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이용한 캠핑 크래프트
자연을 이용한 캠핑 크래프트
  • 이지혜 기자 | 양계탁 팀장
  • 승인 2017.08.19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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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 그리고 어른

지난 달 촬영용 소품이 부족해 칼 하나로 뚝딱뚝딱 만든 랜턴 스탠드는, 버리고 오기 아까울 정도였다. 자연이란 스케치북에 나무와 잔가지, 지천에 깔린 꽃잎은 최고의 크레파스. 꼼지락 꼼지락 몇 번의 손놀림과 칼조심만 하면, 자연 재료로 캠핑 소품을 만들고 꾸미는 건 최고의 놀이다.

프로 꼼지락러가 돼보았다.

동심은 어른도 필요하다
산과 들의 무법자처럼 매일이 모험이었던 어린 시절. 얼마 전 TV 프로그램에서 누군가 그랬다. 어른의 시간이 빨리 가는 것은 호기심이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잃어버린 동심을 찾기 위해 이미 작아진 옷을 주워 입어볼 필욘 없다. 캠핑을 사랑하고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면, 그저 시간 한 조각 내어주면 된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 좋다. 하지만 어른의 손으로 만들어보는 자연 속 캠핑 크래프트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잊고 살았던 동심은 물론 모르고 살았던 ‘금손’의 기질도 찾게 된다.

좋은 기운이 올 것만 같은 드림캐쳐.

숲 속의 재료, 칡넝쿨
칡넝쿨은 자연을 이용한 캠핑 크래프트 최고의 재료다. 생명력이 강하고 흔할 뿐만 아니라 질기고 잘 휘어져 크래프트의 기본 재료가 되는 것. 드림캐쳐, 액자, 랜턴걸이 등 대부분의 캠핑용 소품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하다.

드림캐쳐
악몽을 쫓아주는 인디언의 소품 드림캐쳐는 이제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테리어 소품. 캠핑장에서도 텐트 앞에 달린 감성 넘치는 드림캐쳐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굳이 챙겨가지 않아도 즉석에서 뚝딱뚝딱 만들 수 있다. 마끈을 이용해 칡넝쿨을 동그랗게 만들고 가운데를 잔가지나 마끈으로 얼기설기 얽는다. 사이사이를 떨어진 꽃잎이나 나뭇잎으로 꾸며주면 완성. 챙겨올 것은 깃털 하나뿐이다.


화관 혹은 플랜트행거

화관으로 머리 위에 쓰거나 플랜트행어로 텐트 앞에 걸어두자.

텐트 입구에 걸어놓는 플랜트 행거로 사용할 수 있고 머리 위에 얹어 인생샷을 찍을 수도 있는 예쁜 화관이다. 칡넝쿨을 동그랗게 모으고 마끈을 널널하게 두른다. 마끈 사이로 갖가지 나뭇잎과 꽃잎을 끼워야 하기 때문에 쫀쫀하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랜턴걸이

운치 있는 랜턴스탠드

마땅한 랜턴걸이가 없을 때, 바닥에 놔두고 불편을 겪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칡넝쿨 몇 가닥이면 튼튼한 랜턴걸이가 완성된다. 신경 써야 할 점은 랜턴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걸이 아래쪽을 쫀쫀하게 묶는 것뿐이다.

액자

나뭇가지 네 개와 마끈으로 만드는 액자

특별한 추억을 쌓는 곳에서의 추억놀이, 액자 만들기. 나뭇가지 4개를 단단히 묶어 틀을 만든다. 틀에 끈이나 마끈, 덩굴을 감고 가지 사이에 열매나 나뭇잎 등 다양한 재료를 끼워 넣어 틀을 장식한다. 사진을 끼우는 만큼 4개의 나뭇가지 사이에 기다란 홈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날카로운 칼은 무조건 조심하자.

익살스런 나무 괴물

삼각대와 스탠딩 걸이
삼각대는 모닥불을 피워 음식을 만들 때나 데울 때 유용하다. 백패킹에선 가져가기 힘드니 주위에 떨어진 나뭇가지를 이용해 만들면 큰 도움이 된다. 불가에서 사용하는 만큼 튼튼한 나뭇가지를 주워 거리조절을 넉넉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탠딩 걸이는 잘만 만들어 놓으면 랜턴이나 소품을 걸거나 백패킹 테이블 위에 두기 힘든 것들을 걸어두기 좋다.

채반과 컵
간단한 음식이나 과일은 올려두어야 할 때. 마땅한 테이블이 없어서 고심한 적 있다면 뚝딱뚝딱 채반을 만들어보자. 칡넝쿨을 둥그렇게 두른 후, 튼튼한 잔가지 몇 개를 한 가닥씩 교차하며 이으면 끝. 컵라면 뚜껑으로 일회용 그릇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다면 컵 역시 쉽다. 같은 원리로 나뭇잎을 접은 후 잔가지 하나를 이으면 손잡이도 그럴듯한 일회용 컵이 만들어진다.

어른과 아이의 경계선

자연 속 캠핑 크래프트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안전이다.

유치하지 않을까 했던 걱정은 기우였다. 종일 깔깔대며 즐겁게 만들다보니 어느새 텐트 주위가 꾸며졌다. 자연이 주는 선물은 무궁무진하다. 최고의 인테리어 실력을 뽐냈다. 무시무시한 나무 괴물이, 살랑살랑 바람에 흔들리는 드림캐쳐가 추억을 담는 액자 속에 자리했다. 어른과 아이는 무엇이 다를까. 세상이 달아놓은 어른이란 추에 무거움을 느낄 때쯤, 자연 속에서 무게 추를 조금 내려놓고 오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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