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의 여신’ 안나푸르나의 속살을 더듬다
‘풍요의 여신’ 안나푸르나의 속살을 더듬다
  • 글 사진·윤인혁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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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혁의 지구 위를 걷다 | ③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

▲ 페와 호수에 비친 안나푸르나.

히말라야 고산을 오르는 전문 산악인과 흰 눈 덮인 만년설을 보며 걷고 싶은 트레커들에게 네팔 히말라야는 보물 상자와 같은 곳이다. 총 길이 2,400km에 달하는 히말라야산맥은 네팔·티베트·파키스탄·인도 4개국에 걸쳐 있는데, 이 나라 중 네팔은 히말라야 산맥의 중심부에서 수많은 고산 등반가와 트레커의 베이스캠프 노릇을 하고 있다. 물론 고산 등반과 트레킹을 할 수 있는 각종 인프라와 편의시설이 충분하게 갖추어져 있다. 네팔 히말라야의 트레킹 코스 중 대표적인 안나푸르나 지역, 랑탕 지역 그리고 에베레스트가 있는 쿰부 지역을 총 3회에 걸쳐 돌아보며 ‘세계의 지붕’을 걷는 즐거움을 느껴보자.


▲ 30kg이 넘는 짐을 메고 걷는 포터들. 트레킹을 뒷받침 해주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풍요의 여신’이란 뜻의 안나푸르나는 다양한 트레킹 코스와 더불어 로지(lodge) 시설 등이 잘 정비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접근이 용이해 수많은 트레커들이 찾는 대표적인 지역이 되었다. 흔히 ABC 트레킹이라 불리는 안나푸르나 셍츄어리(Annapurna sanctuary)와 푼힐(Poonhill)전망대, 그리고 안나푸르나 라운드(Annapurna round) 등의 트레킹 코스가 있으며 각 코스들은 서로 연결이 되기 때문에 연결해서 혹은 각각의 독립적인 코스 등으로 일정을 잡을 수 있다.

안나푸르나 지역의 랜드마크격인 마차푸차레(6993m, 봉우리 끝이 물고기꼬리처럼 M자로 생겼다 하여 영어로 fishtail 이라고 불리는 聖山) BC와 안나푸르나 남면 BC를 정점으로 하는 안나푸르나 셍츄어리 코스는 카트만두 출발·도착 기준으로 7~10일 정도 걸린다. 안나푸르나 지역 통틀어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푼힐전망대 코스는 3~5일이 소요된다. 푼힐전망대 코스와 셍추어리 코스는 연결되기 때문에 보통은 푼힐전망대를 경우해서 ABC까지 트레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안나푸르나 산군을 크게 도는 라운드 코스는 11~15일 정도 소요된다. 표고 1000m대에서 시작해서 5000m대까지 다양한 고도를 경험 할 수 있다.

안나푸르나 라운드와 푼힐 전망대 그리고 셍추어리 코스를 이어서 걷는다면 25~30일 정도 걸린다. 안나푸르나 라운드의 토롱라(5416m)를 넘을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1~2시간 간격으로 로지와 Tea Shop이 있기에 잠자리·식사·식수 등을 해결 할 수 있고, 비교적 풍부한 물자와 인심으로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푼힐(Poonhill)전망대 코스
▶ Day1 : 카트만두→(국내선)→포카라→나야풀(nayaful, 1505m)→비렌탄티(birentanti)→힐레(hille, 1520m)
카트만두에서 국내선이나 버스를 이용하여 포카라까지 이동한다. 국내선을 이용하면 30분이 소요되고, 버스를 이용하면 약 7~10시간 정도 걸린다.

▲ 무스탕 등지에서 방목하던 양을 포카라로 이동시키고 있다.
네팔 제2의 도시인 포카라는 전형적인 휴양 도시로 안나푸르나와 페와호수(phewa lake)가 어우러져 트레커와 관광객들로 항상 붐빈다. 포카라 공항에 도착하면 카트만두와 대비되는 깨끗한 공기와 안나푸르나의 랜드마크인 마차푸차레가 트레커를 반긴다. 포카라 공항에서 트레킹의 시작점인 나야풀까지는 차량을 이용해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나야풀에서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하며 비렌탄티를 거쳐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나야풀에서 힐레까지는 약 3~4시간 정도 걸린다. 비렌탄티부터 다음날의 울레리까지 흰 산은 보이지 않는다. 조용한 구룽족 마을을 지나며 만나는 주민들과 “나마스테!” 하고 인사를 나누며 여유를 가져 본다. 나마스테는 우리말로 ‘안녕하세요’라는 정도의 인사말이다.

