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곳에 텐트 치고 싶다
저곳에 텐트 치고 싶다
  • 이지혜 기자 | 정영찬 사진기자
  • 승인 2017.11.14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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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베 협곡 토롯코 열차

아웃도어 에디터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칭찬은 무엇일까. 구로베 협곡을 가르는 토롯코 열차에 몸을 실었을 때, 저도 모르게 새어 나온 말은 “저기에 텐트 치고 싶다”였다.

저곳에 텐트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일본에서 가장 깊고 험준하기로 유명한 구로베 협곡. 도보로도, 차로도 갈 수 없는 이 길은 오로지 토롯코 열차로만 즐길 수 있다. 20.1km의 거리, 수많은 다리와 터널을 뚫고 달리며 겨울을 제외한 세 계절의 민낯을 그대로 만날 수 있는 명소다. 제대로 된 단풍놀이를 즐기려면, 혹은 화끈한 효도 관광을 보내드리고 싶다면, 여기는 선택해야 할 코스다.

맑은 물이 흐르는 구로베강

깨끗한 물임을 반증하는 에메랄드빛을 머금은 구로베강과 댐이 오르는 길엔 오른쪽, 내려오는 길에선 왼쪽에서 동행한다. 총 길이 87km의 구로베강은 험준한 협곡에서 급경사가 40도까지 오르기도 하지만, 곳곳의 댐으로 인해 폭우가 지나갔음에도 그저 조용하기만 하다. 강가엔 명주 천을 깐 듯 하얀 백사장이 곳곳이다. 저곳에 텐트 한 동 치면 부러울 게 없겠다.

도롯코 열차를 타고 다테야마 산을 올랐다.

토롯코 열차는 무려 92년 전에 완공됐다. 발전소를 만들기 위해 레일을 깔았고, 아름다운 경치로 관광열차의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험준한 협곡에 자리한 탓에, 옛날에는 생명을 잃어도 괜찮다는 서약서까지 써야 할 정도. 현재는 12월부터 폭설로 인해 운행을 중지했다. 4월 20일에 다시 운행하는데 그동안 모든 케이블이나 전력선을 제거하고 매년 봄이 되면 다시 전봇대를 세우는 시스템이다. 열차 점검만 한 달이 걸린다고 하니, 그 어떤 열차보다 안전에 신경 쓴다.

토롯코 열차는 무려 92년 전에 완공됐다.
아름다운 경치로 관광열차의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우나즈키 역에서 출발하는 도롯코 열차는 구로나기 역, 가네쓰리 역, 게야키다이라 역까지 운행한다. 진홍 철교, 우나즈키 댐, 신야나기가와라 발전소, 아토비키 다리, 구로베 만년설 전망대 등 다양한 포인트를 즐길 수 있다. 편도 80분 걸리며 요금은 코스에 따라 다르다. 가장 긴 코스 성인은 1710엔이다. 자세한 사항은 구로베 협곡 철도 영업 센터 홈페이지 참조. http://www.kurotetu.co.j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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