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정취를 느끼다
시간의 정취를 느끼다
  • 이지혜 기자 | 정영찬 사진기자
  • 승인 2017.11.16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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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카야마

드디어 태풍이 가고 날이 갰다. 처음으로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서둘러 미뤄둔 목적지로 향했다. 오늘은 고카야마의 합장양식인 갓쇼즈쿠리를 볼 차례다. 일본 폭설 지방에 분포된 건축양식인 갓쇼즈쿠리. 시라카와고와 고카야마 지역의 갓쇼즈쿠리 분포 마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도 등록됐을 만큼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그 중 고카야마 지역의 갓쇼즈쿠리를 찾았다.

그 중 고카야마 지역의 갓쇼즈쿠리를 찾았다.

고즈넉한 마을 입구로 들어서면 저마다 삼각형 모양을 한 두꺼운 지붕을 덧댄 건물이 나타난다. 80여 명의 지역 주민들이 현재도 생활하고 있는 마을은 민박도 가능하다. 약 100~200년 전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집들 사이에서도 400년의 시간을 간직한 집도 있다.

80여 명의 지역 주민들이 현재도 생활하고 있는 마을

80도의 급한 경사로 정삼각형에 가까운 지붕은 눈이 미끄러져 떨어지기 쉽게 만든 구조. 자연스럽게 구부러진 졸참나무를 사용해 합장 모양으로 짜 맞추어 만든다. 못을 절대 박지 않고 새끼줄과 ‘네소’라고 불리는 조롱나무를 사용한다. 지붕의 억새는 약 20년 주기로 새것으로 바꾼다.

일본 폭설 지방에 분포된 건축양식인 갓쇼즈쿠리

에도 시대 후기부터 이곳은 척박한 자연환경 탓에 빈민층이 모여 살던 곳. 오랜 시간 외부와 단절된 까닭에 발전이 늦어졌고, 그 덕분에 지금의 모습을 간직할 수 있었다. 갓쇼즈쿠리 양식은 눈이 오는 험한 자연에 견디는 강고한 구조로 생활 장소와 생업의 장소를 하나로 합친 합리적인 건축이다.

갓쇼즈쿠리 분포 마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도 등록됐을 만큼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지붕의 꼭대기는 모두 동서 방향이다. 지붕에 빛이 잘 들게 하기 위한 것이고, 마을은 남북으로 길쭉한 골짜기에 있다. 남북으로 강한 바람이 불기 때문에 바람을 맞는 면적을 작게 하기 위함도 있다.

코카야마의 합장양식인 갓쇼즈쿠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 후 관광객들이 모이며 민가 내, 논밭, 논두렁길 등 생활 범위까지 침입하는 일이 있으니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인근에서 정해진 시간마다 셔틀버스가 운행하며 민박, 식사, 차, 기념품점도 있다. 자세한 사항은 세계유산 아이노쿠라 합장양식 취락 보존재단 참조. http://www.g-ainokur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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