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월교~수성대~배너미재~등구재~금계마을…약 19km, 6~7시간 소요
인월~금계 구간은 전라도에서 경상도로 넘어가는 길로, 현재 개통된 5개의 코스 중 가장 길다. 그러나 제주 올레길과 마찬가지로 지리산 둘레길 역시 주요지점마다 이정표가 세워져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인월리 지리산길 안내센터에서 출발하여 인월교를 건넜다.
굽이굽이 흐르는 람천에서 다슬기 잡던 마을주민이 잠시 허리를 펴고 투어 팀을 반겨준다. 람천을 따라 황금빛 들판을 걷다보니 어느새 중군마을이다. 집집마다 전형적인 시골모습 느껴져 정겨웠다.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감나무와 농작물을 갈무리하고 있는 농부들, 어릴 적 시골외가에서 보던 낯익은 풍경이다.
중군마을을 지나 농로를 따르니 본격적으로 오르막길이 나타났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지나온 람천과 다랑논이 수채화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오르막을 계속 걸어 숲으로 더욱 깊이 들어가니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호젓한 산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곧장 오르지 않고 에둘러 가는 길
장항마을 초입의 위풍당당한 소나무를 지나 마을로 들어섰다. 슬슬 배꼽시계가 점심시간을 알려오는데 이렇다 할 식당이 보이질 않는다. 그렇지만 지리산 둘레길에서는 마을마다 주민들이 운영하는 민박집이 있어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 투어팀도 장항마을 이장댁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해야했다.
“요즘 들어 길손들이 많이 찾아와 그런지 사람 사는 재미가 나요”
시골 마을에 노인들만 남아있으니 외지 손님들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다시 길을 나서는 투어팀에게 대추와 호두를 한 움큼 내밀며 간식으로 먹으라는 이장님의 넉넉한 인심이 지친 투어팀에게 활력소가 되어준다.
길은 이제 거북이 등을 닮았다 하여 이름 지어진 등구재다. 옛날 창원마을 사람들이 인월까지 장을 보기 위해 수없이 넘었던 길이고, 처녀 총각들이 시집·장가가느라 넘었던 고갯길이다. 등구재를 넘어 숲을 빠져나왔다. 이제 길은 마지막 목적지 금계마을을 향해 이어지고 있었다.
둘레길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멋진 풍경만이 아니다. 시골의 정겨운 인심과 삶의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곳이 바로 둘레길이다. 지리산 둘레길은 수직으로 산을 오르지 않는다. 여유롭게 산을 에둘러 간다. 옛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 아름다운 자연과 훈훈한 시골의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곳. 지리산 둘레길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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