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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닿은 길 위에서
하늘로 닿은 길 위에서
  • 글 사진 우근철 기자
  • 승인 2017.10.01 0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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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고도

#1

스마트 폰에 무의미한 터치질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당신

내가 왜 사는가 하는 늦깎이바람에
자조 섞인 한숨만 푸욱 내쉬는 당신

포기할 것들이 늘어나고
그냥 저냥 소주한 잔으로 위로 받는 당신

다시 시작이란 말이 버겁고
외롭다는 말이 사치가 되어버렸다면

마땅히 갈 곳은 없지만
그냥 훌쩍 하고픈 마음이라면
벼르고 벼르다가 그때 꼭 한번 가보길 바란다

해와 달에 기대어
웃음 짓는 삶이 오롯이 채워진 그 곳

하늘로 닿은 길, 차마고도

#2

가는 말이 ‘씨익’ 웃어야
오는 말도 ‘히죽’ 웃겠지

#3

어제 일은
툴툴 털고
바싹 말려

지금은
오늘이니까

#4

생각해보면 신은 우리에게
공평한 땔감을 줬을 꺼야.

그 땔감을 화악 타오르게 만드는 이도 있고,
은은한 불꽃을 튀기는 이도 있는 거고

꺼질락 말락한 불씨에
입김을 후후 부는 이도 있겠지.

뭐가 되었든 아궁이만 잘 살펴.
우리에게는 아직
땔감은 넘쳐나게 충분하니까.

지금이 시기가 아니라면,
한 템포 쉬엄쉬엄.

굳이 매일 매일
활활 타오를 필요는 없잖아

#5

푸른 자연이 우리에게 열어준 유일한 길
역사보다 오래 전, 유랑이야기로 이어진 길
바람의 자취를 따라 누런 흙벽 사이로 채워진 길

가장 높거나 가장 험하며 가장 눈물겨운
가장 소박하고 가장 고요하며 가장 평화로운

하늘로 닿은 길, 차마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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