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여행가들의 아지트, 워커바웃
도심 속 여행가들의 아지트, 워커바웃
  • 이슬기 기자
  • 승인 2017.04.04 0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많은 발걸음이 교차하는 곳, 여행 테마 공간②

벚꽃의 계절이 돌아왔다. 평소보다 일찍 벚나무 꽃망울이 터지면서 전국 벚꽃 명소에는 꽃놀이에 나선 사람들로 분주하다. 서울에서 가장 늦게 만개한다는 벚꽃 명소인 남산 산책로에도 벌써부터 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남산에서 봄의 생기를 만끽한 뒤 많이 찾는 코스가 숭의여자대학교 별관에서 4호선 명동역 3번 출구까지 이어지는 만화 거리, ‘재미로’다. 만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이 거리에는 숨은 그림처럼 행인을 반기는 독특한 펍이 있다.

“‘워커바웃’이란 성인이 되기 위해 치르는 호주 원주민들의 통과의례를 일컫는 말이에요. 막 소년티를 벗은 아이들은 한 사람의 어른으로 인정받기 위해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는 여정을 떠나요. 황량하고 끝없는 사막을 지나는 동안 나 자신을 천천히 돌아보며 진짜 어른이 돼 돌아온다고 믿는 거죠. 누구나 찾아와서 천천히 스스로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트래블 펍’ 워커바웃은 여행 마니아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아지트다. 2016년부터는 여행 가이드 론리플래닛에 소개될 정도로 전 세계 여행객들이 잊지 않고 들르는 명소기도 하다. 1대 주인장 안영아 씨는 오랜 호주 생활 끝에 이 곳에 처음 카페를 열었다. 우연히 지나가다가 처음 이곳을 들렀던 ‘태국 여행 중독자’ 문순하 씨는 워커바웃의 2대 대표가 됐다. 이처럼 우연한 만남들이 수없이 쌓인 펍의 한쪽 벽면은 방문객들의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빼곡하게 채워졌다.

전 세계 사람들의 길이 교차하는 곳인 만큼 이 곳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녹아있다. 조용히 앉아 이곳 특유의 로컬 수제 맥주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워커바웃의 진정한 묘미는 테이블의 경계가 없다는 데 있다. 여행지 특유의 낭만이 흐르고 있기 때문일까.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처음 보는 사이에도 기꺼이 대화를 나누고 저마다 간직해온 멋진 여행 이야기를 풀어놓는데 여념이 없다고.

깊은 풍미의 로컬 수제 맥주와 매콤한 해물 떡볶이, 그리고 팟타이, 똠양꿍 등 현지인에게 인정받았다는 문순하 대표 특선 태국 요리가 이 집의 인기 메뉴다.

워커바웃
서울 중구 퇴계로20길 49
02-757-1110
평일 16:00-24:00
공휴일 16:00-22:00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