서 기다리는 것이 안전하다. 보트를 타면 약 30분 이동한다.

▲ 아무것도 하지 않고 창밖만 바라보고 있어도 행복하다. 페오 산장에서 바라본 전경.

페오 호수에 도착하면 바로 정면에 버티고 있는 토레 델 파이네 세 봉우리가 보인다. W 트레킹 내내 이 봉우리들을 바라보며 걷게 된다. 페오 산장에서는 뷔페로 점심식사를 한다. 수프, 본식, 디저트, 음료수로 이루어진 뷔페 식사는 깔끔하고 정갈하다. 점심식사 후 토레 델 파이네를 바라보고 왼편으로 날 길로 방향을 잡는다. 이정표가 너무도 정확하게 곳곳에 있고, 길 또한 외길이라 절대로 길 잃어버릴 수 없다.

페오 산장에서 그레이 산장(Refugio Grey)까지 가는 코스는 회색의 그레이 호수(Lago Gray)를 왼편으로 끼고 걷는다. 거리는 11km 정도이므로 넉넉잡아 3~4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그레이 호수는 그레이 빙하가 녹아 형성된 호수인데, 석회질이 많아 물 색깔이 회색으로 보인다. 푸른빛의 페오 호수와 달리 회색빛의 그레이 호수에는 점점이 떠내려 오는 유빙을 자주 볼 수 있다. 바로 그레이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유빙들인데, 하얀 빙하와 회색의 호수가 그려내는 풍광은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걷는 길엔 야생화가 만발하고, 왼편의 그레이 호수엔 하얀 빙하와 회색의 호수가 있고, 고개를 돌리면 머리에 흰 눈을 이고 있는 파이네 그란데(Cerro Paine Grande, 3050m)가 있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그레이 산장은 그레이 호수 언저리에 위치해 있다. 산장 주변엔 잘 조성된 캠핑장을 비롯해 캠핑객들을 위한 매점, 화장실 등이 잘 구비되어 있다. 산장은 8인1실의 도미토리로 된 방이 여러 개로 침구류가 포함되어 있다. 샤워 시설이 완벽하기 때문에 산행 후 상쾌하게 트레킹을 마칠 수 있다.

식사와 숙박은 푸에르토 나탈레스의 Pathgone여행사 사무실에서 미리 예약해야 한다. 식사는 석식과 조식을 포함한다. 물론 직접 취사도 할 수도 있다. 식사는 차와 수프, 고기류의 주 메뉴가 코스로 나온다. 김치와 고추장에 길들여져 있는 한국 사람도 입맛이 어지간히 까다롭지 않은 이상 맛있게 식사할 수 있다. 식사중 와인을 함께 하면 금상첨화. 와인은 매점에서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다.

▲ 이른 아침 발걸음을 재촉하여 페오 산장을 나서면 붉게 빛나는 쿠에르노 연봉을 볼 수가 있다. 파타고니아와 칠레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다.

DAY 2  ▶ 그레이 산장→페오 산장
파이네 W 트레킹 중에 만나는 산장들은 모두 호숫가에 위치해 있다. 이는 산장에서 필요한 물자를 배로 실어 나르기 위함이다. 일부는 당나귀가 실어 나르기도 한다. 그레이 산장은 그레이 호숫가에 바로 접해 있는데, 산장 주위엔 숲이 둘러싸고 있어 산장 위치로는 100만 불짜리 명당이다.

그레이 산장의 아침은 숲 속에서 지저귀는 산새 소리로 시작된다. 호수의 물안개를 헤치고 기지개를 켜면, 온 몸 곳곳의 모세혈관이 격렬하게 반응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지구 태고의 역사를 간직한 빙하가 전해주는 특별한 기운이 온 몸을 새롭게 정화시키는 것이다. 그레이 산장에서 호숫가로 나 있는 길을 따라 가면 쉽게 그레이 빙하 아래까지 갈 수 있다. 멀리서 보는 빙하와 바로 눈앞에서 보는 빙하는 분명 차이가 있다. 하얗기만 한 빙하는 가까이 갈수록 푸른 옥빛이다. 끝없이 이어진 그레이 빙하를 보고 있노라면 파이네를 직접 걸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를 확인 할 수가 있다.

