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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태백은 어떤 맛일까?
겨울 태백은 어떤 맛일까?
  • 글 사진·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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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푸마와 함께하는 KOREA TRAVEL 태백 ⑥ 맛기행

고소한 태백 한우, 칼칼한 태백식 닭갈비, 산채정식 뛰어넘는 너와정식

태백에 닿는 기차는 ‘하늘열차’라는 별칭이 있다. 탄광 지대의 험한 산자락을 타고 오르는 열차를 두고 붙인 이름이란다. 그만큼 고원지대에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일 게다. 청량하다 못해 시린 겨울 태백을 덥혀주는 것은 단 두 개 남은 탄광이 아닐까. 그래도 괜찮다. 태백 땅에서 캐낸 따끈한 연탄에 녹여 맛보는 한우가 있으니. 먼 옛날부터 광부들의 허기를 책임져온 태백식 닭갈비가 있으니. 오늘도 태백으로 향하는 열차는 등정을 계속한다.

하나 살살 녹는 맛이 일품 태백 한우

미식가들은 말한다. “신선한 기후에서 나고 자란 가축이 스트레스가 덜해 육질도 좋다”고. 한반도 중부 동쪽에 자리 잡은 남한 최고의 산악지방인 강원도에 ‘명품한우’로 이름을 날리는 고장이 많은 것을 보아하니 그럴싸한 해석 같다. 아닌 게 아니라 강원도에는 횡성·태백·대관령 등지에 한우·젖소·돼지 등을 기르는 목장이 많다. 그중에서도 평균 해발고도가 800m가 넘는 고원지대 태백의 한우는 명품한우의 대표주자 ‘횡성 한우’ 못지않은 맛으로 태백 사람들의 자부심을 드러낸다. 여기에 한 가지 더, 같은 한우지만 태백 한우는 태백에서 캐낸 탄이 더해진 연탄불구이가 별미다.

단 두 개뿐이지만 여전히 채탄작업이 이뤄지는 탄광이 있어서일까. 고원지대에서 건강하게 자란 한우와 태백 땅에서 캐낸 탄이 들려주는 화음이 제법 진하다. 숯불에 비해 일정한 탄의 화력이 처음부터 끝까지 고른 맛을 전해주어 한번 맛본 이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한단다.

강원관광대학 앞에 자리한 태백한우골(033-554-4799), 태백 중앙시장 내에 있는 시장실비식당(033-552-2085)과 태성실비식당(033-552-5287)이 유명하다. 특히 시장통에 자리하고 있는 시장실비식당과 태성실비식당은 태백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들까지 빼놓지 않고 찾는 태백 한우의 양대 산맥이다. 태백 토박이주민의 정보에 따르면 주물럭은 시장실비식당이, 등심 연탄불구이는 태성실비식당이 낫단다.

등심·주물럭·곱창·육회 모두 1인분(250g)에 2만5000원. 뛰어난 맛에 저렴한 가격도 한몫 거든다. 태백한우골에서는 갈비살만 맛볼 수 있다. 1인분(200g)에 2만5000원.
 

둘 국물 있는 칼칼한 태백식 닭갈비

가슴에 손을 올리고 고백컨대, 진정 닭갈비란 볶음뿐인 줄로만 알았다. 태어나 여지껏 보아온 것이 춘천식 철판 볶음 닭갈비뿐이었기 때문이다. 태백에 발을 딛고서야 알게 되었다. 태백식 닭갈비의 존재. 자자, 여기서 귀가 번쩍 뜨이는 독자들을 위해 소개한다. 짜잔, 태백식 물닭갈비!

태백사람들에 따르면 태백도 춘천 못지않게 닭갈비가 유명하단다. 춘천식을 닭볶음쯤으로 친다면 태백식은 전골에 가깝다고나 할까. 따뜻하고 칼칼한 국물에 닭고기, 그리고 사리까지. 푸짐하다. 게다가 다 먹고 난 후 국물에는 밥까지 볶아 먹을 수 있으니 생각만으로도 든든한 한 끼 식사다. 어쩌면 이것이 탄광촌이라는 태백의 태생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면 지나친 감상일까. 허기진 광부들이 푸짐하게 한 끼 해결할 수 있었을 테니 그게 어딘가.

춘천식 닭갈비에다가 육수를 얹어 고구마와 야채 그리고 당면, 떡, 쫄면 등의 사리를 넣어 팔팔 끓여 먹는 태백 닭갈비. 이래도 이해가 어렵다면, 닭볶음탕보다 좀더 담백한데다 국물이 더해졌다고 생각해도 좋다. 칼칼한 국물이 겨울철 식사는 물론 안주로도 으뜸이다. 태백식 닭갈비는 춘천식 닭갈비처럼 흔히 맛볼 수 있지 않으니 태백을 찾았다면 한번쯤 맛 보아두자.

태백시 황지동에 자리한 김서방네 닭갈비(033-553-6378)과 인삼닭갈비(033-553-3096)이 유명하다. 1인분에 5000원에서 5500원선으로 가격도 참 착하다. 각종 사리 추가는 1500원선이다. 국물에 볶아먹는 볶음밥도 별미다. 1인분 1000원.
 

셋 산자락 최고의 음식 산채정식 & 너와정식

산이 높고 험한 남한 최고의 산악지방인 강원도. 그중에서도 태백산을 품은 태백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산’과의 최고 단짝 음식. 산채정식 되겠다. 혹시, 실망했는가. 산자락에서는 너무 흔해서 별미로 쳐주지 않으려는 경향도 있지만 그래도 이 산채정식 제대로 하는 집 치고 다른 음식 맛이 없는 집을 본 적이 없다. 산채정식을 간소화해서 한 곳에 담아내면 산채비빔밥, 산채정식에서 하나씩 덧붙이면 또 다른 정식으로 변신 가능하니 말이다.

태백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정식이 있으니 바로 너와집(033-553-4669)의 너와정식이다. 여기서 잠깐, 너와집은 백두대간과 울릉도 등 화전민들이 살던 산간지방에 퍼져있던 대표적인 주택양식을 일컫는 것으로 기와 대신 소나무를 얇게 쪼개어 올린 것이 특징이다.

태백역에서 5분 거리에 자리하고 있는 식당 너와집은 이름 그대로 120년 된 너와집을 해체해 그 모습 그대로 옮겨놓아 먹는 재미 뿐 아니라 보는 재미 역시 쏠쏠한 곳이다. 다만 아파트 단지를 배경으로 오롯이 자리 잡고 있는 너와집이 조금 어색해 보이긴 하다.

옥수수범벅, 감자옹심이, 녹두전, 버섯과 산채, 더덕장아찌 등 강원도 산간지방의 음식을 한 상에 음미할 수 있는 너와정식(1인분 1만7000원~2만5000원)은 태백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너와정식말고도 너와산채비빔밥정식(7000원)으로 부담 없이 태백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메밀전병 8000원, 수수전 1만 원. 태백산 자락에서 산채비빔밥으로 한 끼 해결하려거든 태백산 당골광장의 공원산채식당(033-553-0994)이 괜찮다. 산채정식 1만 원, 산채비빔밥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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