▲ 석양에 물든 히말라야.

▶ Day2 : 힐레→울레리(ulleri, 1960m, 2시간 30분)→고라파니(gorepani, 2750m, 4시간)
울레리 가는 길은 끝없는 계단의 오르막이다. 땀을 한소끔 흘릴 정도 올라오면 어느 사이에 안나푸르나 남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이 울레리다. 울레리는 오래된 마을로 마을 곳곳에 있는 전통 가옥을 보며 걷는다. 안나푸르나 남봉과 어우러진 고택의 모습은 이곳이 트레커들의 산길이기 훨씬 전부터 산을 삶으로 지고 살아가는 히말라야 원주민의 길이었음을 느끼게 된다. 울레리를 지나면 비교적 완만한 길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정글이 시작된다. 정글의 나무가 낮아지기 시작할 때쯤이면 이 날의 목적지 고라파니가 나타난다. 파란 지붕의 집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고라파니 아랫마을을 지나 윗마을 올라가는 고갯마루를 넘으면 전망 좋은 로지들이 즐비하다.

▶ DAY3 : 푼힐전망대(3193m, 상행 1시간/하행 30분)→고라파니→데우랄리(deurali, 2990m, 2시간)→반탄티(bantanti, 2520m, 1시간)→타다파니(tadapani, 2590m, 1시간 30분)

▲ 무작정 걷는 게 능사는 아니다. 배낭 벗고 눌러 앉아 히말라야를 돌아보자.
동이 터오기 2시간 전에 로지를 출발하여 푼힐전망대로 올라간다. 상행 약 1시간 정도가 소요 되는데, 이른 새벽부터 올라온 수고를 수천 배로 갚아주는 일출과 전망이 있다. 푼힐전망대를 알리는 이정표와 전망대가 세워져 있다.

좌로부터 다울라기리(Dhaulagiri, 8167m), 닐기리(Nilgiri, 7061m), 팡(Pang, 7647m), 안나푸르나 남봉(Annapurna South, 7219m), 히운출리(Hiunchuli, 6441m), 안나푸르나 1봉(Annapurna 1, 8091m), 마차푸차레(Machapuchare, 6993m), 강가푸르나(Gangapurna, 7455m), 안나푸르나 3봉(Annapurna 3, 7555m), 안나푸르나 4봉(Annapurna 4, 7937m), 안나푸르나 2봉(Annapurna 2, 7739m) 등 꿈같은 히말라야 연봉들이 일출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다. 해 뜨기 전에는 추우므로 주의.

고라파니에서 올라 왔던 길 되짚어 포카라로 내려가도 되고 안나푸르나 셍추어리로 트레킹해도 된다. 능선에 올라서면 안나푸르나 남봉과 마차푸차레가 더 가까이 보인다. 데우랄리에서 반탄티까지 내리막, 그리고 타다파니까지 오르막, 이렇게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당히 어우러져 한시도 긴장을 풀지 못하게 하는 코스다. 타다파니도 전망 좋은 곳으로 셍추어리로 들어가는 안나푸르나 계곡이 한눈에 조망된다.

▲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도중엔 다울라기리도 볼 수 있다.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산이 다울라기리다.

안나푸르나 셍츄어리(Annapurna Sanctuary) 코스
▶ DAY4 : 타다파니→구루중(gurjung, 2000m, 2시간)→촘롱(chomrong, 2170m, 2시간)
안나푸르나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원주민들의 논과 밭을 거쳐 촘롱까지 트레킹한다. 타다파니에서 계곡까지 내려가서 다시 반대편 사면으로 올라선다. 산을 개간해서 만든 끝없는 계단식 논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에 순응하는 한편으로 대항하며 살아가는 원주민들의 생활력에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다. 올라가고 내려가는 트레커들이 반드시 거치는 마을인 촘롱은 삼거리 격인 곳으로 상점·빵집·기념품 샵은 물론이고 학교도 있는 큰 마을이다. 당연히 전망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다른 날보다 일찍 도착해서 샤워도 하고, 밀린 일기도 쓰는 등 여유를 부려도 좋은 날이다.

