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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를 잇는 정신, 송림 수제화
4대를 잇는 정신, 송림 수제화
  • 이지혜 기자 | 정영찬 기자
  • 승인 2017.04.27 17: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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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간 을지로 수표교 지킨 장인 수제등산화 생산라인 탐방

대부분의 사람은 기성화를 신는다. 약 20%의 사람은 기성화에서 통증을 느낀다. 그들은 기성화를 신을 수 없는 발일 뿐 아니라 본인에게 맞는 신발을 찾기 위해 일정한 시간을 할애하고 모험해야 한다. 송림이 80년째 장인정신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이 20%의 사람들 때문이다. 기성화 브랜드로 전환하는 것을 포기하고 큰돈을 버는 것 역시 포기하니, 믿음으로 지켜온 손님이 남았다.

오로지 편한 신발을 만들겠다는 장인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송림수제화.

아버지의 친구
송림의 3대 경영자 임명형 대표는 오픈 후 가게 문을 닫는 온종일 잠시도 쉴 수 없다. 전화로 주문이나 수선신청을 받기도 하고, 고객이 예약한 수제화가 언제 나오는지 확인해줘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임 대표의 일과는 손님을 만나는 것이다. 지나가다 직접 찾아오는 손님과 옛날얘기에 빠지는가 하면 5년 전 2천원 더 싸게 수선했다며 고집 피우는 아버지뻘 손님에겐 5년 전이나 지금이나 가격 차이가 없다고 설득해야 한다. 얼핏 보면 싸우는 것 같지만, 이들은 사실 하루 이틀 얼굴 본 사이가 아니다. 손님과 주인장의 관계를 넘어, 오래 알던 아버지의 친구 혹은 친구의 아들인 것이다.

산악인 허영호 씨는 40여 년 전인 고교시절부터 송림수제화를 찾았다.

서울시 미래유산
송림은 그렇다. 모든 손님이 이곳의 단골임을 자처하고 오랜 시간 함께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곳. 산꾼은 당연하고 약초꾼, 심마니까지 다양한 산사람이 송림의 신발을 신는다. 덕분에 송림엔 철마다 손님이 보내준 진액이나 건강식품이 쌓여있다. 20년 손님은 오래 다녔다고 명함도 못 내민다. 40년 정도 됐다면 모를까. 벽면엔 세월을 말해주는 역사가 걸려있다. 1950년 이기봉 서울시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것을 시장으로, 지난해 박원순 시장에게 받은 감사패까지. 아무도 모르는 서울의 과거를 송림은 고이 간직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정한 미래유산에 등록돼 철거도 빗겨나가는 곳, 80년간 을지로 수표교를 지킨 송림은 그렇다.

모든 제품에 최고의 재료를 사용한다는 원칙이다.

장인정신을 잇다
상호를 걸고 기성화로 돌리라는 권유도 있었다. 3대를 꾸준히 이어왔지만 ‘장인’이란 문화 자체가 낯선 한국에서, 대기업의 유혹도 많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임 대표는 윗대가 남겨주고 간 장인 정신을 잃지 않았다. 큰돈을 벌진 못했다. 10년 전과 변함없는 소비자가격, 한 번 만들면 20년을 넘도록 신는 수제화. 부자가 되지 않은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임 대표는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을 만큼, 딱 살 만큼 번다며 만족한다. 이젠 젊은 두 아들이 송림을 이끌어갈 차례다.

평상시 신발을 신고 걸어 다닐 때 전혀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신조다.

“어르신들은 항상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하며 밑창을 교체하러 오신다. 하지만 그분들이 2년 뒤, 또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하면서 밑창을 갈러 오신다. 오래오래 오다 가시면 좋겠다. 부담 없이 와서, 한적하게 쉬다 갈 수 있는 구둣방. 그거면 된다.”

한번 온 손님은 자연스레 평생 단골이 된다.
송림수제화
서울시 중구 수표로 60-1
02-2279-1910
월~금 9:30~19:00 / 토요일,공휴일 09:3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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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문 2017-05-30 00:3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