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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공방 4선, 색실문양누비공방
전통공방 4선, 색실문양누비공방
  • 임효진 기자 | 정영찬 사진기자
  • 승인 2017.08.01 0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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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땀 한 땀, 전통 수공예 문화의 정점

우리가 잊고 지냈던 가치, 한옥. 어느새 관광자원으로 자리 잡았고, 그중 일부를 서울시에서 매입해 전통 공방으로 운영 중이다. 잊히던 우리의 문화유산을 품은 전통 공방을 둘러봤다.

색실문양누비공방은 사라졌던, 잊혔던 누비 공예품을 만드는 곳이다. 무명 천 두 장을 맞대고 밑그림을 따라 바느질한 후, 천과 천 사이에 말아놓은 한지를 넣어 다시 그 선을 따라 꿰매주는 작업. 아름답고 튼튼하며, 습기에 강해 유용하다. 조선 시대까지 잎담배를 넣던 담배쌈지, 부싯돌을 넣던 부시쌈지가 있었지만, 어느 순간 명맥이 끊겼다.

그러던 중 그림을 전공하던 김윤선 씨가 아버지가 소중하게 간직하던 할아버지의 담배쌈지를 보고 매력에 푹 빠졌다.

어머니께 바느질을 배워 똑같이 만들어보면서 그림보다 더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고, 30년을 만들다 보니 독보적인 누비 전승공예가가 돼 있었다.

“색실문양누비는 자수, 복식을 포함한 모든 바느질 중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이에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재미있어요. 생각을 많이 할 수 있고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도 좋죠. 머리가 복잡할 때 하면 도움이 돼요. 마음이 급하면 바느질에 다 나오거든요. 마음을 다스리면서 바느질에 집중하다 보면 잡념은 사라지고 성취감은 돌아옵니다.”

과정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국내에서 직접 손으로 만든 무명천에 직접 풀을 먹이고 ‘또각또각’ 다듬이질을 한다.

여기에 천연 염색을 하고, 한지를 일일이 손으로 꼬아 넣고 그 한지를 따라 한 땀 한 땀 꿰매준다. 우리 선조들의 DNA가 살아있는 전통문화를 복원하는 일이며, 전통 수공예 문화의 정점에 있는 작품을 만드는 일.

숙련된 전문가의 손길로 손바닥만 한 이브닝 백 하나를 만드는 데 보름이 걸린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없는 세상인데, 판매도 하지 않기 때문에 살 수도 없다. 만들어보는 수밖에.

공방에서는 간단하게 팔찌와 모빌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고,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면 한국전통공예학교에 등록하면 된다. 기본 과정이 3개월, 혼자서 바느질할 수 있을 정도까지 되려면 3년은 잡아야 한다고.

김윤선 전승공예가가 혼자 가던 그 길에 얼마 전부터는 딸인 임희진 씨가 동행했다. “처음에는 너무 싫었어요. 저는 밖에 나가서 놀고 싶은데 항상 집안에서 바느질을 하고 있던 엄마가 답답했던 거 같아요. 그러다 성인이 돼서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갔고 그곳에서 장인들이 만든 다양한 수공예품을 보았어요. 모두 아름다웠죠. 그런데 엄마가 만들던 것, 엄마를 따라가서 보았던 전통 작품만큼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어요. 지구 반대편에 가서 늘 제 곁에 있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웠던 것이었는지 깨달은 거죠.”

우리는 가까이 있고 늘 곁에 있는 것의 소중함을 종종 잊곤 한다. 여전히 그런지도 모른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색실문양누비. 일본 사람들 사이에서는 놀랍게도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라고 한다.

“한국 보자기가 매우 미학적이잖아요. 10년 전쯤 일본에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일으켰죠. 요즘은 색실문양 누비에 관심이 많아요. 많은 일본 사람이 찾아와서 가르쳐달라고 해요. 일본에서 전시를 열자는 제안도 있고요. 전에는 몇 번 전시도 했다가 지금은 제 작업에 집중하고 있어요. 음. 사실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데요. 일본 사람들이 관심 두는 건 고맙지만, 우리 거니까,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니까, 한국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서 자리를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서울특별시 종로구 북촌로12길 17
02-733-2577
운영 시간 : 10시~오후 5시
체험 비용 : 색실한줄누비기 1만5천원 (50분 소요)
모빌만들기 9천원 (30~4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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