▶ DAY5 : 촘롱→시누와(sinuwa, 2340m, 2시간)→밤부(bamboo, 2335m, 1시간 30분)→도반(dovan, 2505m, 1시간 20분)
촘롱에서 시누와는 바로 앞에 보인다. 그러나 직접 걸어보면 상당히 힘든 구간이다. 계곡 끝까지 내려갔다가, 내려 온 만큼 다시 올라가야 한다. 촘롱에서 보이는 시누와는 10분이면 다다를 것 같은데 실제로는 2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시누와서부터 안나푸르나 계곡으로 진입하게 된다. 시누와에서 밤부 구간까지 정글을 지나게 된다. 네팔 히말라야를 걷다 보면 ‘밤부’라는 지명이 여러 곳이 있는데 밤부에 다다르게 되면 어김없이 산죽(山竹)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도반까지 산죽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계곡에 들어섰으므로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진다. 이 점을 잊지 말고 숙박할 로지를 잡아야 한다. 각 지점마다 3~4개의 로지가 있는데 성수기에는 방이 없을 수도 있다.

▶ DAY6 : 도반→히말라야 로지(himalaya lodge, 2920m, 2시간)→데우랄리(deurali, 3230m, 2시간)→MBC(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 3700m, 2시간)
자연이 만들어 놓은 대 계곡의 위용이 절실히 느껴진다. 벽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릴레이. 바닥을 흩어 내려가는 계곡의 물소리. 누구에게도 정상을 허락하지 않은 성산(聖山) 마차푸차레. 이곳이 셍츄어리라고 불리는 이유가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 갈 때마다 명확해진다.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차며 특히 고도가 3700m 이상이므로 고소에 주의해야 한다.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인 MBC에서 보면 마차푸차레가 바로 머리 위에 있다.

▶ DAY7 : MBC→ABC(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4130m, 2시간)→MBC(3700m, 1시간)→데우랄리(3230m, 1시간 30분)→도반(2505m, 1시간 30분)

▲ 푼힐전망대에서 일출을 기다리는 트레커들.
동이 트기 전 혹은 아침 식사 후  컨디션에 맞추어 운행을 시작한다. 특히 동이 트기 전 MBC를 나서 ABC(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로 올라가는 밤하늘은 특별한 감동이 있다. 안나푸르나 산군에 둘러싸인 하늘은 영화관이 된다. 우주의 별들은 수많은 엑스트라. 혹시 달이라도 떠있으면 금상첨화. 별빛으로 인해 뿌연 하늘엔 조연인 별똥별이 하얀 금을 그으며 나타났다가 짧은 뒷모습만 남기고 사라진다. 처음에 별똥별을 못 봤다고 아쉬워하지 말자. 잠시 숨을 고르며 하늘 영화관을 1분만 바라보자. 금세 영화관 전체를 별똥별이 차지할 테니까. 조연 등장 후엔 드디어 주연의 등장이다. 정면으로 보이는 안나푸르나 남벽이 바로 주인공이다. 검은색, 흰색, 주황색, 붉은색, 흰색 옷을 차례대로 바꿔 입는 남벽의 자태는 왜 이곳에 와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내 놓는다. 푼힐전망대의 일출이 넓은 일출이라면 ABC의 일출은 하나의 주인공을 위한 일출이라고 부르고 싶다. 왔던 길을 되짚어 도반 혹은 밤부까지 운행한다.

▶ DAY8 : 도반→밤부(2335m, 1시간)→시누와(2340m, 1시간 30분)→촘롱(2170m, 2시간)→지누단다(jinu danda, 1780m, 1시간)
왔던 길 되짚어 간다지만 걸음걸음이 새롭다. 눈길 가는 곳이 새롭다. 물론 시누와에서 촘롱으로 가는 내리막과 오르막은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의 고역이지만. 촘롱 고갯마루에 올라 안나푸르나 계곡을 바라보는 느낌은 남다를 것이다. 이곳에 다녀온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아쉬움, 후련함, 성취감 등등이 섞인 복잡한 감정으로 안나푸르나를 바라볼 것이다.

