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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스톱 100km 트레일러닝, 트랜스 제주를 열다트레일러닝 전설, 안병식 디렉터 인터뷰
  • 임효진 기자 | 양계탁 차장 사진제공 플랜 A
  • 승인 2017.11.02 06:59
  • 호수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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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러닝 1세대인 안병식 디렉터는 후배들에게 전설 같은 존재다. 국내에 트레일러닝에 대한 개념조차 미미하던 때, 국제 트레일러닝 대회에 참가하는 아시아 선수를 찾아보기도 드문 때, 그는 국제 대회에 혜성 같이 나타나 존재감을 과시했다. 국내에서는 UTMB(울트라트레일몽블랑)를 최초로 완주했으며, 고비사막마라톤과 북극점마라톤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부터는 레이스 디렉터로 활동하며, DMZ 국제트레일러닝대회 코스를 만들고, 제주 트레일러닝 대회를 유치한다. 올해는 대회명을 트랜스 제주로 바꾸고, 100km를 논스톱 코스로 진행했다.

“10월 14~15일, 10km, 50km, 100km 코스로 진행했어요. 31개국에서 800여명이 참가했고 그 중 외국인은 300명이었어요. 선수들은 코스를 뛰어보고 풍광이 정말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어요. 특히 외국인 선수들은 화산섬이라는 데 큰 매력을 느꼈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을 직접 발로 뛰어본다는 데 의미를 두더라고요. 저도 세계 유명 대회는 다 가봤지만 제주만큼 좋은 곳은 찾지 못했어요.”

10km 코스는 서귀포시 가시리 마을에 있는 따라비 오름 일대에서 진행됐고, 50km, 100km는 제주국제대에서 출발해 한라산 정산 백록담을 오른 후 한라산 둘레길과 사려니 숲길, 한라생태숲 등을 달리는 코스로 진행됐다. 50km, 100km 참가자는 한라산 정상에 올라 붉게 물든 가을 한라산의 아름다움과 웅장한 백록담을 온몸으로 느꼈다.

“올해 처음 100km를 논스톱으로 진행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대회 중 하나가 고어텍스 트랜스 알파인 런인데요. 트랜스 제주의 롤 모델이기도 해요. 트랜스 알파인 런은 7일 동안 독일부터 스위스까지 달리는 대회예요. 하루에 고도 2000m를 오르락내리락해야 해서 정말 힘들지만,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끈끈한 유대 관계가 생기고, 지형과 문화를 존중하고 관심을 갖게 만드는 매력이 있더라고요. 트랜스 제주도 그렇게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트랜스 제주는 아시아 각지에서 트레일러닝을 여는 ‘트랜스 아시아’의 일환으로, 제주는 그 첫 번째 대상지가 됐다.

“홍콩의 아시아스포츠커넥션 회사와 협업했어요. 아시안트레일 매거진을 발행하며 홍콩에서 트랜스란타우라는 대회를 주최하죠. 이번에 미팅을 하면서 아시아 각지에서 트레일러닝 대회를 열자고 뜻을 모았어요. 그 첫 번째 대상지는 제주가 됐고요. 아시안트레일 매거진 편집장도 코스를 보고 아시아에서 손꼽힐만한 코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어요. 제주를 시작으로 앞으로 태국, 싱가포르에서 차례로 트랜스 아시아 대회를 열 예정입니다.”

1998년부터 러닝을 시작한 안병식 디렉터. 그가 처음 트레일러닝을 시작할 땐 국내에는 기반이 전혀 없었다. 2011년도를 기점으로 유럽에서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더니 뒤이어 일본과 홍콩 시장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한국도 곧 그렇게 되겠지 싶었다. 하지만 생각과 다르게 한국의 변화는 더뎠다. 눈에 띄는 변화는 2~3년 전부터 감지됐다. 로드 마라톤을 뛰던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젊은 친구들은 스피드는 좋지만, 30대에 비해 지구력은 약한 편이에요. 이건 전 세계 공통이죠. 세계 트레일러닝 대회에서 우승자는 대부분 30대 후반이에요. 젊은 친구들은 이제부터 시작이죠. 외국 대회에 많이 참가해 경험을 쌓으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외국 선수들하고도 같이 뛰어 보면 나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강점과 약점도 파악할 수 있어요.”

세계 유수의 대회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안병식 디렉터는 울트라 트레일러닝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지구력을 꼽았다. 그는 UTMB와 사막마라톤을 준비하면서 거의 매일 한라산 정상을 왕복했다. 우승을 목표로 할 때는 한라산 정상을 1시간 30분 만에 뛰어 올라갔다.

“2000년대 초반에 마라톤 붐이 일면서 산악마라톤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많아졌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위험하다는 잘못된 인식이 퍼지니까 더 발전하지 못하더라고요. 마라톤은 울트라 마라톤으로 발전했지만, 산악마라톤 대회는 1~2년 뒤 없어졌어요. 하지만 산에 자주 가고, 경험이 쌓이면 두려움이 적어져요. 생각보다 위험하지도 않고요. 트레일러닝은 즐거운 운동이에요. 기록만을 위한 운동이 아니고, 여행 같은 거예요. 자연의 소중함을 알고, 자연이 주는 매력을 느낄 수 있죠. 아침에 사람이 없을 때 산을 달리는 걸 좋아해요. 새벽안개가 짙게 깔려 있고, 새소리, 바람 소리가 귓전에 들려와요.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명상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울트라 트레일러닝에 출전할 체력과 지구력, 경험을 갖췄다면 그 다음은 장비를 준비해야 한다. 50km 이상 대회를 준비한다면 트레일러닝 폴은 필수.

“폴은 짧은 거리에서는 의미가 없고, 50km 이상 장거리를 뛴다면 후배들에게 꼭 가져가라고 이야기해요. 오랫동안 달리면 다리에 과부하가 걸리는데 폴을 이용하면 힘을 분산해 피로가 적죠. 오르막내리막을 달릴 때 안정적으로 지지해주고, 체력을 아끼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고요. 트랜스 제주에서는 절반 정도 되는 선수들이 폴을 사용했어요. 시작하고 1500m를 올라가서 바로 내려가는 코스였거든요. 폴을 지참하고 있는 선수들은 유용하게 사용했죠. 또 돌이 많은 지형이라서 안정적인 자세를 잡는데 도움을 줬어요.”

이번 대회는 많은 국가의 선수들이 참가하면서 국제 대회의 면모를 갖췄다. 1년에 한 번씩 개최하던 대회를 2015년부터 봄과 가을, 두 번으로 나누면서 참가자 수가 줄어드는 듯 했으나, 다시 정상을 회복했다. 올해는 50km 이상 울트라 트레일러닝 참가자가 500명이었는데, 내년에는 1000명을 내다보고 있다.

“내년에는 50km, 100km 코스만 진행할 예정입니다. 울트라 트레일러닝 대회인거죠. 참가 자격 조건도 둘 예정이에요. 마라톤, 트레일러닝 경험이 있는 경우 참가할 수 있어 더 강도 높지만 박진감 넘치는 대회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요.”

2017 TRANS JEJU
일시
10월 14~15일
코스 10, 50, 100km
주최 가시리마을회, A-PLAN
후원 레키, 페츨, 노스페이스, 삼다수, 대한항공

임효진 기자  hyo@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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