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들이 떠나며 신나게 흔들어봐
봄나들이 떠나며 신나게 흔들어봐
  • 이두용 기자
  • 승인 2011.04.2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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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No Speak Americano

▲ 2010년 발매된 욜란다 비 쿨의 앨범
2010년 세계를 뒤흔든 댄스곡이 있다. ‘We No Speak Americano (우리는 영어를 할 줄 모른다)’라는 이태리어 제목의 노래다. 미국을 비롯한 서양 대부분의 나라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무려 16개국 20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곡이 발표되자 영어가 모국어인 호주 출신 DJ가 이태리어로 된 노래를 만들었다는 것에 주목했다. 하지만 이 곡을 작곡한 욜란다 비 쿨은 이태리 싱어송라이터 레나토 카르소네가 1956년 발표한 Tu vuo fa l'americano (당신은 미국인인 척한다)를 리메이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곡의 인기는 한국 음악시장도 강타했다. 국내 발매가 이루어지자 국내 팬들 역시 최고의 댄스 팝으로 손을 들어줬다. 온라인 음원사인 멜론, 벅스, 싸이월드 등에서 팝, 일렉트로니카 부문 4주 연속 1위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이어 싸이월드 디지털 뮤직 어워드 팝 부문상까지 거머쥐었다. <1박2일> <강심장> <무한도전> 등의 TV방송에 등장하면서 인기는 급상승했다.

이토록 많은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이 곡의 매력은 뭘까. 한 단어로 잘라 말하면 ‘재미’다.

이 곡의 재미는 사람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흥겨움이다.

노래 초반 레나토 카로소네가 만들었던 재즈 음악이 흘러나온다. 노래는 이태리어로 불렀지만 가사는 원곡과 다르다. ‘흥겨운 재즈곡인가’라고 생각하려는 찰나 음악은 강한 일렉트로니카 리듬을 등장시키며 댄스곡으로 바뀐다. 그리고 곡이 끝날 때까지 가사는 딱 두 줄. 보컬이 거의 없는 테크노음악이 이어진다.

하지만 그냥 테크노음악이라고 하기에 이 곡은 색다른 구석을 가졌다. 댄스음악은 리듬이 우선이다. 킥(kick)이라고 부르는 베이스드럼이 리듬의 중심에서 ‘쿵, 쿵, 쿵, 쿵’하고 반복되며 틀을 잡으면 스네어와 하이햇이 비어있는 리듬을 채운다. 전환되는 부분과 분위기에 따른 리듬의 변화가 있지만 거의 비슷하다. 킥이 놓이는 위치에는 베이스 멜로디를 얹는다. 베이스까지 리듬이라 부르기도 한다. 리듬은 자로 잰 듯 규칙적으로 반복된다.

이 곡은 그런 규칙을 지키면서 미묘한 엇박자로 당기는 긴장감이 있다. 그렇게 구성된 빠른 리듬 위에 신디사이저로 연주한 원곡 멜로디가 느리게 올라붙는다. 절묘하지 않아 보이는 이 조합은 호기심을 자극시킨다. 그리고 반복된 리듬과 음악을 듣고 있으면 어느새 빠져든다. 아무 생각 없이 들었다가 박자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입안에 퍼지는 톡톡 쏘는 맛을 귀를 통해 느낀다면 꼭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따사로운 햇살이 쏟아지는 봄. 이 곡을 들으며 나들이 떠나는 기분으로 흔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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