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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한옥에서 만나는 전통 공방, 북촌단청공방나무집에 얼굴을 입히는 일
  • 임효진 기자 | 정영찬 사진기자
  • 승인 2017.08.03 06:59
  • 호수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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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청은 목조 건물에 색을 입히고 글씨를 쓰는 모든 일을 말한다. 그리 낯선 문화는 아니다. 궁궐과 사찰 등 문화유산에서 종종 보았을 거다. 우주 탄생에 기원을 두고 있는 오방색인 백, 적, 황, 청, 흑색을 기본으로 하며 파생된 7가지 색을 더해 총 12가지 색을 쓴다. 모두 자연에서 난 재료로 만들어진다.

흰색은 조개 껍데기를 말려서 구운 후 갈아냈고, 빨간색은 주사라고 불리는 광석, 청색은 라피스 라줄리라는 보석, 노란색은 석황에서, 검정은 소나무 가지를 태워서 만든 그을음을 모아서 만든다. 그야말로 금보다 비싼 재료다.

“우리나라는 주로 소나무를 사용해 집을 지었죠. 그런데 소나무는 무늬와 옹이가 있고, 송진도 나오며, 기후에도 약해서 갈라지는 일이 많았어요. 소나무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단청이 발달했어요. 집을 지은 후 최소 3년이 지나서 단청을 했죠. 수축과 팽창, 갈라짐이 충분히 진행되고, 송진도 다 나와서 완전히 건조됐을 때 단청을 합니다. 단청하면 목재를 보호해서 내구성이 좋아지고, 건물은 더 아름다워져요.”

7월부터 공공한옥에서 단청공방을 운영 중인 북촌 불교 미술 보존 연구소의 이규리 팀장이다. 단청은 요즘 유행하는 벽화처럼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건 아니다. 그 안에 매우 깊은 철학이 담겨있다.

“집도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데 중점을 둡니다. 상녹하단, 즉 소나무처럼 기둥은 적색으로, 지붕은 녹색을 바탕으로 칠하는 방식이죠. 기와를 얹은 지붕이 자칫 집 전체를 짓누르며 무거운 느낌을 줄 수 있으므로 지붕은 대부분 밝은색으로 칠합니다.”

여기에 주로 쓰이는 문양은 꽃이다. 연꽃, 감꼭지를 형상화한 주화, 꽃 중의 왕이라는 모란이다. 연꽃은 꽃과 열매를 동시에 맺는 식물로 생명 창조와 환생, 영혼 불사의 뜻이 있으며, 주화는 모든 일이 잘된다는 만사여의, 모란은 부귀를 뜻한다. 색을 칠하는 순서는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밝은색에서 어두운색 순으로 칠한다.

단청의 역사는 주거 문화의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선사시대 유물 중 가옥을 만든 토기에서 단청을 볼 수 있고,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도 단청 한 집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역사상 번성했던 통일신라 후기와 고려 초에 단청 문화가 급속도로 퍼졌다. 옛 문헌에 보면 “거리마다 단청한 집이 호사스러웠다”고 나와 있다. 이윽고 조선 시대에는 양반들 사이에서 단청하는 게 유행이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세종대왕 때 와서 궁궐과 사찰을 제외한 곳에 단청을 금지하는 명이 단행됐다.

조선 땅에서 나지도 않고, 금보다 비싼 재료로 집을 칠하는 일, 일반 백성과 왕의 눈에 좋아 보였을 리 없었다. 현대에 와서는 새롭게 재현하지 않고, 문화재 원형 유지에 초점을 두고 똑같은 문양으로 복원하는 작업을 한다. 또한 지금은 천연재료는 너무 비싸서 쓸 수가 없어 화학 재료로 대신하고 있다.

“남아있는 조선 시대 5대 궁궐과 사찰, 강릉 객사 같은 관청, 지방의 향교에서 단청을 볼 수 있어요. 단청에 관심이 있다면 여행 가서 문화재를 유심히 보는 것도 재미있죠. 저희 공방에서는 문화재 수리 기술자, 기능자를 원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요. 꽃무늬 나무에 색을 칠하는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원서동 41
02-745-0853
운영 시간 : 12시~오후 6시(일, 월요일 휴무)
체험 프로그램 : 나무 조각에 색칠해서 매듭목걸이, 열쇠고리, 머리끈, 머리핀, 브로치 만들기
비용 : 1만원

임효진 기자  hyo@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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