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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오심의 역사
화려한 오심의 역사
  • 오대진, 이지혜 기자
  • 승인 2017.03.22 0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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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권위 앞세운 오심 혹은 규정

얼마 전, 국내 프로배구 경기에서 희대의 촌극이 벌어졌다. 심판이 규정에 맞지 않는 유니폼을 입은 선수를 뛰게 해놓고, 뒤늦게 판정을 뒤집었다. 오심 이후 일어난 해당 팀의 포인트를 다 깎기도 했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었을까. 국내를 포함한 세계 스포츠 문화에서 심판의 권위는 하늘처럼 높아 쉽게 다가갈 수 없다. 권위, 참 중요하다. 하지만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해야 하는 스포츠 경기에서 권위만으로 모든 논란을 종식할 순 없다. 심판으로 인해 논란됐던 경기, 분야를 다양하게 짚어봤다.

심판으로 인해 논란됐던 경기, 분야를 다양하게 짚어봤다.

쇼트트랙
얼마 전 막 내린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스타 심석희가 중국 판커신의 ‘나쁜손’에 뒤로 밀려났지. 하지만 그 이후 판정이 더 가관이었어. 심판은 비디오 판독 끝에 심석희 역시 반칙을 했다며 실격패로 처리했어. 바로 다음 날 금메달을 목에 걸며 오심을 당당히 비웃긴 했지만, 쇼트트랙 오심의 역사는 그야말로 대단하지.

그러네. 오심의 역사가 생각만으로도 꼬리에 꼬리를 물어. 오노가 그랬고, 리자준도 있고, 판 커신도 합류했고. 나쁜 손이 효자손으로 바뀌는 이상한 공식이 성립하는 스포츠야. 오노에 열폭한 김동성이 오죽하면 분노의 질주로 한 바퀴 반 차이를 벌렸겠어. 판정으로 결과가 나올 때마다 의심이 간다면, 규칙 혹은 규정에 대한 변경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지 않나 싶어.

야구
프로야구를 즐겨보는 한 사람의 팬으로서 부탁을 드리고 싶어. 전 심판진한테 말이야. 보복성 혹은 감정에 휘둘린 판정은 근절되었으면 해. ‘가끔’ 아니고 ‘종종’ 보여. 요즘 중계카메라 기술이 좋잖아. 심판진들의 사소한 감정 표현 하나하나가 다 잡힌단 말이지. 100%는 당연히 없다고 생각해. 하지만, 심판이 경기 결과에 개입되는 일은 근절돼야 해.

매년 일어나는 프로야구 오심 논란을 ‘심판 존중’이나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말로 포장하는 것도 이제 지겨워. 개인적으로 2010년 시즌에 일어난 롯데 용병 가르시아의 퇴장논란은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어. 당시 항의하는 가르시아를 비웃고 조롱했던 표정. 오심을 떠나서 심판의 자질과 인격의 문제였어. 크게 본다면 심판의 권위를 앞세운 문제기도 했지.

배구
이번에 일어난 한국전력의 강민웅 유니폼 사건은 2010년대 프로배구에 길이 남을 촌극일 거야. 사건 이후 심판이 징계를 받긴 했지만 중요한 경기를 내준 한국전력이나 “정신병에 걸릴 뻔 했다”고 인터뷰했던 강민웅 선수에게도 작지 않은 타격이었을 거야. 연맹 규정 자체도 세계 규정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고, 거기서 나온 오심의 문제는 원론적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

처음에 들었을 때 믿지 않았잖아. 이게 뭔 코미딘가 하고. 사실로 확인한 뒤에는 열불이 터졌고. 도대체 어떻게 판단을 내리면 저런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하나 마나인 것 같아. 심판진들은 그 상황만 잘 넘기면 어떻게든 마무리될 것으로 생각했었지 않나 싶어. 심판 개인의 자질도 자질이지만, 심판위원회 자체가 아직은 경쟁력이 없는 것 같아.

축구
국내도 문제지만 프리미어리그 역시 비디오 판독을 두고 불협화음이 심해. 심판의 권위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비디오 판독을 거부하고 있지. 슬로우로 다시 보면 오심 여부를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축구경기에서 비디오 판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해. 물론 경기 흐름을 방해받지 않는 선에서 말이야. 경기의 흐름과 관중의 흥미보다 심판의 권위가 중요하진 않아.

난 조금 생각이 달라. 다른 구기 스포츠와 달리 축구는 흐름이 생명인 스포츠야. 유일하게 하프타임을 제외하고는 경기 시간이 계속 흘러. 외부의 개입 없이 말이지. 비디오 판독의 범위도 주관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아. 개인적으로는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의 오심보다 소위 말하는 ‘침대 축구’가 꼴불견이야. 이 문제를 명확히 짚지 못하는 이상 불협화음은 쉽게 걷히지 않을 거야.

농구
심판 판정이 워낙 까다로운 종목으로 정평이 난 만큼 농구계는 오심 퇴치를 위해 여러 가지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것 같아. 특히 NBA는 최근 심판을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인원 확충, 리뷰 시스템, 가상현실 시스템, 심판 휴식 보장 시스템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기도 하지. 특히 판정 보고서에 심판 이름을 적시하기로 한 제도는 높이 사고 싶어. 한국도 어서 이런 변화에 발맞췄으면 해.

농구만큼은 꽤 권위가 올라왔다고 생각해. 최근 NBA 흐름도 오심에 대한 불만이 많이 적어지는 추세고, KBL 역시 이 흐름을 따라가고 있어. 감독과 선수들 역시 비디오판독 시스템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 보기도 좋아. 아무 말도 없이 집에 가서 웃고 있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야. 경기장에 직접 찾아가서 관람해 보니 분위기도 매끄럽고 예전보다 즐거워진 느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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