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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살아도 후회없이 살고 싶은 PCT 하이커
하루를 살아도 후회없이 살고 싶은 PCT 하이커
  • 임효진 기자 | 양계탁 팀장
  • 승인 2017.08.17 06:59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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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MOST THERE! Pacific Crest Trail 4300km

이름 김광수
걸었던 길 PCT 4286km
가고 있는 길 제로그램 직원
저서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 나를 찾는 길>

직장 생활 동안 으레 자정을 넘기곤 했던 퇴근 시간. 몸은 지쳐갔고, 마음은 헛헛해 졌다. 그럴수록 더욱 등산에 매달렸다. 안 다닌 산이 없을 정도로 쏘다녔고 월급은 모두 장비 사는 데 썼다. 주말마다 산에 갔고, 내려오면서 다음 주에 갈 곳을 고민했다. 미친 듯이 다녔는데 마음에 남는 건 없었다. 알 수 없는 갈증에 온 몸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그때 PCT를 알게 됐어요. 보자마자 제가 갈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에는 인터넷에도 자료가 거의 없어 구글링을 해서 외국 자료를 번역해 가며 자료를 모았죠.”

PCT(Pacific Crest Trail)는 미국 3대 트레일 중 하나로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총 거리 4286km의 장거리 트레일이다. 완주까지 약 4~5개월이 걸리고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숙영장비와 취사도구를 짊어지고 걸어야 하는 극한의 도보 여행으로 매년 20% 정도만 완주에 성공한다. 국내 PCT 완주자는 손에 꼽을 정도.

“엄청 큰 걸 기대하고 갔어요. 지금까지 보지 못한 걸 본다는 생각에 흥분됐죠. 직접 다녀와 보니 PCT가 가진 매력은 웅장한 자연 환경도 있지만, 거기서 내가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는 것, 그게 더 중요한 거 같아요.”

20%라는 완주율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시작하자마자 무릎에 통증이 시작됐다. 나중에는 발까지 퉁퉁 부어올라서 걸음을 옮길 때마다 ‘악’소리가 났다. 안되겠다 싶어 치료를 받으러 잠깐 시내로 내려왔는데, 조바심 때문인지 편히 쉬지 못하고 자꾸만 한숨이 나왔다.
다시 처음 마음가짐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불안 때문에 챙긴 장비와 옷을 양말 한 켤레, 속옷 하나, 긴바지, 긴팔만 남기고 다 끄집어냈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일주일을 푹 쉬자 다리는 어느 정도 회복이 됐다.

“젊은 친구들에게 사회에 나가기 전에 장거리 하이킹을 해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일상이 뒤바뀌는 엄청난 경험이거든요. 주 5일을 산에서 보내고 이틀은 마을에 내려와서 지내죠. 어느 순간 마을에 갈 날이 기다려지더라고요.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은 거죠. 그 뒤로는 어떤 상황에 처해 있어도 짜증이 나지 않더라고요.”
워라밸(work-life balance)이라고 한다. 일과 생활이 조화롭게 균형을 유지하는 상태, 적당히 벌고 마음 편히 잘 사는 신조어이기도 하다. 일과 생활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려면 자신만의 균형을 찾는 게 먼저. 그는 무너진 삶의 균형을 PCT에서 찾았다.

“지금은 많은 돈을 벌지는 않아도 즐거워요. 여유롭고 삶이 풍족하죠. 여자친구가 회사 앞으로 와서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다는 게 감사해요. 돈을 더 많이 준다고 해도 예전처럼 살지는 않을 거예요. 주변 사람들이 저녁이 있는 삶을 살면서 걱정없이 즐겁게 지내는 게 제가 바라는 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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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2017-09-15 22:48:53
하여간 항상 멋지고 새로운 청년 광수님 !!!

쿨가이 2017-08-25 10:19:25
멋있네요. 나만의 길을 갈수있다는거, 그렇게 자신있게 용기있게 선택한다는거^^

이용균 2017-08-20 19:07:09
너는 멋진 사람.

sen 2017-08-19 09:10:29
멋지세요~ 여자친구가 있으시다니 아쉽군요~ㅋ
있는 그대로 행복하세요!!!^^

Park 2017-08-19 08:19:52
Cool K 형님 멋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