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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아픈 역사미국 서부 만자나르 일본인 수용소
  • 글 사진 앤드류 김
  • 승인 2017.11.04 06:59
  • 호수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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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동쪽, 만년설에 뒤덮인 시에라 네바다Sierra Nevada 산맥은 이베리아 반도의 시에라 네바다 산맥과 흡사해 이름 그대로 명명한 곳이다.

만나자르 수용소 안에서 본 창 밖의 시에라 네바다 산맥

LA 북쪽 15번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헤스페리아Hesperia에서 395번 국도를 타고 가면 2천km를 넘나드는 시에라 네바다 산맥이 장엄하게 나타난다. 만년설이 녹아 만들어 진 북쪽의 에메랄드 빛 레이크 타호에서 요세미티 국립공원, 세쿼이아 국립공원 그리고 킹스캐니언 국립공원을 지나 남쪽의 모하비 사막까지 남북 약 640km 길이의 산맥이 위용을 떨친다.

약 130km의 관광도로 씨닉 루트Scenic Route가 1989년 완공되면서 산맥의 진가는 더 빛을 발한다. 북쪽을 향해 달리면 왼쪽으로는 눈 덮인 장엄한 산맥이 이어지고 오른쪽으로는 이름 모를 행성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들판이 이어진다.

만나자르 수용소 미군 감시 초소

초입을 얼마 지나지 않아 오웬스 벨리Owens Valley에 도착하면 작은 간판이 보인다. 만나자르 국립사적지Manzanar National Historic다. 모두 자연경치에 반해 산 밑에 있는 시꺼먼 건물은 신경 쓰지 않지만, 이곳은 재미 일본인들이 전쟁의 피의자로 매도돼 이유 없이 고초를 겪은 수용소다. 만 명쯤 되는 재미 일본인들을 강제 수용한 캠프라 을씨년스러움이 감돈다.

만나자르 수용소 외부

76년 전으로 타임머신 타고 돌아가면 이 땅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미국은 일본군의 진주만 공격으로 무려 2천 4백명이 전사한 치욕적인 전쟁 역사를 가졌고, 이 공격으로 일본은 패전국이 됐다. 이듬해 미 서부 사령관 존 드윗은 “미국에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일본인 특유의 인종적 인성은 미국화 되지 않는다”라고 역설하며 “미국 내 모든 일본인들은 우리의 적이 될 수 있기에 사막에 강제 이주시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루즈벨트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발동해 미국 내 일본인 11만 명을 구금시키고 이곳 오웬스 벨리 수용소로 보낸다. 이들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3년 동안 감금당한 후에야 자유의 몸이 됐다. 재미 교포 출신 캘리포니아 7선 하원의원 마이클 혼다씨는 당시 강제 수용소에서의 삶이 충격이었다고 전했다.

만나자르 수용소 내부

1988년 레이건 대통령은 시민자유법을 제정했고 죄 없이 끌려가 고초를 겪은 일본인들에게 정식으로 사과했으며 배상도 해주었다. 정부는 미국 전역에 있는 10개의 수용소 중 제일 큰 곳인 캘리포니아 만자나르 수용소를 복원해 역사의 현장으로 만들고 이런 비극을 다시 겪지 않도록 노력했다.

사방 5km에 펼쳐진 과일농장에서의 자급자족하는 삶과 열악한 사막 수용소 등을 만날 수 있으며 방문자 센터에서는 ‘만자나르를 기억하며’ 다큐멘터리 영화도 볼 수 있다.

오늘도 사막 계곡에서 불어오는 강풍은 수용소를 더욱 더 스산한 분위기로 몰고 간다. 거대한 바위산 시에라 네바다 산맥 바라보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지구 어디에서든 일어나지 않기를 빌어 본다.

글 사진 앤드류 김  shin025@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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