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를 입은 전통주, 용인 술샘
트렌드를 입은 전통주, 용인 술샘
  • 임효진 기자 | 정영찬 사진기자
  • 승인 2017.12.13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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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양조장 2

연말, 신년 파티에 빠질 수 없는 멋진 술과 음식. 이야기가 있고 시선을 사로잡는 특별한 술과 음식은 존재만으로도 파티의 분위기를 돋운다. 다가오는 파티에 필요한 특별한 술을 찾고 있다면 ‘찾아가는 양조장’ 투어를 해보자.

찾아가는 양조장은 우리의 술과 양조장을 알리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진행하는 사업으로 해당 양조장을 찾아 누구나 체험과 시음 행사를 즐길 수 있다.

2017년 1월 기준, 찾아가는 양조장은 24곳이다. 그 중 머루 와인을 생산하는 파주 산머루와인과 전통주를 색다르게 해석한 용인 술샘을 다녀왔다.

경기도에서 나는 쌀로 직접 빚어 천연 발효를 원칙으로 하는 술샘은 전통주 전문가 과정을 거친 직원들이 꾸려가는 저력 있는 전통주 생산업체다.

홍국쌀로 만드는 술취한 원숭이와 붉은 원숭이, 고려 시대 문헌을 재해석해 만든 떠먹는 술 이화주, 우리나라 전통 소주 방식을 자부하는 미르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현미 식초와 누룩 소금, 이화곡 쌀누룩을 판매한다.

지난해부터는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돼 체험과 견학을 진행한다. 체험을 신청하면 전통주에 대한 간단한 강의를 듣고 찹쌀막걸리를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찹쌀막걸리는 수곡 만들기부터 시작한다. 수곡 만들기는 효모를 깨우는 과정으로 누룩을 6시간 이상 미지근한 물에 담가 불리는 걸 말한다. 체험할 때는 누룩을 거름망에 걸러서 사용한다. 수곡이 준비됐다면 다음은 가장 중요한 쌀을 씻어야 한다.

흔히들 전통주를 백세주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쌀을 백 번 정도 깨끗하게 씻으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정성스레 씻은 찹쌀을 3시간 정도 물에 불린 후 1시간 정도 물을 빼서 찜기에 30~40분간 찐다. 찐쌀은 10분가량 뜸을 들인 뒤 고루 펴서 식혀준다.

손으로 만졌을 때 시원한 느낌이 들 때까지 골고루 뒤적여주는 게 중요하다. 밥이 식었다면 수곡을 넣고 물기가 없어질 때까지 약 10분간 섞어준다. 마지막으로 누룩과 쌀을 통에 담고 하루에 한 번씩 소독한 주걱으로 저어준 후 일주일 뒤 쌀을 거르면 내가 직접 만든 막걸리가 탄생한다.

술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위생과 온도이다. 발효 온도가 너무 낮아도 안 되고, 높아도 안 된다. 겨울철 실내 온도인 20~23도 정도가 딱 적당하다. 또한 누룩에 있는 효모는 미생물이라 다른 잡균에 의해 쉽게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작업 과정에서 매번 꼼꼼한 소독은 필수다.

체험이 끝나면 1층 카페에서 7~8가지의 다양한 전통주를 맛보는 시음이 진행된다. 도수가 가장 낮은 이화주를 시작으로 붉은 원숭이, 감사, 미르 순으로 진행된다.

이화주는 2005년 우리술 품평회에서 장려상을 탄 술로 일종의 떠먹는 막걸리다.

이 술은 고려시대 문헌에 나온 술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해 만들었다. 양반가 아녀자들이 품위 있는 모습으로 술을 먹기 위해 개발됐다고 전해 내려온다.

용인 백옥쌀 100%와 최고급 전통 쌀누룩으로 만들어 유기산과 효소, 효모가 풍부하다.




붉은색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술취한 원숭이와 붉은 원숭이는 슈퍼푸드라고도 불리는 홍국쌀을 이용해 만든다. 홍국쌀에는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모나콜린K 성분이 함유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중성지방 감소에 도움을 준다. 일반 쌀보다 가격은 10배 이상 높다.

붉은 원숭이는 살균해 유통기간이 1년, 술취한 원숭이는 여전히 효모가 살아있어 유통기간이 1개월이다. 붉은 원숭이는 단맛이 더 강하고, 술취한 원숭이는 탄산이 있다.

청주의 일종인 ‘감사’는 일본 술과 다르게 곡물의 향이 있다. 하지만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시음할 때 에디터의 마음을 가장 사로잡았던 술. 독주를 좋아한다면 미르를 찾아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전통 소주인 미르는 도수별로 3가지 버전으로 출시, 평소 초록색 병 소주를 좋아한다면 40도 정도가 적당하다고 담당자는 추천했다. 조금 더 센 걸 원한다면 54도, 비교적 약한 술을 좋아한다면 25도를 선택하자. 중국 술보다는 향이 약하고, 보드카보다는 향이 강한 편이다.

독주를 마실 때처럼 목이 타는 느낌은 적어 목 넘김이 부드럽다. 연말, 신년 파티를 준비 중이라면 비주얼과 이야기가 있는 전통주로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보자.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술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죽양대로 2298-1
070-4218-5225
www.sulseam.com
오전 9시~오후 4시(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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