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을 빠져나오자 수도원 첨탑이 보였다.
헤르싱역~안덱스 수도원…약 6km 왕복 5시간 소요
글·박상신 한국노르딕워킹협회(KNO) 헤드코치ㅣ사진·김세정 KNO 코치ㅣ장비협찬·메드아웃도어
1455년에 지어진 수도원 클로스터 안덱스. 종교와 무관하게 독일인들은 평생에 한 번쯤 이 길을 걷고 싶어 한다. 투어팀도 클로스터 안덱스를 만나기 위해 뮌헨 중앙역을 출발했다. 전철 S5 라인을 타고 1시간을 달려 도착한 종착역 헤르싱(Herrsching). 평일임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관광도시다.
역을 나서자 푸른 호수가 우리를 맞아준다. 암머호수(Ammersee)다. 호수를 마주한 팀원들의 입에서 일제히 탄성이 흘러나왔다. 보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깨끗하게 정화되는 것만 같아서일까. 양지바른 벤치에 앉아 따사로운 햇볕을 온몸으로 받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여럿 눈에 띄었다.
천혜의 워킹 코스, 안덱스
▲ 파란 물감을 타놓은 듯한 암머호수 . |
안덱스로 가는 여러 길 중 노르딕워킹 코스 표지판이 있는 숲길을 선택했다. 안덱스로 향하는 내내 청정하고 웅장한 자연의 혜택을 받은 독일 사람들에게 부러운 마음이 자꾸만 든다. 더구나 혜택 받은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고 공존하고자 끊임없는 노력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엿보였다.
아름다운 자연에 취해 넋을 잃고 걷다보니 이정표를 놓치고 말았는데, 워낙에 숲이 울창해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숲길을 2시간 이상을 헤매던 도중 멀리서 시커먼 개 두 마리를 대동한 부부가 “할로!” 하고 인사를 건네 왔다. 반가운 마음에 덩달아 “할로!” 하고 인사를 받았다.
다행이 부부는 수도원으로 가는 중이라고 했다. 부부와 함께 수도원까지 동행하기로 하고 숲길을 계속 걸었다. 그런데 아무리 걸어도 수도원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과연 이들이 길을 제대로 알고 있는 건지 슬며시 의심마저 들기 시작했다. 계속된 숲의 풍경에 지쳐가는 순간 ‘안덱스 100m’ 표지판과 수도원의 첨탑이 거짓말처럼 시야에 들어왔다.
▲ 원시림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숲길.
수도원의 든든한 수입원, 맥주
수도원 건물은 상당히 아담했지만 내부로 들어서니 온통 황금으로 치장돼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줬다. 수도원을 떠올리면 검소한 풍경이 생각나는데 클로스터 안덱스는 전혀 달랐다. 클로스터 안덱스가 이렇게 화려한 데는 이유가 있다. 중세 시절, 이곳의 수도사들은 특유의 양조법으로 맥주를 만들어 팔았다고 한다. 이 맥주의 독특한 맛과 풍미는 금세 소문이 났고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의 맥주 양조 비법이 지금까지 전해져 여전히 수도원의 수입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뮌헨~안덱스 교통편 |
길고 긴 하루 끝에 맛 본 시원한 맥주의 맛, 평생 잊을 수없는 최고의 맥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