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에디터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칭찬은 무엇일까. 구로베 협곡을 가르는 토롯코 열차에 몸을 실었을 때, 저도 모르게 새어 나온 말은 “저기에 텐트 치고 싶다”였다.
저곳에 텐트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
일본에서 가장 깊고 험준하기로 유명한 구로베 협곡. 도보로도, 차로도 갈 수 없는 이 길은 오로지 토롯코 열차로만 즐길 수 있다. 20.1km의 거리, 수많은 다리와 터널을 뚫고 달리며 겨울을 제외한 세 계절의 민낯을 그대로 만날 수 있는 명소다. 제대로 된 단풍놀이를 즐기려면, 혹은 화끈한 효도 관광을 보내드리고 싶다면, 여기는 선택해야 할 코스다.
맑은 물이 흐르는 구로베강 |
깨끗한 물임을 반증하는 에메랄드빛을 머금은 구로베강과 댐이 오르는 길엔 오른쪽, 내려오는 길에선 왼쪽에서 동행한다. 총 길이 87km의 구로베강은 험준한 협곡에서 급경사가 40도까지 오르기도 하지만, 곳곳의 댐으로 인해 폭우가 지나갔음에도 그저 조용하기만 하다. 강가엔 명주 천을 깐 듯 하얀 백사장이 곳곳이다. 저곳에 텐트 한 동 치면 부러울 게 없겠다.
도롯코 열차를 타고 다테야마 산을 올랐다. |
토롯코 열차는 무려 92년 전에 완공됐다. 발전소를 만들기 위해 레일을 깔았고, 아름다운 경치로 관광열차의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험준한 협곡에 자리한 탓에, 옛날에는 생명을 잃어도 괜찮다는 서약서까지 써야 할 정도. 현재는 12월부터 폭설로 인해 운행을 중지했다. 4월 20일에 다시 운행하는데 그동안 모든 케이블이나 전력선을 제거하고 매년 봄이 되면 다시 전봇대를 세우는 시스템이다. 열차 점검만 한 달이 걸린다고 하니, 그 어떤 열차보다 안전에 신경 쓴다.
토롯코 열차는 무려 92년 전에 완공됐다. |
아름다운 경치로 관광열차의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
우나즈키 역에서 출발하는 도롯코 열차는 구로나기 역, 가네쓰리 역, 게야키다이라 역까지 운행한다. 진홍 철교, 우나즈키 댐, 신야나기가와라 발전소, 아토비키 다리, 구로베 만년설 전망대 등 다양한 포인트를 즐길 수 있다. 편도 80분 걸리며 요금은 코스에 따라 다르다. 가장 긴 코스 성인은 1710엔이다. 자세한 사항은 구로베 협곡 철도 영업 센터 홈페이지 참조. http://www.kurotetu.co.jp/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