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맥주가 어렵다고요? 놀러오세요!”
“수제 맥주가 어렵다고요? 놀러오세요!”
  • 임효진 기자 | 정영찬 사진기자
  • 승인 2017.05.22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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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홉 맥주공방 임태혁·서원형·최형섭·김용현 공동대표

아이홉 맥주공방에는 대표가 다섯이다. 바리스타, 직업 군인, 미생물, 화학 전공자에 항공사직원이었던 공동 대표는 저마다 각기 다른 곳에서 자신만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다가 맥주라는 샛길(?)을 만나면서 인생의 이정표를 수정했다.

왼쪽부터 서원형, 최형섭, 임태혁, 김용현 공동대표

대표가 다섯 분이시네요. 어떻게 만난 사이인가요?
서원형 수제 맥주 아카데미에서 만났어요. 나이도 직업도 다 다르지만 모두 맥주를 좋아하고, 자신만의 맥주를 만들고 싶다는 꿈은 같았죠. 아카데미를 마친 후에 계속 맥주 래시피를 개발하고 공부하면서 만들어 먹고 싶어서 공간을 찾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저희들의 사적인 공간으로 시작한 거죠. 그러다가 더 많은 사람들이 맥주에 대해서 알고 좋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수업 과정이 있는 공방을 열었어요. 지금은 7월까지 예약이 모두 차 있는 상황입니다.

아이홉 맥주공방은 무슨 뜻인가요.
영어로 나는 원한다는 뜻의 I HOPE과 맥주에서 쌉쌀한 맛을 내는 홉을 나타내는 말이에요. ‘홉이 없으면 맥주가 아니다’라는 말도 있듯이 저희는 맥주에서 나는 홉의 쌉쌀한 맛을 모두 좋아해요. 그리고 아이홉 공방에 저희 모두의 꿈이 담겨 있기도 하고요.

수제 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낯선 분도 많은데요. 대표 분들은 처음에 어떤 계기로 수제 맥주를 좋아하게 됐나요?
서원형 저는 대학교를 미국에서 다니면서 술을 미국에서 처음 접했어요. 미국은 홈 브루잉 문화가 시작한 곳으로 에일 계열 맥주를 한국보다 더 쉽게 맛볼 수가 있죠. 지역별로 특색있는 맥주가 가득해요. 그 맛이 궁금해 맥주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수제 맥주 문화가 발달했어요. 저도 홈 브루잉 문화를 자주 접하면서 맥주를 직접 만드는 게 어렵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카데미에 등록하게 된 거죠. 거기서 이 친구들을 만났어요.

김용현 저는 직업 군인이었어요. 군인으로 근무하기 전에는 국내 맥주 회사에서 생산하는 맥주밖에 몰랐어요. 그러다 이태원 근처에서 근무하면서 수제 맥주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빠지게 됐어요. 이렇게 맥주 종류가 다양하다는 게 놀랍고 흥미로웠어요. 하지만 가격이 한 잔에 8천원에서 1만원으로 쉽게 즐기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죠. 손쉽게 접할 방법을 찾다보니 직접 맥주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리 어렵지 않아서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도요. 외국에는 이미 활성화돼 있더라고요. 맥주를 만드는 건 배우면 배울수록 즐거웠어요. 내가 좋아하는 맛을 찾아가는 희열이 엄청나더라고요. 맥주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제가 더 행복해졌어요. 그 전엔 가족이 모두 직업 군인이어서 큰 고민 없이 군인의 길을 선택했는데, 제가 좋아하는 게 뭐고 뭘 하고 싶은 건지 알게 된 후로 진로를 바꿨어요.

가장 좋아하는 맥주는 어떤 건가요?
김용현 페일 에일이요. 맥주 중의 가장 기본이죠. 저는 모든 것은 기본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해요. 페일 에일의 깔끔한 맛이 좋았고, 어쩌면 전통적인 맥주의 맛이 이렇지 않았을까 해요.

서원형 저도 페일 에일을 좋아해요.

최형섭 저는 스타우트와 바이젠을 좋아해요. 바이젠은 바닐라와 바나나 향이 매력적이고 스타우트는 보리 특유의 깊은 맛을 맛볼 수 있고 묵직하죠. 저는 항공사 재무팀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수제 맥주의 세계에 빠졌어요. 지금도 아이홉 공방에서 재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웃음)

아이홉 맥주 공방 이름의 의미가 무언가를 원한다는 거잖아요. 대표분들은 아이홉 공방을 통해 이루고 싶은 건 뭔가요?
김용현 저는 맥주에 대한 열정은 가득하지만 아직 부족한 게 많아요. 더 많이 배워서 양조장과 펍을 내는 게 목표예요. 우리가 처음 만났던 아카데미를 자체적으로 열 수 있을 정도가 되면 더 좋겠죠.

서원형 단순히 맥주를 만드는 공간이 아닌 맥주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합니다. 처음부터 인테리어도 문화 확산에 초점을 맞추고 딱딱한 실험실이 아닌 편안한 장소로 기획했어요. 맥주 만드는 과정을 통해 많은 분이 수제 맥주의 매력을 알면 좋을 것 같고요. 나아가서는 맥주 창업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싶어요. 또 저 개인적으로는 저만의 래시피가 있는 소규모 양조장을 차리는 게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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