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Outdoor
멋진 할머니 서퍼가 될 거예요서퍼 김효진
  • 이지혜 기자 | 양계탁 팀장
  • 승인 2017.09.23 06:57
  • 호수 149
  • 댓글 0

12년 전, 김효진 서퍼는 대학 생활과 동시에 사업을 운영하며 바쁘게 살았다. 일상에선 사람들과 모여 즐기는 제트스키를 비롯한 워터스포츠를 좋아했다. 먼저 대학을 졸업한 친구가 제주도에서 서핑을 즐기는 곳이 있으니 시간이 되면 내려오라 했던 것이 시작이었다. 제주도 바다 위, 서프보드에 둥둥 떠 몸을 맡긴 첫 느낌을 잊지 못한다. 그렇게 12년이 훌쩍 지날 동안, 사업은 번창했고 여전히 파도를 느낀다.

처음 서핑을 시작할 때, 50명이 채 되지 않던 전국의 서퍼는 현재 20만을 훌쩍 넘었다. 프로 서퍼로 전업할까도 고민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아 대학생이 되자마자 작은 사업을 시작할 만큼 돈이 벌고 싶었다. 결국, 직장을 놓지 못했다. 프로선수가 부러울 때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어엿한 광고 기획사 대표다. 누구보다도 여유를 즐기며 파도를 탄다.

김효진 서퍼는 서핑씬에서 로컬리즘을 가장 강조한다.

김효진 서퍼는 서핑씬에서 로컬리즘을 가장 강조한다. 국내 1세대 서퍼인만큼, 제주도 중문, 강원도 양양 죽도, 부산 송정 해변 등 다양한 곳에서 서핑이 가능할 수 있도록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로컬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그곳의 바다를 오래도록 탔던 로컬을 존중하고 바다와 맞서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김효진 서퍼는 물 위에 떠 있을 때가 그저 좋다.

같은 맥락에선 최근 범람하는 서핑 시장이 아쉽기도 하다. 이본느비와 스웰로, AA선스틱 등 다양한 서핑 관련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서핑의 근간이 로컬리즘이 아닌 단순한 유행으로 번진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 문화가 지속하려면 많은 사람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 김효진 서퍼의 지론이다. 국내 해양법상 서핑이 불가능하던 곳들도 서퍼들이 부상자나 익수자를 구하며 합법화된 곳이 많다. 이 또한 로컬들이 다져 온 길이다.

17년간의 사업으로 앞만 보며 달려온 김효진 서퍼는 물 위에 떠 있을 때가 그저 좋다. 어린 나이에 사업을 시작한 만큼, 남들이 보는 시선이나 물질적인 것에 연연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서핑으로 많은 사고를 목격하고 부상을 겪으며, 인간이 자연 속에서 한없이 작은 존재라는 것을 느꼈다.

그때부터 타인의 시선은 그리 중요하지 않게 됐다. 몸이 무엇을 좋아하고, 머리가 무엇을 바라는지에만 집중했다. 그래서 지금도 해변에선 김효진 서퍼를 ‘히피’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다고. 12년간 만난 파도들이 그녀를 만들었다. 또 세월이 많이 지나, 할머니가 되어도 멋지게 서핑 할 계획이다.

누구보다도 여유를 즐기며 파도를 탄다.

얼마 전엔 강원도 양양에 부동산을 구매, 가족과 함께 살 집을 마련했다.
“원래는 가족과 살 집을 마련하면 일을 관두고 서핑만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오랫동안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가족 같은 직원들이 생기더군요. 그들에게도 경제적인 여유를 주고 싶어요. 제가 없이도 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 때까진 끌어주고 싶어요.”

망망대해에 혼자 떠 있을 때, 외롭지 않냐고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이 그녀가 걸어온 길을 말해줬다.
“바다가 주는 외로움이 제 삶의 짐보단 가벼웠어요.”

좋아하는 보드 브랜드 YK서프보드
좋아하는 서핑의류 브랜드 이본느비
좋아하는 국내 스팟 강원도 양양 죽도해변
좋아하는 해외 스팟 발리 메데위 해변
서핑하고 싶은 스팟 캘리포니아 산오노프레
서핑의 가장 중요한 것은 내려놓음

이지혜 기자  hye@outdoornews.co.kr

<저작권자 © 아웃도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지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