그레이 산장에서 아침 식사 후에 어제 왔던 길을 되짚어 페오 산장까지 간다. 오늘은 산행이 오전에 끝이 난다. 더 걸어야 할 이유가 없다. 페오 호수에서 바라보는 파이네의 풍광은 파이네 트레킹 중 최고의 전망이다. 칠레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토레스 델 파이네 연봉들. 그레이 호수의 회색빛 호수와는 다른 옥빛의 페오 호수와 스코츠버그 호수, 그리고 바람. 소름이 끼칠 정도의 아름다움은 실로 눈부시다.

페오 산장의 시설은 호텔 수준이다. 100명은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식당과 벽난로를 지피고 있는 휴식공간, 전망 좋은 2층엔 바(Bar)가 있어 와인 한 잔 하며 파이네 산군을 조망할 수 있다. 깔끔하게 정리된 4인1실의 잠자리도 숙면을 취하기에 최고다. 물론 샤워 시설도 훌륭하다. 단 침구류가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산장에 와서 대여를 해야 한다.

페오 산장 예약은 그레이 산장 예약하는 곳과 다르므로 주의해야 한다. 푸에르토 나탈레스에 있는 Vertice S.A라는 여행사에서 페오 산장을 예약해야 한다. 산장 주위에 훌륭한 캠핑장이 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텐트며 캠핑 장비를 배낭에 메고 트레킹을 나서도 좋다. 파타고니아 특유의 세 찬 바람이 불어오지만, 넉넉한 마음으로 파타고니아를 즐긴다. 걷는 것이 행복한 파타고니아. 바라만 봐도 행복한 토레스 델 파이네. 행복한 파타고니아.

▲ 코뿔소의 뿔.

DAY 3  ▶ 페오 산장→이탈리아노 캠핑장→브리타니코 산장→이탈리아노 캠핑장→쿠에르노 산장
그레이 산장이 W 트레킹의 왼쪽 끝이라 한다면 브리타니코 캠핑장은 가운데 끝이라 할 수 있다. 브리타니코 산장까지의 코스는 파이네 W 트레킹의 하이라이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능한 빨리 페오 산장을 출발 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파이네의 뿔(Curenos del Paine, 2600m)’이라 일컬어지는 쿠에르노스 델 파이네의 일출은 소름이 끼칠 정도의 장관이기 때문이다. 날씨 때문에 일출을 볼 수 없었다 해도 실망해서는 안 된다. 페오 호반을 따라 걷다가 구릉을 넘기 시작하면 푸른 옥빛 스코츠베르크 호수(Lago Scottsberg)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왼쪽엔 파이네 산군의 대장인 파이네 그란데(Paine Grande, 3050m), 앞 쪽에는 쿠에르노스 델 파이네가 떡 버티고 있다. ‘코뿔소의 뿔’이라 일컬어지는 이름처럼 쿠에르노스 델 파이네의 뿔은 모든 파이네 산을 압도한다.

오르막과 평탄한 길을 번갈아 걸으면 W 트레킹의 중간 지점인 이탈리아노 캠핑장이 나온다. 이곳엔 산장과 매점이 없기 때문에 점심을 대신할 것을 페오 산장에서 준비해야 한다. 이탈리아노 캠핑장에서부터 브리타니코 캠핑장까지의 왕복 5km 구간은 W 트레킹의 하이라이트다. 이 코스는 숲길과 습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헷갈릴 수도 있는데, 나무에 페인트로 길 표시를 해 두었으므로 조금만 신경을 쓰면 길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이탈리아노 캠핑장 북쪽으로 나 있는 숲길을 걷다보면 어느 사이 시야가 탁 트이면서 약한 오르막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오른쪽엔 하얀 눈과 얼음을 이고 있는 파이네 그란데가 버티고 있고, 그 아래엔 프랑세스 빙하가 가로지르고 있다. 완만한 숲을 몇 번 거치면 계곡의 끝에 다다르는데, 이제부터가 별천지다.
곳곳에 파여 있는 골짜기와 골짜기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파이네 봉우리들이 바로 별천지의 세상인 것이다. 이곳에 도착하면 돌아서서 내려오는 일이 쉽지가 않다. 뒤돌아 가려고 해도 얼굴은 산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 셔터를 수없이 눌러도 그 풍광을 다 담을 수가 없다. 사진기에 못 담아간 것은 눈과 마음에 담아가는 수밖에.

이탈리아노 캠핑장에서 쿠에르노 산장까지는 노르덴스크촐트 강의 언저리를 걷는다. 쿠에르노 산장은 시설 면에서는 그레이 산장과 페오 산장에 뒤지지만, 가우초(Gaucho, 카우보이)들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게 장식되어 있어서 여느 시골집에서 민박을 하는 것처럼 투박함을 맛 볼 수 있다.

