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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글라이딩 부자 원용묵·원치권 선수 인터뷰
패러글라이딩 부자 원용묵·원치권 선수 인터뷰
  • 임효진 기자Ⅰ사진 양계탁 기자
  • 승인 2017.04.19 06: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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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달 특집 인터뷰,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사는 법

성공한 운동선수나 연예인에게 흔히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가 ‘자식을 낳으면 이 일을 시키겠느냐’는 것. 대부분 대답은 ‘아니’다. 자신들은 큰 성공을 얻었지만 여기까지 오는 동안 너무 힘들었으니 자식은 이 길을 걷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하지만 한국패러글라이딩학교 원용묵 대표는 자신이 걸었던 길을 아들이 걸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길이 쉬워서 그런 건 당연히 아니다. 힘들었지만 즐거웠고, 좋아하는 걸 하면서 인생의 주인으로 살았던 그 찬란했던 시간을 아들도 누렸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원용묵
아들이 12살이 되던 해, 어린이날 기념으로 첫 비행 맛을 보여줬다. 2인용 패러글라이딩으로 하늘을 날았던 아들은 눈을 반짝이며 ‘제대로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 모습이 기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힘들었던 지난날이 필름처럼 머릿속을 지나가면서 가슴이 답답해졌다. 내 자신보다 더 소중한 아들에게 지나온 날들을 다시 겪게 해야 하다니, 알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왔다.
그래도 아들은 패러글라이딩을 즐거워했다. 힘든 훈련을 잘 참아냈고 재능도 있었다. 내가 가르치는 걸 스펀지처럼 흡수했다. 어린 아들을 가르치는 일을 즐거워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원치권
아버지가 패러글라이딩을 타던 모습을 처음 본 건 유치원 때 인 것 같다. 아마 그 전부터 봤겠지만 기억은 유치원 때부터 남아있다. 처음 봤을 때 아주 커다란 보자기 같은 걸 타고 하늘을 훨훨 날았다. 아주 편안하고 행복해 보였다. 그 뒤로 아버지는 대회를 자주 나갔고, 대회에서 돌아오면 손에는 늘 트로피가 들려있었다. 다른 집도 다 그런 줄 알았다. 아버지들은 다 그런 건 줄 알았다.
우리 아버지가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 건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이 돼서 몸무게가 40kg이 넘자 나를 드디어 패러글라이딩에 태워주신 뒤부터다.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5월 5일 어린이날이었다. 처음 타본 느낌은 정말 재미있었다. 어쩌면 태어나서 제일 재미있었던 일일지도 모르겠다. 패러글라이딩이 계속 타고 싶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정말 멋있어 보였다.

아버지 원용묵 아들은 초등학교 때는 전교 1등도 할 만큼 공부를 곧잘했어요. 처음에 패러글라이딩을 제대로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시켜야 할까 고민도 했지만 정말 좋아하는 아들을 보고 마음을 굳혔죠. 또 제가 직업상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삶에 대한 관점이 바뀌었어요.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해서 좋은 직업을 갖고 행복한 건 아니더라고요.

처음엔 좀 놀랐어요. 사회적으로 촉망받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젊은데도 불구하고 체력과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았어요. 저렇게 사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야 삶의 만족도가 높잖아요. 패러글라이딩도 제대로 하면 대기업 연봉 못지않은 경제적인 환경으로 살 수 있어서 아들이 이 길을 가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죠. 자신이 좋아하는 게 뭔지도 모른 채 많은 사람이 가는 길을 쫓아가며 사는 삶 보다 훨씬 낫죠. 저도 제 자신이 행복한 삶을 살았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엔지니어로 돈을 벌 수 있었지만 그 길을 가지 않았어요. 우연한 계기로 패러글라이딩 회사에서 일하면서 이 세계에 입문하게 된 거죠.

아들 원치권 첫 단독비행전을 앞두고 지상에서 연습 할 때는 얼른 첫 비행을 하고 싶었어요. ‘단독비행을 하면 얼마나 신날까’라는 기대감이 매우 컸었어요. 실제로 해보고 나니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어요. 앞으로는 실력이 더 많이 늘어서 아버지처럼 큰 대회도 나가고 아주 먼거리 비행도 해보고 싶어요.

아버지 치권이는 의지도 있고 재능도 있어요. 또 최고 장비를 이용해 최고 수준을 갖고 있는 제가 가르쳤으니 못할 수가 없죠. 하하. 치권이가 시작하고 얼마 안 돼서 치권이 보다 두 살 어린 유지훈이라는 친구도 패러글라이딩을 시작했어요. 두 사람 모두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유소년부 최우수 타이틀을 지켜왔죠.

지훈이랑 치권이 둘 다 잘해요. 패러글라이딩 경기 종목은 정밀착륙과 장거리 두 가지가 있어요. 정밀 착륙은 착륙할 때 메추리알만한 점을 얼마나 정확하게 발로 디디느냐에 따라 점수가 갈리는 경기고, 장거리는 예를 들면 남산에서 떠서 용인을 지나 원주 치악산까지 얼마나 빨리 가느냐를 재는 경기예요. 지구력이 좋은 치권이는 장거리 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순발력이 뛰어난 지훈이는 정밀착륙에서 성과를 내곤 하죠. 성인부랑 경쟁해도 뒤지지 않아요. 국내 패러글라이딩 랭킹 20위에서 30위권 안에 들어간다고 보면 됩니다.