안나푸르나 지역엔 자연 온천이 따또빠니와 지누단다 두 군데에 있다. 따또빠니는 네팔 말 그대로 번역하자면 ‘뜨거운 물’이라는 뜻이다. 고라파니에서 하루거리에 있다. 지누단다는 촘롱에서 1시간만 내려가면 된다. 노천 온천탕이 3개가 있고, 간단히 몸을 씻을 수 있는 샤워(?) 분수가 3개 있다. 요즘엔 탈의실도 만들어 놓았다. 입장료는 없으나 약간의 기부(donation)가 필요하다. 산행 중에 만나는 히말라야 자연 온천. 탕에 몸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황송하다. 지누단다엔 시설 좋은 로지도 있다.

▲ 고요한 히말라야의 아침.

▶ DAY9 : 지누단다→뉴브릿지(new bridge, 1시간)→큐미(kyumi, 1시간)→씨울레바자르(syule bazar, 1170m, 2시간)→비렌탄티(1시간)→나야풀(40분)→포카라(2시간)
안나푸르나 남봉, 히운출리, 마차푸차레가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큐미에서는 란드럭→담푸스로 가는 코스로 갈 수 있다. 이때엔 하루가 더 소요된다. 큐미에서 씨울레바자르까지 계단식 논을 지나며 걷는다. 요즘엔 큐미와 씨울레바자르 중간부터 씨울레바자르를 지나 비렌탄티까지 도로가 뚫려 예전처럼 한적하게 걸으며 트레킹을 마무리 하는 맛이 없어졌다. 재미없는 비포장도로를 걸어 비렌탄티 거쳐 나야풀까지 나온다. 비로소 처음 시작한 곳에서 마무리를 하게 된다.

안나푸르나 라운드(Annapurna Round) 코스
▲ 녹색의 밀밭.
▶ DAY1 : 카트만두→쿠디(khudi, 6~7시간)→불불레(bhul bhule, 840m, 40분)
카트만두에서 출발한 차량은 무글링을 경유해서 쿠디에서 멈춘다. 무글링은 포카라로 가는 갈림길이다. 쿠디에서 불불레까지 걸어도 되고, 지프를 이용해도 된다.

▶ DAY2 : 불불레→나디(nadi, 930m, 40분)→바훈단다(bahundhanda, 2시간 30분)→샹제(syange, 1100m, 2시간)→자가트(jagat, 1300m, 1시간)
‘악마의 이빨’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마나슬루(Manaslu, 8163m)를 보며 걷는다. 바훈단다까지 가파른 오르막이다. 자가트까지 큰 폭포가 3개가 있는데, 중간중간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걷는 재미가 있다.

▶ DAY3 : 자가트→참제(chanje, 1430m, 2시간)→탈(tal, 1700m, 2시간)→다라파니(darapani, 1860m, 2시간)
탈을 기준으로 해서 탈 위쪽 마을들은 불교, 탈 아래쪽 마을들은 힌두교를 주로 믿는다. 지역 구분도 탈 위로 마낭, 탈 아래로 람중 지역이라 일컫는다. 예전에 탈이라는 곳이 호수였다고 하는데 호수로 인하여 자연스럽게 종교와 종족의 구분이 생긴 것이라 한다.

▶ DAY4 : 다라파니→바가찹(bagarchap, 2160m, 30분)→고도(kodo, 2600m 3시간)→차메(chame, 2670m, 1시간)
다라파니에서 마나슬루 라운드 코스가 갈린다. 즉 마나슬루 라운드 코스에서 안나푸르나 라운드 코스로 연결되는 것이다. 또한 말파에서는 안나푸르나 라운드에서 다울라기리 코스까지 연결이 되니 시간이 있고 인내심이 있다면 마나슬루~안나푸르나~다울라기리를 연결하는 코스를 도전해 볼 만하다. 안나푸르나 2봉의 모습이 나타난다.

▶ DAY5 : 차메→브라탕(bratang)→듀크레포카리(duke pokari)→피상(pisang, 3220m, 4시간)
마낭 지역으로 들어선 느낌을 강하게 받는 구간이다. 주민 대부분이 라마불교를 믿으므로 집집마다 초르텐과 마니석들이 있다.

