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 패러글라이딩 - 이카로스 후예들에게는 축복의 땅
⑦ 패러글라이딩 - 이카로스 후예들에게는 축복의 땅
  • 글·김성중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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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 제약이 거의 없는 비행 조건 특징…다랑쉬오름, 금오름, 군산이 대표적인 초급자 코스

최근 패러글라이딩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대중매체의 영향도 크겠지만,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비행’을 쉽게 체험할 수 있는 장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동서남북 어디에서나 비행할 수 있는 활공장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제주도는 패러글라이딩의 천국이다. 제주도 패러글라이딩 동호인들이 추천하는 활공장을 중심으로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아보았다.

“활공장이 수십 개라고요?”

▲ 제주도는 비행 조건이 뛰어난 활공장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패러글라이딩 천국이다.
처음엔 귀를 의심해야 했다. 섬 하나에 활공장이 수십 개라니. 패러글라이딩 마니아들에겐 귀가 번쩍 뜨일 말이다. 내륙에서도 도별로 많아야 활공장이 10개 정도다.

제주도에 이토록 많은 활공장이 있는 이유는 바로 오름 때문이다. 제주도의 전 지역으로 넓게 퍼져 있는 오름의 개수는 약 360개. 이 오름들 중에 제주도 패러글라이딩 동호인들이 실제 비행이 가능하다고 판단된 곳이 50개가 넘는다. 섬 하나에 이토록 많은 활공장을 지닌 곳은 아마 세계적으로도 드물 것이다.

제주도에서 비행할 수 있는 활공장은 비단 오름만이 아니다. 해안 절벽 부근과 언덕까지 합하면 그 수는 더 많아진다. 한마디로 활공장이 지천에 깔려 있는 제주도는 하늘을 날고자 하는 패러글라이더들에겐 축복의 땅이다.

 

입문자에게 적합한 활공장 곳곳

▲ 제주도 남쪽 해안 풍광이 일품인 고근산 활공장에서 2인승 체험비행을 즐기고 있다. 제주도는 패러글라이딩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배울 수 있는 활공장이 아주 많다.
제주도는 활공 조건도 뛰어나다. 특히 오름은 수시로 변하는 풍향에 맞춰 동서남북 위치만 바꾸면 언제든지 비행이 가능해 시간과 장소에 대한 제약이 거의 없다. 무엇보다 제주도 패러글라이딩의 매력은 내륙처럼 높은 산이나 철탑 등 시야를 방해하는 장애물이 없어서 안전한 비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토록 비행 환경이 좋다보니 제주도에는 내륙 못지않게 많은 동호회가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패러글라이딩 동호회로는 국가대표 선수인 함영민 팀장이 이끄는 ‘패러매니아’를 비롯해 장거리 비행을 전문으로 하는 ‘제주하늘여행’과 ‘클라우드헌터’, ‘제주 미스미스터 클럽’ 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동호회만 10개가 넘는다.

그들의 비행 실력도 수준급이다. 내륙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패러글라이딩 동호인들은 비행을 위해 많은 돈과 시간을 들인다. 하지만 제주도는 활공할 수 있는 곳이 주변에 많아 자기 집 뒷산 오르듯 시간 날 때마다 올라 비행을 즐긴다. 이러니 실력이 자연스럽게 늘 수밖에 없다.

최근 패러글라이딩은 대중적인 전파를 타면서 배우려는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 제주도에서도 입문자나 체험 비행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동호인들이 가장 많이 추천하는 활공장은 다랑쉬오름(월랑봉, 382m)이다. 다랑쉬오름이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패러글라이딩 입문자들이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 요건을 모두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랑쉬오름은 표고차가 약 200m로, 100m 안팎의 여느 오름에 비해 비행 환경이 훨씬 뛰어나다. 착륙장으로 활용하는 목장이나 논밭도 많아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다. 단 활공장까지 30분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하는 노고는 감수해야 한다.

