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뚫고 나베다이라
강풍 뚫고 나베다이라
  • 이지혜 기자 | 정영찬 사진기자
  • 승인 2017.11.1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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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타카 로프웨이

아침 일찍 눈을 떴다. 호텔 밖 나부끼는 높은 나무들을 한국의 팀원들에게 보내는 것으로 시작했다. 걱정이 앞섰다. 드문드문 들리는 일본어로는, 오늘 일정인 신호타카 로프웨이를 타러 가는 길이 태풍에 의해 끊겼다. 아침을 먹고 잠시 밴에서 상황을 지켜봤다. 태풍이 막 지난 곳이었고 가야 할 곳은 태풍의 끝자리다. 복구가 힘들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던 찰나, 다급한 가이드가 “조금 전 막 통행이 재개되었습니다”며 들뜬 목소리로 외쳤다. 파란 하늘은 점점 뒤로 밀려났고, 다시 먹구름의 가장자리를 향해 달렸다.

가을철 풍경 (사진제공 신호타카 로프웨이)

기나긴 길이다. 돌아가는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길고 긴 산길을 가파르게 돌았다. 왼쪽으로 드문드문 보이는 물길은 황토색 거친 호흡이다. 태풍의 위력은 대단했다. 나무가 곳곳에 쓰러져있었다. 목적지 신호타카 로프웨이까지는 약 3시간이 걸렸다. 야리산과 호타카산을 제일 가까이 볼 수 있는 전망대인 신호타카 로프웨이는 일본에서 유일한 2층 곤돌라를 타고 2156m까지 올라간다.

겨울철 풍경 (사진제공 신호타카 로프웨이)

1979년 7월에 개통한 이후 연간 35만 명이 탑승하는데 두 번의 로프웨이로 이뤄진다. 1로프웨이는 4분간 570m를 올라간다. 이후 2로프웨이로 갈아타는데 2층으로 만들어져 최대 120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7분간 전망대로 올라가 겨울 시즌의 아름다운 설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1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면 온천수가 나온다.

하지만 강풍으로 2로프웨이는 탈 수 없는 상황. 아쉽지만 1로프웨이의 종착역인 나베다이라 고원역까지만 도착했다. 불행 중 다행히도 그곳의 단풍은 만개했다. 우산을 잡지 않은 손은 내내 셔터를 눌러대느라 바빴다. 아담한 산책로와 산야초가 가득한 가든, 이곳에서 자라는 야생 동물과 우드카빙 클래스 등 볼거리 많은 박물관, 레스토랑까지 갖춰있었다.

단풍이 물든 나베다이라 고원역.
일본에서 유일한 2층 곤돌라를 타고 2156m까지 오를 수 있는 신호타카 로프웨이. 1년 내내 운행하며 계절에 따라 첫차와 막차 시간은 차이가 있다. 미리 예매하지 않아도 되지만 12월부터 2월은 성수기라 온라인 예약이 더 안전하다. 자세한 사항은 신호타카 로프웨이 홈페이지 참조. http://shinhotaka-ropeway.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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