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인들의 아지트, 라파 클럽하우스 서울
자전거인들의 아지트, 라파 클럽하우스 서울
  • 오대진 기자 | 정영찬 기자
  • 승인 2017.05.21 06:5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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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에는 너무나 분명한 이유가 있다

최근 한강에서 라이딩을 즐기며 느낀 몇 가지가 있다. ‘푸른 하늘 보기 어렵네. 빌어먹을 미세먼지’, ‘블링블링한 자전거 많네. 기변 욕구 불끈’, ‘저지 심플하고 예쁘네. 어디? 라파?!’. 미세먼지는 어제오늘 이야기 아니고, 자전거 욕심은 탈 때부터 있었다. ‘라파RAPHA’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지난 4월호 ‘어라운드 삼척 답사’ 당시 그렇게 노래하던 핑크 오버슈즈가 바로 그 라파다.

10번째 라파 클럽하우스, 서울
서울의 자전거 인구 성장세는 실로 놀라울 정도다. 불과 10년 전, 한강에는 MTB와 미니벨로만이 유유자적 왕래했다. 사이클 타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고, 자전거를 타다가 사이클 타는 사람을 만나면 동지를 만난 것처럼 기뻐하기도 했다. 지금은 상황이 급변했다. 한강에는 사이클 아닌 자전거가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불과 10년 사이, 사이클은 자전거 인구의 급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하반기, 서울의 이러한 자전거 열기를 반영하듯 최근 자전거 시장에서 가장 핫한 라파가 국내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정확히 말하면 라파의 글로벌 오프라인 매장인 ‘라파 클럽하우스 서울’ 오픈. 서울은 런던, 뉴욕, 샌프란시스코, 오사카, 도쿄, 런던 2지점, 맨체스터, 암스테르담, 코펜하겐의 뒤를 잇는 10번째 클럽하우스다.

이미 한 두 해 전부터 소문은 나돌았다. 매장이 없는 곳에도 RCC(뒤에 소개) 커뮤니티는 존재했고, 현지 코디네이터와 회원들의 유기적인 교감은 라파를 온라인상에만 머물게 하지 않았다. 2014년 본사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졌고, 2015년에 서울 매장 오픈이 결정됐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 지난해 하반기, 국내 라이더들은 라파 클럽하우스 서울을 자신들만의 아지트로 만들 수 있었다.

라파 클럽하우스 서울이 위치한 가로수길은 자전거인들에게 최적의 입지다. 라파코리아와 라파 클럽하우스 서울의 문정욱 대표는 “매장 위치를 물색할 때 몇 가지 충족요건이 있었습니다. 우선 한강 접근성입니다. 서울에서 자전거인들에게 한강이 주는 의미는 너무나도 명확하죠. 한강이 아니면 사람들이 올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이미 형성이 되어 있는 상권이었고, 마지막이 ‘남산 축에 있어야 한다’였습니다. 그러다보니 가로수길과 한남동으로 추려졌고, 처음부터 조금 더 생각을 해 둔 가로수길로 자리를 잡게 됐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매장의 위치와 안락함에도 만족했다. “매장 위치가 차량과 보행자 등에 관계없이 자전거를 편히 거치하고 쉴 수 있어 좋습니다. 불과 10m만 나가도 가로수길인데, 매장 앞은 자전거인들만의 다른 세상이죠. 안락한 아지트 같은 느낌이 특히 만족스럽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라파’라는 이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의 경우 장르를 막론하고 100년 넘는 곳이 꽤 많다. 그 시간 동안 그들의 철학과 기술, 메시지는 그들의 오브제를 통해 전해져 왔다. 우리는 그들을 일반적으로 ‘명품’이라 칭한다. 그 이미지가 명품은 아니지만 그에 걸맞은, 혹은 색다른 ‘끌림’을 갖는 것들도 있다. 이를테면 ‘애플APPLE’이 그럴 것이고, ‘이케아IKEA’가, ‘테슬라TESLA’도 후자의 대열에 오를 것이다.

최근 자전거 신SCENE에서는 ‘라파’가 후자의 길을 걷고 있다. 2004년, 사이먼 모트램Simon Mottram 대표와 디자이너 한 명은 이곳저곳의 공장을 뛰어다니며 라이딩 저지 한 벌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 시작에 앞서 만들어진 것이 있다.

바로 라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사이먼 모트램 대표는 ‘사이클링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로 만드는 것’이라는 브랜드 모토 아래 단순히 자전거 의류를 만드는 회사가 아닌, 자전거 전반을 아우르는 문화 소비에 브랜드의 가치와 목적을 뒀다. 13년 동안 꾸준한 성장을 이룩한 라파는, 그 시간동안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더욱 확고히 유지했고, 이에 부응하는 액티비티와 라이딩 이벤트 등 역시 지속적으로 실행해오고 있다.

