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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유카탄 반도 자전거 여행 1천연수영장 세노테가 궁금해
  • 글 사진 이하늘
  • 승인 2018.01.13 06:59
  • 호수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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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퀴의 자전거와 두 다리의 하이킹으로 세계여행을 하고 있어 ‘두두부부’라는 이름을 얻게된 우리 부부는 멕시코 전역을 자전거로 여행하고 마지막 일정으로 유카탄 반도를 남겨두었다. 어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고 ‘일단 가고 보자’는 식으로 여행하는 우리지만 유카탄 반도는 계획을 세우고 출발했다. 천연 수영장인 세노테와 이색적인 피라미드가 꼭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유카탄 반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세노테cenote’다. 석회암 지대가 침몰한 뒤 그 공간에 물이 고여 저절로 생긴 세노테는 천연 수영장이라고 불리는데 그 신비한 형성 과정과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미리 사진으로 보았던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그 물속에서 수영하며 놀 수 있다 하니 마음이 더욱 설레었다. 세노테 가는 길은 호주 친구, 셰퍼드도 함께 했다.

‘셰퍼드’라는 트레일네임을 사용하고 있는 이 친구는 남편 양희종이 2015년 미국 3대 장거리트레일 중 하나인 PCT를 걸으면서 알게 되고 2016년에는 CDT 절반가량을 함께 걸었던 친구다. 이 친구도 우리와 비슷하게 1년에 절반은 장거리 하이킹을, 절반은 자전거 여행을 하고 있어 우리 부부와는 CDT와 멕시코, 과테말라에서도 종종 함께 여행한 인연이 있다. 마침 우리가 유카탄 반도를 여행할 즈음, 셰퍼드 역시 자전거로 그 지역을 여행 중이라 우리는 ‘세노테 원정대’를 자칭하며 함께 여행했다.

‘원정대’는 첫 번째로 익킬 세노테Ikkil Cenote를 찾았다. 이곳은 입구부터 꽤 정비가 잘 돼 있었는데 내부로 들어서니 간이 캐비닛, 간단한 샤워시설, 기념품 가게가 있고 안전요원이 배치돼 전반적으로 관리가 잘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안내판을 따라가다 보니 꽤 많은 사람이 모여서 익킬 세노테를 구경하고 있었다. 엄청난 규모의 구멍 밑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 너비는 물론이고 깊이가 어마어마해 마치 누군가의 습격을 받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물의 깊이가 약 50m라고 한다.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아래로 내려갔다. 익킬 세노테는 마치 어둠을 잔뜩 간직하고 있는 듯 보였다. 셰퍼드와 남편은 물속으로 바로 입수했지만 나는 칠흑같이 어두운 물에 들어가려니 덜컥 겁이 났다. 구명조끼를 입으니 들어갈 용기가 났다. 물 위에 가만히 몸을 띄우고 꿈 속 같은 시간을 즐겼다.세노테의 아름다운 모습을 구경하고 물놀이를 하는 것은 신났으나 사실 그곳까지 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유카탄 반도는 전반적으로 평탄한 지형이라 자전거를 타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1월 말임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정말 더웠다. 햇볕에 피부가 타들어 갈 것 같았지만, 도로는 그늘 하나 없어 야속하기만 했다. 저 멀리서 간판만 보아도 그토록 행복했던 멕시코의 대표 편의점 옥쏘oxxo도 근처에 보이지 않았다. 가진 물을 수시로 마셨지만 더위와 갈증은 가시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자전거 안장 위에서 휘청했다. 어지러워 핸들을 놓칠 뻔한 것이다. 뒤에서 나를 본 남편과 셰퍼드가 깜짝 놀라 나를 불러 세웠다. 둘은 내 머리에 식수를 뿌려 체온을 낮추려고 노력했다. 먹기에도 부족한 물인데 본인의 물까지 아낌없이 내어준 셰퍼드가 무척이나 고마웠다. 몸을 좀 식히고 페달을 굴려서 목적지인 에덴의 정원(Jardin del Eden Cenote)으로 향했다.

유카탄 반도 동쪽은 카리브해와 맞닿아 있는데 바로 그곳에 휴양지로 유명한 칸쿤이 있다. 다소 물가가 비싼 칸쿤 대신 배낭여행객은 인근의 플라야 델 카르멘playa del carmen을 많이 찾는다. 에덴의 정원은 플라야 델 카르멘과 인접해 있다. 도착하고 보니 이름이 그렇게 붙여진 이유가 자연스레 이해됐다. 기존에 우리가 갔었던 세노테와 달리 에덴의 정원은 함몰된 석회암 지대가 아주 넓었다. 게다가 속이 훤히 보일 만큼 맑은 물이 가득 차 있고 푸르른 하늘까지 더해져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답고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유카탄 반도에는 1천여 개가 넘는 크고 작은 세노테가 있다.

항상 가지고 다니던 스노클링 장비를 꺼냈다. 물속의 크고 작은 물고기들은 물론이고 갖가지 물풀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에덴의 정원은 물속으로 투영되는 빛의 양이 풍부해 사람들이 스노클링을 하거나 스킨스쿠버로 동굴을 탐험하고 있었다. 겉에서 보는 모습도, 물속 풍경도 아름다웠다. 우리‘ 세노테 원정대’는 에덴의 정원에서 잊을 수 없는 시간을 함께 보냈다.

*2편에 이어집니다.

이하늘, 양희종 두두부부

자전거 두 바퀴와 두 다리로 전 세계를 여행 중인 두두부부. 그들은 여행 중에 결혼식을 올리고 2년째 신혼 여행 중이다. 양희종 씨는 미국 3대 장거리 트레일을 모두 다녀온 트리플크라우너이고, 이하늘 씨는 그의 마지막 코스인 애팔렌치아 트레일을 함께 걸었다. 그들은 현재 동남아시아 자전거 여행 중이며, 3월에는 다시 PCT로 떠날 예정이다.

글 사진 이하늘  webmaster@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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