아들 지훈이는 훌륭한 경쟁자이자 좋은 친구예요. 제가 갖고 있지 못한 부분을 갖고 있어 배울 점이 많아요. 아마 혼자 훈련했으면 더 외롭고 힘들었을 수도 있는데 지훈이랑 같이 하니까 의지도 되고 좋아요.

아버지는 훌륭한 선배이자 존경하는 스승님이고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이기도 해요. 제가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지금 어떤 상황인지 말을 하지 않아도 잘 알고 필요한 걸 해주시죠. 훈련할 때는 남보다 저를 더 엄하게 대하세요. 왜 그렇게 하시는지 이해해서 서운하지는 않아요. 집에서는 친구처럼 지내요. 엄마는 공부할 시간에 친구들과 축구, 농구한다고 잔소리하지만 아버지는 그런 걸로 뭐라고 하지 않아요. 오히려 제 나이 때는 그래야 한다고 저를 두둔해 주시죠.

올해 1월초에 대만에서 열렸던 아시아대륙리그(ACPA)에 아버지와 처음으로 같은 선수로 출전했는데 저한테는 정말 뜻 깊은 대회였어요. 아버지처럼 되려면 한참 멀었지만 어깨를 나란히 한 것 같은 느낌이었고 감개무량했어요. 대회에 참가하면서 많은 걸 배웠고 단체전 1위라는 좋은 성적도 얻어서 잊을 수가 없어요.

아버지 요즘에는 일부러 가르치는 일이나 서포트 일도 시켜요. 비행 훈련 하는 거에 비해 재미도 없고 힘든 일이지만 지금 잘한다고 해서 패러글라이딩의 좋은 점만 보고 힘든 점을 겪지 않는다면 나중에 정말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이겨낼 수 없을 거예요.

아들 즐겁지는 않지만 이것도 배울 점이 많아요. 훈련을 하는 것과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건 아주 다른데 다른 사람을 가르침으로써 제 경기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고요. 내년엔 대학생이 되지만 대학 생활이 크게 기대되진 않아요. 친구들 중에서도 요즘에는 대학 생활을 기대하는 친구들이 많지 않아요.

저는 그보다는 세계 최고의 패러글라이딩 선수를 목표로 더 매진하고 싶어요. 또 제 최종 목표는 세계 최고의 패러글라이딩 선수가 되는 거예요.

아버지는 한국 챔피언까지 했지만 갑자기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프시고, 저희 집이 어려워지자 대회 나가는 걸 포기하셨어요. 아버지는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는 실력이 있으신 분인데 가장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본인의 꿈을 포기하셨죠. 한 번도 이런 얘기를 마음을 터놓고 한 적은 없지만 아버지가 스스로 한국챔피언 자리를 내려놓고 생계에 매진하면서 얼마나 안타까웠을지 이제는 이해가 돼요. 이제는 제가 아버지를 대신해서 세계 최고 챔피언 타이틀을 갖고 오고 싶어요. 아버지의 꿈을 이뤄드리고 싶어요.
원용묵 아버지를 위해서 하지 말고 너를 위해서 해. 네 인생을 살아. 아들

<프로필>
원용묵

2015 콜롬비아 세계선수권 대회 출전
제8회 WPAC(8th FAI World Paragliding Accuracy Championship)
인도네시아 국가 대표(팀리더) 참가
2013 국가대표선발 리그 한국 랭킹 1위
국가대표 선발전 개인 종합 1위(2013 리그챔피언)
국가대표선발리그 2차전 및 코리아 프레월드컵 평창대회 개인 종합 2위
2012 한국 챔피언전십 종합 2위
국가대표 선발 리그 1차전 2위
멕시코 월드컵 결승전 국가대표 출전
2011 2010년도 한국활공협회 장거리 기록상 수상(open class)비행거리 : 148.7km
2010 한국리그전 종합 1위 수상
장거리 비행 기록(용인~안동 148.7km)
아시안 패러글라이딩 챔피언십 10위
2002 2년 연속 100km 돌파비행성공(용인~문경 104km)
한국 국가대표선발리그전 종합 1위 입상(2002 리그챔피언 등극)
2003 한국항공회선정 2002년을 빛낸 최우수 선수상 수상
한국선수권 대회 1위
포르투갈 세계선수권대회 34위
2004 한국랭킹 1위
2001 제1회 대통령배패러글라이딩정밀착륙 금메달 수상
공군참모총장배 장거리 일반부 1위
국내최초 행,패러통합 100km 돌파성공기록 보유
(용인~정선간 128km 5시간 20분 비행)
국내최초 태백산맥 횡단비행 성공(소백산~경북 울진간 92km 2시간 50분 비행)
1992 에델 입사

원치권
포곡고등학교
2014 제1회 국토교통부장관배 전국 패러글라이딩 정밀착륙 대회 1위
진챌린저대회 2차전 1위
FAI asian Paragliding Accuracy Championship 2위
2015 전국생활체육대축전 학생부 2위
진 파일럿 챌린저 리그 2차전 문경대회 개인종합 1위
진 파일럿 챌린저 리그 3차전 합천대회 개인종합 2위
산림청장배 전국 패러글라이딩 대회 정밀착륙 학생부 1위
2016 제2회 산림청장배 전국패러글라이딩대회 정밀착륙 학생부 2위
생활체육 청주시장기 전국패러글라이딩대회 학생부 1위
제2회 충청북도패러글라이딩협회장배 전국패러글라이딩대회 학생부 1위
제1회 용인시 협회장배 전국 패러글라이딩대회 학생부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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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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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향 2017-04-21 12:42:21
정말 멋진 부자!!! 보기좋고 든든해 보입니다~ 항상 화이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