▶ DAY6 : 피상→게루(geru)→나왈(nawal)→마낭(manang, 3540m, 7시간)
7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긴 구간이다. 아침 일찍 출발 하는 것이 좋다. 피상에서 공항이 있는 훈데를 거치면 시간이 5~6시간 정도로 짧아지나, 이 구간은 전망이 좋지 않고 지루하다. 가능하면 게루로 올라가 전망을 즐기며 걷는 것을 추천한다. 안나푸르나 산군의 전망은 고된 여정을 반드시 보상한다.

▶ DAY7 : 마낭→군상(gunsang, 3900m)→야크카르카(yak karka, 4018m, 4시간)
마낭에서 하루 정도 쉬면서 고소적응을 하는 것이 좋다. 군상에 다다르면 전망이 좋아진다. 강가푸르나와 안나푸르나 3봉이 조망된다. 체력이 되고 고소적응이 되어 있다면 하이캠프까지 운행해도 된다.

▶ DAY8 : 야크카르카→토롱페디(thorung pedi, 4450m, 3시간)→하이캠프(high camp, 4800m, 1시간)
토롱라를 넘기 위한 고행길의 시작이다. 하이캠프의 로지는 시즌 중에만 영업을 하니, 겨울철과 여름철엔 반드시 영업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 DAY9 : 하이캠프→토롱라(thorung la, 5416m, 3시간)→묵티나트(muktinath, 3800m, 3시간)
어찌 보면 안나푸르나 라운드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다. 동이 트기 전 하이캠프를 출발하는데, 왜냐하면 신기하게도 12시가 지나면 어김없이 강한 바람이 불기 때문이다. 비단 바람 때문이 아니어도 하이캠프에서 토롱라까지 그리고 묵티나트까지 급한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이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출발해서 안전한 시간에 묵티나트에 들어가는 것이 안전하다.

▶ DAY10 : 묵티나트→까그베니(kagbeni, 2800m, 3시간)→좀솜(jomsom, 2710m, 2시간 30분)→말파 marpha, 2670m, 1시간)
묵티나트는 불교와 힌두교의 성지여서 여기저기 많은 사원이 있다. 성지 순례를 오는 현지인들도 많다. 까그베니는 ‘은둔의 왕국’으로 알려진 무스탕으로 들어가는 입구이다. 칼리간다키 강의 물이 마를 경우 묵티나트에서 좀솜까지 강바닥으로 택시(?)가 운행한다. 칼리간다키 강엔 오후가 되면 먼지바람이 분다. 좀솜엔 비행장이 있어 이곳에서 운행을 마치고 포카라까지 비행기로 이동하기도 한다.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의 빙하.
▶ DAY11 : 말파→투크체(tukuche, 2590m, 3시간 30분)→깔로빠니(kalopani, 2530m, 3시간)
좀솜 지역은 사과 농사가 잘 된다. 좀솜 사과는 맛이 좋아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졌는데 이 사과를 이용해 만든 술이 있으니, 이름 하여 ‘말파 위스키’다. 말파의 어느 로지에서나 말파 위스키를 구비하고 있느니 산행의 피로를 풀 겸 한잔 마시는 것도 좋다. 물론 선물용으로도 좋다. 다울라기리로 넘어가는 길목이다.

▶ DAY12 : 깔로빠니→가사(ghasa, 2010m, 2시간 30분)→다나(dana, 1400m, 3시간 30분)→따또빠니(tatopani, 1190m, 1시간 30분)
히말라야 자연 온천이 있는 따또빠니까지 꽤 먼 길이다. 따또빠니의 노천온천에서 맥주 한 캔 마시며 히말라야를 감상해보시라.

▶ DAY13 : 따또빠니→베니(beni, 830m, 5시간)→포카라(3시간)
라운드 트레킹의 마무리이다. 도로가 뚫려 버려 지루하게 걷는다. 영업용 지프도 운행을 하니 상황에 맞추어 베니까지 올 수 있다. 안나푸르나 셍츄어리 혹은 푼힐전망대로 일정을 잡을 경우엔 따또빠니→시카→시트레→고라파니로 올라오면 된다. 단, 따또빠니에서 고라파니까지 구간을 거짓말처럼 한 번도 내리막길이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르막이다.

윤인혁 | 경희대산악부 OB. 수차례의 히말라야 고산등반, 100여 차례의 트레킹을 하며 70여 개국을 여행했다. 트레킹·고산등반 전문여행사인 ‘세븐써미트’를 한국과 네팔에서 경영하고 있다. horgali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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