오름 이용한 장거리 비행

▲ 해풍을 타고 비행을 즐기고 있는 패러글라이더.
물론 제주도가 패러글라이딩의 요건을 완벽하게 갖춘 건 아니다. 바람이 많이 불기로 소문난 만큼 사전에 기상 체크는 필수다. 제주도에서 비행하기 가장 좋은 풍속은 2~3m/s. 이보다 강하게 불면 중급 이상의 실력자가 아니면 비행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바람이 너무 약하면 이륙 자체가 어렵고, 비행시간도 크게 단축된다. 변변한 착륙장을 갖추지 못한 점도 문제다. 일반적으로 제주도의 착륙장은 경작을 하지 않는 빈 논밭과 가축을 기르는 목장을 활용하는 게 대부분이다.

제주도의 패러글라이딩의 특징은 표고차가 많이 나는 활공장이 적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랫동안 비행을 하려면 적절하게 불어주는 바람도 중요하지만, 지면에서 올라오는 상승기류(써멀)를 잘 타야 한다.
제주도는 바다와 한라산의 영향 때문인지 구름이 자주 생기는데, 이러한 구름들은 마치 스펀지처럼 수분을 빨아들이는 효과가 있어서 대기 중의 공기를 위로 상승시킨다. 따라서 어느 활공장에서 비행하든 구름만 잘 이용하면 제주도 곳곳을 비행할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제주도의 오름을 이용하는 것이다. 상승기류는 평평한 대지보다는 언덕이나 산 등 굴곡이 있는 땅을 지날 때 잘 형성되는데, 울퉁불퉁 솟아 있는 오름들을 연결하여 이용하면 장거리 비행도 가능하다.
제주도에서 즐기는 패러글라이딩은 내륙 못지않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입문자에게 적합한 안전한 활공장이 많은 건 큰 특징이다. 억새 활짝 핀 오름 위를 날아오르며 시야 가득 보이는 제주도의 가을 풍광을 담아보면 어떨까. 패러글라이딩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곳, 바로 제주도다.

제주도 주요 활공장

▲ 제주도만이 가진 패러글라이딩 매력은 바다와 들판, 그리고 아기자기한 오름 등 확 트인 시야로 어디든 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표고차가 많이 나는 활공장은 없지만, 대신 수많은 오름들을 이용해 다양한 비행을 즐길 수 있다. 제주도에는 동서남북 어디들 가든 훌륭한 활공장이 많다. 대신 활공장까지 차량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곳이 대부분이라 초입부터 장비를 메고 올라야 하는 번거로움은 감수해야 한다.

제주도 패러글라이딩의 가장 큰 특징은 표고차 100m 안팎의 오름에서는 대부분 비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름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좋지 않거나, 정상 주변에 시야를 가리는 나무 등 장애물이 있거나 풍속에 따라 비행을 할 수 없는 곳도 있어 제주도 패러글라이딩 동호회를 통해 사전에 미리 지리와 풍속에 관한 정보를 얻고 가는 게 좋다. 제주도 패러글라이딩 동호인들이 ‘강추’하는 활공장을 추려보았다.

2인승 체험비행 가이드

제주도에서도 패러글라이딩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2인승 체험비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인승 비행은 탠덤 비행 자격증이 있는 강사에게 배워야 안전한데, 함영민 국가대표 선수가 운영하는 ‘패러매니아’ 클럽은 제주도 패러글라이딩 동호인들도 첫 손가락으로 치켜세울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가진 전문 강사들이 포진해 있다.

‘패러매니아’의 2인승 체험비행의 장점은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활공장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로 다랑쉬오름(월랑봉 활공장), 금오름(함덕 활공장), 금오름(금악 활공장)이 인기가 많은 편이다.

2인승 비행 요금은 15분 내외의 비행과 사진 촬영을 해주는 ‘활강비행 코스’가 10만 원, 20분 내외의 좀 더 오랜 시간 비행을 체험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상승기류 코스’가 12만 원, 30분 내외의 장거리 비행과 사진 및 동영상 촬영까지 해주는 ‘VIP 코스’가 15만 원이다. 예약제로 운영하니 최소 3일 전에는 홈페이지나 전화로 미리 연락해야 한다. 착륙할 때 다리 부상 등을 대비해 되도록 발목까지 올라오는 등산화는 반드시 지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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