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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아름답게 만드는 자전거패션이 된 자전거에서 지구를 살리는 자전거까지
  • 임효진 기자
  • 승인 2017.07.09 06:59
  • 호수 147
  • 댓글 1

‘사이클 시크’라는 말을 아는가? 어떤 이들은 사이클 시크를 두고 패션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고, 스트리트 패션 스타일이라고 하기도 한다. 사이클 시크는 덴마크 사진작가 미카엘 콜빌레-안데르센이 자전거 타기를 통해 대안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사진 작품에서 시작됐다. 한마디로 멋지게 자전거 타기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초기에 나는 ‘하이힐 자전거족 지지하기’라는 말을 쓰곤 했다. 그렇지만 나는 ‘사이클 시크’를 ‘자전거가 도시의 풍경 안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기록하는 일종의 거리 사진 작업’이라고 여기고 싶다.”

사이클시크 선언문을 보면 좀 더 사이클 시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이클시크 선언문

나는 사이클 시크 할 것을 선택하며, 어떤 경우에도 속도보다 스타일을 선택할 것이다.
나는 도심의 풍경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 시각적으로 일조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받아들인다.
나는 풍경 안에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타인에게 영감을 준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나는 나의 개성과 스타일을 반영한 자전거를 선택할 것이다.
나는 내 자전거 가격이 옷차림의 총가격보다 높을 정도로 유지하는 일은 없도록 노력할 것이다.
나는 그 어떤 사이클 복장도 소지하거나 착용하지 않을 것이다.

사이클 시크는 쫄쫄이를 입고 헬멧을 꼭 써야 하며, 엉덩이를 높이 들고 타는 사이클과는 매우 결이 다르다. 그렇다고 사이클시크가 단순히 패션만 지향하는 건 아니다. 날씨나 직업, 복장,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이동 수단으로 혹은 패션의 아이템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이클 시크는 평등이고 자유이며 삶을 즐기며 영유할 수 있는 권리이다. 특히나 숨 쉬는 것 마저 자유롭지 않은 오늘날과 같은 환경 재앙 시대에는 대안 교통 수단으로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1급 발암물질을 1분 1초도 피할 곳 없이 들이마시고 있는 도시에 살고 있지 않은가.

서울시기후환경본부 <대기질 개선 종합 대책>에 보면 초미세먼지는 자동차 연소 영향이 35%, 미세 먼지는 자동차 영향이 21%를 차지했다. 48%로 미세 먼지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비산 먼지도 자동차 주행으로 인한 타이어 마모, 도로 비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강철로 된 말은 현대인의 삶에서 빈자리를 채워준다. 이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답일 뿐 아니라, 우리가 바라왔던 것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자전거는 앞으로 우리의 삶 속에 오래도록 함께하게 될 것이다.”

-르 벨로시페드 일뤼스트레 1869

자전거는 사이클이기 이전에 일생에 처음 만나는 바퀴이며, 교복 입은 학생들과 아주 잘 어울리는 교통수단이고, 시장에 가는 엄마, 밭에 가는 할아버지의 발이기도 했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던 친숙한 ‘바퀴’였다.

그런데 생활수준이 올라가면서 자동차를 갖는 게 어렵지 않아졌고, 레저로서 자전거가 부각되면서 생활자전거가 설 자리는 줄어들었다. 길거리에서 헬멧을 쓰지 않고 자전거를 타는 공인은 손가락질 받기 일쑤였고, 이제 카페를 가거나 시장을 갈 때 자동차를 타는 일이 더 익숙하다.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를 운영하는 김성원씨는 <자전거로 충분하다 - 삶의 기술, 첫 번째>라는 책에서 자전거가 현대 도시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고 말한다.

“자전거 문화는 레저 자전거 이용이 아닌 실용 자전거 비율이 높은 도시와 국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실용 자전거는 통근·등하교용 자전거와 업무용 자전거를 포함한다. 이런 기준에 따르면 레저 자전거 이용 비중이 높은 한국은 아직 성숙한 자전거 문화를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다.

자전거 문화가 형성된 덴마크, 네덜란드, 독일, 벨기에, 스웨덴, 중국, 방글라데시, 일본 등 주요 도시에서 자전거는 도시의 풍경을 이루는 명백한 요소다. 강력한 주류 자전거 문화를 가진 도시는 레저 목적뿐 아니라 통근, 등하교, 쇼핑을 위해 자전거를 이용하는 인구 비율이 월등히 높고, 대중교통과 연계 체계를 잘 갖추고 있다. 또한 자전거 교통과 관련한 법률을 마련해 자전거 이용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대표적인 ‘자전거 나라’다. 그 중에서 흐로닝언은 자동차를 밀어내고 자전거를 도시로, 집집마다 불러들인 대표적인 네덜란드의 도시다. 인구는 20만 명(2015년)에 지나지 않지만 자전거 도로는 총연장 199km를 자랑한다. 서울시는 흐로닝언보다 인구는 50배 많지만 자전거 도로 총연장은 674km에 지나지 않는다. 흐로닝언의 자동차 교통량은 36%인 반면, 자전거 교통량은 61%를 차지한다. 1인당 자전거 보유 대수가 평균 1.5대, 가구당 3.1대이다. 자동차는 일체 도심 진입이 금지돼 있다.

네덜란드의 자전거 사랑은 수치로 보면 더욱 놀랍다. 코트라KOTRA <네덜란드의 탄탄한 자전거 인프라> 자료에 따르면 네덜란드 국민은 연간 150억km를 자전거로 이동한다. 1인당 연간 880km를 타는 셈. 전기자전거의 급부상에도 2016년에만 일반 자전거가 43% 판매됐고,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6% 판매됐다. 또한 네덜란드 사람들은 자전거 여행에 매년 5월 1300만 유로를 지출한다. 하루 평균 33.8유로를 소비했다고 볼 수 있다.

네덜란드 사람들의 자전거 사랑은 정부 정책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LF(Landelijke Fietsroutes)란 자전거 전용도로만 4500km이며, LF는 농지, 도시, 해안에 위치하며 테마를 갖고 있다. 교차점 일부에만 짧은 구간으로 된 사이클 도로(Knooppuntenroutes)가 있다.

이만하면 충분한 거 같은데 2016년 네덜란드 정부는 자전거 인프라를 정비하고자 8가지 목표가 담긴 ‘Bicycle Agenda 2017~2027’를 발표했다. 자전거당 전용도로 길이를 20% 확대, 자전거 거치 공간 확장, 자전거 사고 건수 줄이기 등이 골자다.

도시에 자전거가 많아지면 소음이 줄어들고 풍경이 아름다워질 뿐만 아니라 생활까지 변한다. 자전거를 소재로 한 영화, 음악, 공연 등이 풍부해지고, 제작공방과 워크숍, 엔지니어의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레저로서의 자전거, 자전거 여행을 넘어선 새로운 자전거 이야기를 시작해야할 때가 아닐까.

임효진 기자  hyo@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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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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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재성 2017-07-15 09:34:50

    부러워요! 이상하게 우리는 동네 뒷산가도 산악인복장, 자전거도 선수들 같이 ㅋㅋ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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