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밸류 파헤치기
R밸류 파헤치기
  • 김경선 부장
  • 승인 2017.10.2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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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클수록 단열효과 우수… 브랜드마다 기준 조금씩 달라

춥다. 야외에서의 밤은 더 매섭다. 10여 년 전, 늦겨울에 맞이한 텐트의 밤은 혹독했다. 텐트가 있고, 침낭이 있고, 매트리스가 있으니 별일 있겠어. 그러나 초심자의 안이함은 혹독한 밤을 남겼다. 부실한 매트리스 탓인지 밤새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가 단잠을 방해했다. 추위로 인해 밤새 뒤척임을 계속하다 결국 새벽녘에 가방을 뒤져 몇 권의 책을 매트리스 밑에 깔고 나서야 뼛속까지 시린 한기가 가셨다. 겪어봐야 안다는 말. 그래, 동계캠핑에서 매트리스는 정말 중요한 장비였다.

매트리스는 과학이다. 참혹한 겨울밤을 경험한 이후 매트리스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안락한 밤을 위해서 어떤 매트리스를 골라야할까. 중요한 건 R밸류R-value다. R밸류는 Resistance Value의 약자로 단열성능치를 나타낸다. 건축계에서는 열 저항 수치로 쓰인다. 한마디로 얼마나 단열이 잘 되느냐를 따지는 기준이다. R밸류의 숫자가 클수록 열 손실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 단열이 잘 된다. 대게 두께가 두꺼울수록 R밸류가 우수하지만 일반화는 금물이다. 소재, 충전재의 종류와 밀도, 디자인에 따라 R밸류가 달라진다.

3계절용과 동계용 매트리스는 R-3을 경계로 구별한다. R밸류가 3.0 이상은 되어야 겨울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소리다. 매트리스는 크게 발포매트리스와 에어매트리스로 나뉜다. 발포매트리스는 접고 펴기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어 편의성이 매우 우수하지만 R밸류는 대략 R-2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동계용으로 사용하긴 무리다. 발포매트리스의 적정 사용온도는 영상 1℃다.

에어매트리스는 공기를 단열재로 사용한다. 어디서나 충천할 수 있으면서도 열을 차단하는 성능이 뛰어나다. 보통 에머매트리스의 경우 R밸류가 3~5 정도로 발표매트리스보다 단열성능이 우수하다. 에어매트리스에 다운 충전재를 넣으면 R밸류 수치는 더욱 커진다. 다운매트리스의 경우 R-8 이상인 제품도 있다.

R밸류는 동계 캠핑을 떠나는 캠퍼에게 중요한 수치다. R밸류 수치에 따라 침낭의 부피와 무게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R-3 매트리스라면 침낭의 보온력에 의지해야하지만 R-6이라면 침낭의 부피를 줄여도 안락하게 잘 수 있다. 부피가 큰 동계 침낭 대신 R밸류가 높은 매트리스를 준비하면 경량 백패킹에 도움이 된다는 소리다.

겨울 캠핑을 위해 매트리스를 구입한다면 R밸류를 꼼꼼히 따져보자. 물론 R밸류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브랜드마다 측정하는 기준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여러 브랜드 제품을 비교할 때 단순히 R밸류 수치만 따지는 것은 무의미할 수 있다. 단, 같은 브랜드라면 R밸류 수치가 제품의 보온력과 단열능력을 평가하는 좋은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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