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봉틀을 사랑한 남자
재봉틀을 사랑한 남자
  • 이지혜 기자 | 양계탁 팀장
  • 승인 2017.08.18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패커 오진곤

패션 트렌드를 주도한다는 어떤 거리, 화려한 사람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 꼭 있다. 백패커 오진곤씨는 오직 본인만 소화할 수 있는 독특한 스타일을 뿜어내며 등장했다. 화려한 거리에 놔둬도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이 분명했다.

사코슈 등을 제작하는 코너트립을 운영 중인 오진곤 백패커.

자전거의류 회사 관리직으로 근무할 만큼 패션에 관심이 있던 남자. 재킷 하나를 둘러도 허투루 고르지 않던 남자가 백패킹을 시작했다. 제품을 사용해보며 아쉬웠던 부분을 참고해 자신의 용품을 하나씩 만들었다. ‘코너트립’은 그렇게 시작됐다.

5년 전 본격적인 백패커의 길을 걸으며 지금도 어김없이 걷고 있는 오진곤씨. 옷을 좋아하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데 관심이 많았던 진곤 씨는 2년 전 우연한 기회로 재봉틀을 배웠다. 재봉의 매력에 푹 빠진 진곤 씨는 판매의 목적보단 본인에게 맞는 백패킹 용품을 만들어 SNS에 게시하기 시작했다.

백패킹으로 연이 닿은 다양한 사람들이 진곤 씨의 제품들에 관심이 가지고 하나씩 제작을 요구하기에 이르렀고, 지금은 ‘코너트립’이라는 이름으로 SNS 주문 받아 수제작 하고 있다. 좋아서 시작한 일이 오더메이드로 만들어지며 자신만의 브랜드로 내년 본격적인 운영을 계획 중이다.

진곤 씨의 배낭에는 특이한 점이 있다. 바로 음식이 거의 없다는 것. 사실 누룽지만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평소 진곤 씨는 먹는 것에 큰 욕심이 없다. 그래서인지 일주일 내내 맛집을 찾는 사람들이 굳이 백패킹 가서도 거창한 요리와 맛있는 음식에 집착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물론 개인의 취향. 하지만 진곤 씨가 즐기는 백패킹의 모토이기도 하다.

때문에 간혹 단체로 백패킹을 간다면 일행들은 진곤 씨에게 가져올 음식 종류를 묻지 않는다. 무조건 누룽지이기 때문. 대신 다른 사람을 위해 코펠 등의 식기류를 조금 더 준비한다. 진곤 씨만의 배려다.

음식으로 알 수 있듯 진곤 씨는 간단한 것을 즐긴다. 어딘가를 가서 크게 텐트를 치고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기보다, 또 높고 가파른 길을 낑낑대고 올라가 성취감을 느끼기보다 길게 걷고 천천히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 한 번 떠나면 15~20km는 걷는다. 특정지 역에 가서 어떤 활동을 하기보단 그 지역으로 가는 여정을 사랑한다.

9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백패커 커플인만큼, 신혼여행 장소는 일본 북알프스다. 한 주를 하염없이 걷다 올 예정이다.

닉네임 진오(Jin Oh)
인스타그램 jin_5_
애정하는 브랜드 시에라디자인, ULA, 스노우피크, 순토, 코너트립
좋아하는 길 진안고원길
걷고싶은 길 아이슬란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