▲ 파이네 W 트레킹 내내 친절한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DAY 4  ▶ 쿠에르노 산장→라스토레스 산장
쿠에르노 산장 뒤엔 코뿔소(?)가 여러 마리가 산다. Cuerno Principal, Cuerno Norte, Cuerno Este. ‘쿠에르노(Cuerno)’라는 단어의 의미가 바로 코뿔소라는 뜻인데,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코뿔소 3마리가 산장 뒤로 멋있게 자리 잡고 있다. 쿠에르노 산장은 그레이 산장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투박하면서도 정감 넘치는 산장지기들이 만들어 주는 식사를 하고 출발을 하면 상쾌한 노르덴스크촐트 강이 아침을 맞이해준다. 매일 매일이 감동과 감탄이다. 노르덴스크촐트 강을 오른쪽으로 끼고 강가에 내려서기도 하고, 위로 한참을 올라가 강을 내려다보기도 하면서 걷는다. 강가로 내려올라 치면 푸른 옥빛 강에 발을 담그고 한참을 쉬었다 가는 여유도 부려 본다. 물이 너무 차다. 산에서 녹아내린 눈과 얼음이 바로 호수로 들어서인지 10초를 못 넘기고 이내 발을 빼버린다.

하얀 모래밭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본다. 바람 소리를 들어 본다. 바람이 호수를 때리는 소리를 듣는다. 바람이 풀과 나무를 가르는 소리를 듣는다. 오염되지 않은 태고의 소리다.

점심 때에 맞추어서 이날 트레킹은 끝이 난다. 종착지인 라스토레스(Las Torres)엔 세 군데의 숙박지가 있다. 겉에서 봐도 비싸게 보이는 라스토레스 호텔(Hosteria Las Torres), 그동안 묵었던 산장과 같은 시설인 라스토레스 산장(Refugio Las Torres), 그리고 캠핑장(Camping Las Torres).

라스토레스 호텔에서 라스토레스 산장까지는 30분 정도 걸어야 한다. 꽤 먼 거리다. 라스토레스 산장은 규모가 크다. 숙소와 식당이 각각 독립된 건물로 나누어져 있다. 대부분의 트레커들이 이곳에 묵기 때문에, 호텔보다 훨씬 정감이 있다. 물론 호텔에서 묵었더라면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모를 일이지만. 내일 푸에르토 나탈레스로 나갈 차편을 산장에서 예약을 한다.

▲ 꼭 한번은 라스토레스 산장이 아닌 호텔에서 묵어가고 싶다.

DAY 5  ▶ 라스토레스 산장→토레스 캠프장→파이네 전망대→라스토레스 산장→푸에르토 나탈레스
라스토레스 산장은 트레커만이 아니라 휴일을 맞이하여 가족끼리 혹은 연인끼리 와서 하루 묵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파이네 라운드 트레킹을 보통 이곳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묵직한 배낭을 멘 트레커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파이네 W 트레킹을 하는 트레커들은 산장에서 숙박이나 끼니를 해결한다면 짐을 많이 메지 않고도 걸을 수 있다.

아침 식사 후 파이네 W 트레킹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서 산행에 나선다. 보통은 재패니스 캠핑장까지 가는 것이 일반적이나, 특별히 전망이 뛰어 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트레커들은 아반자다(Avanzada) 산장이나 라스토레스 베이스캠프에서 걸음을 멈춘다.

아센시오 강을 따라 오르는 계곡길을 트래버스하면서 걷다보면 아반자다 산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재패니스 캠핑장과 라스토레스 베이스캠프까지 각각 편도 1시간씩 걸린다. 라스토레스산장에 돌아와 점심식사를 하고, 국립공원 관리본부에서 출발하는 버스에 탑승한다. 푸에르토 나탈레스에 도착하기 전 차장에게 숙소를 알려주면 숙소 앞에 세워준다.

윤인혁 | 경희대산악부 OB로서 히말라야가 강의실이었고, 여행 중 길에서 만난 인연들이 교수님이었다. 수차례의 8,000m 고산등반, 100여 차례의 트레킹을 하며 70여 개국을 여행했다. 고산 등반·트레킹 가이드이자 오지여행·트레킹 전문가다. 트레킹·고산등반 전문여행사인 ‘세븐써미트’를 한국과 네팔에서 경영하고 있다. horgalio@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