온라인 기반으로 태동한 라파이지만 여느 온라인 브랜드와는 그 행보가 사뭇 다르다. ‘판매만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법하지만, 라파의 생각은 다르다. 지지 기반은 ‘유저들’이다. 옷만 던져주고 ‘알아서 타세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지속적인 이벤트와 메시지 전달, 문화 확대 등을 통해 사용자들과 교감을 나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RCC이다.

코펜하겐과 서울, 시카고 매장 등 2기 웨이브의 시작으로 오프라인 매장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라파의 고향 런던 매장부터 10호 매장인 서울까지 13년이 걸린 반면 서울 이후 오픈한 시카고와 시애틀, 보르도, 마요르카 매장은 불과 약 6개월 만에 들어섰다.

오프라인 매장은 라파의 아이덴티티를 전하는 매개체다. 고객들은 라파의 메시지가 담긴 물리적인 공간에서 ‘사이클링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자전거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조차 ‘이런 곳이 있네?’라는 궁금증을 통해 사이클링을 알게 된다.

시각적 요소도 중요하다. 모든 자전거 의류 회사들이 폴리에스터로 원단을 전환했을 시점, 라파는 감성적이고 부드러운 울 소재를 선택했다. 여기에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일 입혔고, 이는 자신만의 사이클 라이프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던 일반 라이더들의 니즈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라이더들은 라파가 지향하는 메시지와 함께 차별화된 고급스러움에 이끌려 클럽하우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라파 사이클링 클럽, RCC
RCC는 라파 사이클링 클럽RAPHA CYCLING CLUB의 약자로, 자전거 라이딩 및 레이싱을 즐길 수 있는 글로벌 커뮤니티다. 유료회원제로 전 세계에 1만명 이상의 회원이 있고, 회비는 라파 클럽하우스 서울 기준 22만5000원이다.

회원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다양하다.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위치한 모든 클럽하우스에서 1일 1회 무료 커피를 제공 받을 수 있고, 최상급 캐니언CANYON 자전거 역시 대여(2만5000원, 24시간)할 수 있다.

라파 클럽하우스 서울에는 마침 일본에서 온 두 명의 라이더가 있었다. 이들은 일본에서 미리 대여 자전거를 예약했고, 매장에 들러 간단한 피팅을 받고 유유히 한강으로 라이딩을 떠났다. 물론 라이딩에 앞서 커피 한 잔을 주문하는 여유 또한 잊지 않았다. 문 대표는 “이른 아침 매장을 찾으시는 분들은 대부분 RCC 회원 분들로 무료 커피를 제공받으시는 분이 많다. 자전거를 타기 전 혹은 후에 매일 방문하시는 분들도 어느 정도 된다”고 전했다.

매주 열리는 라이딩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고, 이 외에 연간 2회 발간하는 MONDIAL 잡지 무료 구독과 세일, 신규 상품 등에 대한 우선 이용권 등이 주어진다.

라파 클럽하우스 서울의 경우 다른 클럽하우스와 비교해 회원이 많은 편이다. 한국에서만 약 750명이 등록해 800~900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는 라파의 고향 런던, 그리고 뉴욕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INTERVIEW
문정욱 라파 코리아 & 라파 클럽하우스 대표

라파 클럽하우스 서울은 자전거 의류 브랜드인 라파가 만든 오프라인 매장입니다. 단순히 옷과 커피를 판매하는 매장이라기보다는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자전거 타는 분들이 모여 사랑방처럼 편히 이용하실 수 있는 만남의 장소입니다. 실제로 라이딩 전과 후 필요한 보급을 위해, 약속 장소로도 많이들 이용하십니다. 매장을 겸하기 있기 때문에 물론 전시나 판매 또한 함께 이뤄지고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정기 라이딩 이벤트가 있어 많은 분들이 함께 라이딩을 즐기고 있습니다. 오는 6월에는 ‘라파 라이드 서울RAPHA RIDES SEOUL’ 이벤트가 개최됩니다. 6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고궁과 돌담길’, ‘평양냉면의 도시’, ‘서울의 작은 언덕들’, ‘서울, 25개의 자치구’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테마로 라이딩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자전거 자체가 혼자 타는 것도 좋지만, 함께 타는 그룹 행위에서 더 큰 행복과 즐거움이 나오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커뮤니티가 형성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전거 문화적인 측면에서 조금 더 폭넓고 의미 있는 일들을 계속해서 해 갈 것이고, 이것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라파의 모토인 ‘사이클링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로 만드는 것’을 위함입니다.

라파 클럽하우스 서울
평일 11~20시 / 주말 10~19시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10길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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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C 2021-06-06 16:47:06
독점을 통한 고가의 브랜드 전략. 품질은 좋지간 가격이 너무 비싸다.

라파 2017-10-20 09:23:39
연회비 22만원 내면서 다양한 혜택이란것이 무료 커피 한잔과 자전거 '유상'대여인건가요? 라파 모토가 사이클링이 세계에서 가장 인기이는 스포츠가 되길 원한다면서, 가격을 보면 귀족층, 상류층만 들수 있는 자전거 클럽인가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