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만드는 사람들이란 뜻의 우더스. 2015년 문을 연 우더스는 우드 도마 원데이 클래스로 이름을 알렸고, 실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소품과 우드 슬랩 테이블 제작을 전문으로 한다.
패션을 전공한 김효진 대표는 유통 사업을 담당하면서 취미로 목공을 배웠다. 하지만 패션 산업 침체되고, 하던 일에 회의가 들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제가 맡은 제품이 더 많은 곳에서 팔리도록 유통망을 연결하는 게 제 일이었어요. 하지만 내가 만든 물건이 아니다보니 어느 순간 애착이 점점 줄어드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내가 만든 걸 팔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스터 등을 만들 때 쓰는 핀룸, 실패, 바늘 케이스 |
취미로 시작한 목공 일은 꽤 잘 맞았다. 시대 흐름과도 맞물린다고 생각했다. 패션에 붐이 일었다가 생활수준이 올라가면 인테리어와 가구로 사람들의 관심이 옮겨가는 경향이 있다. 패션 산업이 포화 상태에 이른 한국 사회도 이제 막 인테리어에 눈을 뜨고 있을 즈음이었다.
약 100g 또는 150g의 파스타를 측정할 수 있다. |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걸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물건으로 구현하는 작업이 즐거워요. 희열을 느끼죠. 남의 도움없이 온전히 내 힘으로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것도 성취감을 느끼고요. 사실 목공 작업은 창의력 싸움이에요. 기계 하나, 도구 하나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 새로운 제품이 만들어져요. 톱은 직선만 자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곡선을 만들 수도 있고, 홈을 팔수도 있어요. 고민하면서 새로운 걸 찾아가는 게 즐거워요.”
향 받침대 |
처음엔 다 비슷해보여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손에서 만들어진 물건들은 만든 사람을 닮아있다. 우더스 제품도 그렇다. 김효진 대표처럼 진지하지만 꾸밈없는 모습이 닮았다.
“저는 간결한 걸 좋아해요. 장식적인 요소를 최대한 줄이고 곡선도 많지 않죠. 그래서 우드 슬랩 테이블 작업을 좋아하는 지도 몰라요. 나무 본연의 느낌을 가장 잘 살릴 수 있죠. 자연스러운 걸 좋아해요.”
버터 나이프 |
여기서 조금 더 들여다보면 개구쟁이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철에 척척 달라붙는 나무다. 김효진 대표는 나무속에 자석을 숨겨 클립 홀더, 머니 클립, 포토 홀더 등을 만든다. “최대한 자석이 보이지 않도록 숨겨요. 나무가 가진 성격에 의외의 모습을 조합하는 게 재미있어요. 사람들도 보고 신기해하고요.”
무전력 우드 스피커 |
늘 새로운 걸 만들기 위해 고민하지만 그에게 목공은 예술이 아닌 생활이다. 장인이 아닌 목수라는 자의식으로 수공구보다는 기계로 작업하는 걸 추구한다. 욕심 부리지 않고,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 안에서 최선을 다한다.
클립 홀더 |
“가구와 소품 모두 하드우드를 이용해서 만들어요. 제가 공부하고 느낀 바로는 소프트우드는 건축재로 쓰이는 게 더 적절하고, 가구나 소품 등을 만들려면 하드우드로 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소프트우드는 탄성은 있지만 무른 편이어서 쉽게 찍히거나 긁히거든요. 나무 종류는 오크를 가장 좋아해요. 누구나 나무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저에게는 그게 오크예요. 오크가 제가 생각하는 나무 색이나 질감이랑 가장 가까워요. 제 기준에 가장 나무다운 나무랄까요.”
주소 서울특별시 성동구 둘레7길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