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에 적합한 장소는?
백패킹에 적합한 장소는?
  • 김경선 편집장
  • 승인 2017.09.0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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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된 장소 외 화기 사용 금지… 자연공원법 규제 많아 불법 캠퍼 증가

탄탄하고 고른 바닥, 풍부한 식수, 관리된 화장실이 갖춰진 오토캠핑장은 캠핑하기 편리한 장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정된 장소에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생기는 소음, 볼거리와 즐길거리, 자연미의 한계는 사설 캠핑장의 아쉬운 점이기도 하다. 캠퍼들은 자연을 오롯이 만끽하며 캠핑과 트레킹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백패킹에 주목했다. 문제는 장소다. 텐트 칠 곳만 있으면 어디서나 백패킹이 가능하냐. 답은 그때그때 다르다.

백패킹 인구가 늘면서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장소에서 캠핑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지정된 장소 이외에서는 화기 사용 금지로 캠핑을 즐기기 쉽지 않다.

국내에서는 자연공원법에 의해 야영이 허용된 곳이 극히 적어 백패킹을 마음 놓고 즐기기 쉽지 않다. 나라가 보증한 산, 국립공원과 도립공원은 지정된 야영 장소와 산장, 대피소를 제외한 지역에서 취사 및 야영이 불가능하다. 국립공원과 도립공원 이외의 수많은 산들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립·도립·군립 공원 이외의 산림지역에서는 야영은 가능하나 산림보호법상 화기 사용이 안 돼 취사는 불가능하다. 더욱이 봄과 가을에 실시하는 산불예방기간에는 입산이 통제되는 곳이 부지기수다.

사람들의 오해처럼 백패킹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야영은 합법이지만 취사는 불법이다.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백패킹을 하려면 화기 사용을 철저히 배제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인가와 동떨어진 자연에서 화기 없이 식사를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 때문에 많은 백패커가 불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에서는 백패커가 설 자리가 많지 않다. 늘어나는 백패커를 감당하기에 법과 현실의 괴리가 너무 크다. 일본에서는 산에서 담배를 태우고 화기 사용도 가능해 백패킹이 무척 자유롭다. 미국은 국립공원 내에서 백패킹 허가증을 발급해 제한적으로 백패킹을 허용한다. 반면 국내에서는 산간 지역 내 합법적인 야영지가 드물다. 백패커들의 볼멘소리가 끊이질 않는 이유다.

문제는 국내에서는 백패킹 역사가 짧은 만큼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부터 화기 사용으로 인한 화재 등 불법 백패킹으로 인한 문제들이 꾸준히 발생 중이다. 물론 백패커들 사이에서도 클린 캠핑 운동이 확대되는 등 의식 변화를 위한 노력이 뒤따르고 있다. 결국 늘어나는 백패킹 인구에 발맞춰 법과 규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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