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쓸 만한 일상용품, ‘윤광준의 신생활명품’
오래 쓸 만한 일상용품, ‘윤광준의 신생활명품’
  • 오대진 기자|정영찬 기자
  • 승인 2017.03.31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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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그릇 ‘와사라’부터 ‘스탠리’ 보온병, 고음질 휴대용 오디오 ‘아스텔 앤 컨’까지

‘윤광준의 신생활명품전’이 문을 열었다. 중앙SUNDAY 칼럼 <윤광준의 생활명품>에 소개됐던 ‘잘 만들어진’ 좋은 물건들만을 모아 기획된 이번 전시회는 오늘(3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서울시 마포구 산울림 소극장 2층에서 진행된다.

‘윤광준의 신생활명품전’이 3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서울시 마포구 산울림 소극장 2층에서 진행된다.

사진가, 오디오 평론가, 생활명품 전문가. ‘윤광준’의 이름 뒤에는 여러 수식어가 붙는다. 다만 그의 이름을 알린 사진가와 오디오 평론가 보다는 ‘생활명품 전문가’가 더 맛깔스럽다. ‘생활명품’은 무엇이냐. 그의 말을 빌리면 ‘오랜 세월 쓸 만한 일상용품들’이다. 작가가 길게는 20년, 짧게는 두 달 정도 직접 사용해본 물건들이 그 주인공들. ‘윤광준의 신생활명품전’은 ‘잘 만들어진’ 좋은 물건들만을 자신 있게 소개하는 전시회다.

전시회에서는 윤광준 작가가 선정한 45가지의 신생활명품들 만나볼 수 있다.

소박하고 깔끔하다. 전시회장 입구에 들어서면 동명의 책 표지를 연상케 하는 하얀 배경과 톤이 차분함을 더한다. 아, 차분함은 이 녀석이 먼저다. 지구상에 떠도는 모든 음원을 재생한다는 ‘칵테일 오디오’.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다보면 귀가 ‘쫑긋’ 먼저 반응한다.

소식을 전하는 자연스러운 목소리 '더 플러스 라디오'

일회용 종이 그릇 ‘와사라’, 한 번 사서 죽을 때까지 입는 옷 ‘파타고니아’, 추억을 담은 ‘스탠리’ 보온병, 고음질 휴대용 오디오 ‘아스텔 앤 컨’, 진짜 부산어묵 ‘삼진어묵’, 우리 술 ‘복순도가’ 손막걸리, 필기의 맛 ‘파버카스텔’ 연필, 어른들의 장난감 ‘트로이카’ 다용도 문진 등이 윤광준 작가가 선정한 45가지의 신생활명품들이다.

입구 바로 앞에는 조그만 녀석이 수줍게 앉아 있다. 고음질 휴대용 오디오 ‘아스텔 앤 컨’. 애플 아이팟의 아성에 밀리던 아이리버는 절치부심하여 다시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물건을 만들어냈다. 그의 평가는 이렇다. “고품위음질을 통해서는 소리를 눈으로 보는 듯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지어니.”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람들과 추억을 함께 만들어 온 ‘스탠리’ 보온병

아스텔 앤 컨을 지나 전시장의 오른쪽 편으로 걸음을 옮기면 투박하고 듬직한 녀석들이 줄지어 서 있다. 증조부모가 손주에게 물려주는 일도 흔하다는,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람들과 추억을 함께 만들어 온 ‘스탠리’ 보온병이다. “캠핑 좀 다닌다는 사람치고 스탠리를 모르는 이는 없다. 한 번도 캠핑을 가보지 않은 이들도 스탠리를 안다. 언제 어디서든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는 고마운 물건이 덕분이다.” 고개를 끄덕인다.

도시에서 살아남은 세련된 활동복 '아크테릭스 베일런스'

모퉁이를 돌아 저 멀리 출입문과 정확히 마주보고 있는 전시공간에는 일회용 종이 그릇 ‘와사라’가 곱게 누워 있다. 와사라는 전통 일본문화를 현재에 되살리는 일에 관심 많은 오가타 신이치로의 작품. “자연의 순환을 거스르지 않는 유목민의 생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갈대와 사탕수수 찌꺼기로 만든 종이 그릇은 사람이 모이는 시간을 위해 사용되고, 결국 흙으로 돌아간다.” 격조와 품위가 느껴지는 일회용 종리 그릇 와사라가 버리기 아까운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터.

발을 편하게 해주는 ‘페닥’ 깔창

이 외에도 작가가 가장 아낀다는 ‘오르토폰 SPU 카트리지’, 발을 편하게 해주는 ‘페닥’ 깔창, 정교하고 편안하고 속 시원한 ‘피스카스’ 가위 등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생활명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윤광준의 신생활명품

“좋은 물건 뒤엔 반드시 좋은 사람들이 있다. 어설픈 타협을 하지 않았고 더디고 답답한 세월을 이겨낸 이들이다. 물건은 곧 인간 정신의 표현”이라는 그의 말, 윤광준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잘 만들어진’ 물건을 오감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윤광준의 신생활명품전’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자.

윤광준의 新생활명품展
산울림 아트앤크래프트 2017. 3. 30~4. 9

장소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157(서교동 327-9) 산울림 소극장 2층
개관 월~일 오후 12시 30분~오후 7시 30분
문의 02-335-5919(산울림 아트앤크래프트), 02-333-3705(오픈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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