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공의 조화
자연과 인공의 조화
  • 글 사진 앤드류 김 기자
  • 승인 2017.10.28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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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파웰호수

나바호 오렌지 사암이 끝없이 펼쳐진 유타주 남부와 아리조나주 북부에는 협곡을 가로지른 글랜댐이 있다. 그리고 글랜댐이 만들어 놓은 인공 파웰호수는 전혀 예상치 못한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선사한다.

유람선이 부유하는 파웰호수

1869년 미국 남북전쟁 당시 샤일록 전투에서 한 팔을 잃은 존 웨슬리 파웰John Wesley Powell은 전쟁이 끝난 후 애국심에 불타 탐사요원들과 콜로라도 강 하류부터 상류까지 탐사해 위대한 흔적을 남겼다. 그는 독특한 지형을 명명했고, 자세한 지도를 남겼다. 파웰의 혁혁한 공로를 기리기 위해 인공호수를 그의 이름으로 작명한 것이 파웰호수다. 유람선이 수정 같은 물이 담긴 파웰 호수를 떠다니는 풍경은 어떤 곳 보다 아름답다.

존 웨슬리 파웰 초상화

세상에서 제일 큰 인공호수인 미드 호수는 대공항 타개와 서부지역의 원활한 용수공급을 목표로 한 후버 대통령 때문에 생겼다. 그런데 예측 못 한 일이 생겼다. 전에는 콜로라도 강 하류에서부터 흘러내리던 토사가 미드 호수 바닥에 계속 쌓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1963년 후버댐 상류에 216미터의 거대한 글랜댐 공사를 서둘렀고 인공호수인 파웰호수가 생겼다.

인류학자나 환경운동가들은 글랜댐을 만들어 글랜캐니언을 수몰시킨 정부에 격렬히 반대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파웰호수는 훗날 또 다른 평가를 받는다. 자연 보호와 관광객 유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결과를 가져와 댐 공사의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또한 친환경 기획으로 만들어지고 관리된 덕분에 1972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미국 서부에서 인기 있는 여름휴가지가 됐다. 투명한 물에 잠긴 글랜캐니언과 사암 위에 남겨진 각종 광물의 파노라마를 아슬아슬 빠져 나가는 유람선의 여행객들은 감탄했다.

글랜캐니언의 전경

좁은 협곡을 돌아다니면 눈앞에 사암이 나타난다. 안내 방송만 아니었다면 만지고 싶을 정도로 다양한 바위색의 스팩트럼이 충동질한다. 철 산화물 때문에 녹물이 흘러내린 자국, 망간의 성분 때문에 검은색으로 화장한 모습, 탄산칼슘이 만들어 놓은 백색의 자국, 각종 미네랄 때문에 생겨난 보라빛이 불멸의 작품 같아 보인다.

사암은 모두 독특한 형태의 모습을 띄는데 제일 많이 보이는 형태가 메사mesa와 뷰트butte다. 메사는 식탁이란 뜻의 스페인어로 바닥은 수직으로 올라가지만 꼭대기가 평평하다. 쉽게 말해서 기다란 식탁이라고 보면 된다. 반면에 뷰트는 프랑스어로 작은 언덕을 의미하는데 바닥은 수직으로 올라가고 위에 꼭대기가 동그랗다. 쉽게 말해서 높고 둥근 의자형태다. 이곳 글랜캐니언 선착장 근처에 우뚝 솟은 1500미터 뷰트와 메사가 웅장함을 자랑한다.

수 백 만년 동안 자연에 깎인 글랜캐니언과 캐니언을 품은 파웰호수에는 1급수 송어가 유유자적 부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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