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의 길을 가는 쾌감, 오프로드 마니아
원시의 길을 가는 쾌감, 오프로드 마니아
  • 글 이지혜 기자 Ι 사진 양계탁, 정영찬 기자
  • 승인 2017.03.09 06: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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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잼코리아 최윤호, 클럽 랭글러코리아 김민석 씨 인터뷰
최윤호 몬스터잼코리아오피셜 대표이사

THE HISTORY OFF-ROAD
최윤호

몬스터잼코리아오피셜 대표이사
2013년 XTM아드레날린 오프로드편 자문위원
2014년 K2어썸도어 산악자동차전문가선정
2017년 대한민국 최초 몬스터잼 공연
미국 MOAB 오프로드 해외출정투어 5회

김민석 클럽 랭글러코리아 매니저

CRAZY FOR OFF-ROAD
김민석

클럽 랭글러코리아 매니저
2015년 인제 바퀴축제 T2 오프로드 대회 3위
2015년 지프 챌린지 오프로드 대회 본선출전
2016년 락크롤링 오프로드 대회 3회
2015년 미국 MOAB 오프로드 코스 탐방

LONG LIVE OFF-ROAD
없는 길을 간다. 커다란 바퀴가 물보라를 내며 바위를 오른다. 기우뚱하다 곧 굴러버릴 것 같지만, 용케도 제자리를 찾아 구른다. 포장되지 않은 산길. 태초의 자연 속에서 인간이 기계를 다루는 최고의 기술을 구현한다. 오프로드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서로 소개 부탁드려요.
최윤호(이하 최) 반갑습니다. 저는 최윤호입니다. 제 옆에 있는 이 친구는 제가 아주 아끼는 동생 김민석입니다. 5년 전 오프로드 동호회에서 처음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클럽 랭글러 코리아의 매니저로 국내 많은 오프로더를 한 곳으로 모아 착실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바쁜 생활 중에도 클럽 매니저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아 굉장히 아낍니다. 지난해 미국 모압투어에도 함께 다녀왔을 정도로 끈끈한 인연이죠.

김민석(이하 김)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윤호 대표님은 제가 존경하는 형님이자 오프로드 선배죠. 5년 전 처음 오프로드에 발 담그고자 했을 때, 워낙 유명한 분이라 다니시는 코스가 궁금해서 적극적으로 연락하기 시작했어요. 다양한 코스를 제게 보여주시고 함께 다니며 스킬 연마에 항상 도움 주시죠. 국내 오프로더 분야에선 가장 유명할 뿐만 아니라 최근 몬스터잼의 국내 최초 공연을 개최하는 분이기도 하죠.

프로드에 발 담그신 계기가 궁금해요.
워낙 캠핑을 좋아했어요. 그러다 백패킹에 빠지게 됐고 오지캠핑까지 연결이 됐죠. 오지를 더 기동력 있게 다니기 위해 차량을 구입했고 초반엔 그저 자연 속에서 캠핑을 즐기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했어요. 우연히 오프로드를 구경하고 제 차도 저렇게 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 그때부터 차에 변화를 주며 오프로드에 빠지게 됐어요.

일을 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저를 발견하게 되더군요. 자연 속에서 쉬고 싶었어요. 우연히 자동차를 고치러 갔다가 그곳에서 동호회 멤버를 만나게 됐고 권유를 하더군요.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만 먹었는데 그분께서 지금 당장 떠나자고 하더군요. 전 그때 구두를 신고 있어서 힘들 것 같다고 했더니 “그게 무슨 상관이냐”며 데리고 가셨어요. 그 짜릿한 경험에 이끌려 15년간 오프로드에 몸 담았네요.

타는 모습을 보니 어마어마해요. 운전자만이 느끼는 매력도 궁금한데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길이 아닌 나만의 길을 가는 매력이 가장 커요. 아무도 가지 않은 곳을 내가 만들어 가는 짜릿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어요. 암벽이 그렇듯 이 세계에서도 새로운 길을 내면 그 사람의 이름을 붙여주곤 하죠. 저 역시 제 이름이나 닉네임을 딴 길들이 있어요. 또한, 특성상 차를 구조해야 하는 구난 상황이 벌어질 때가 많은데 그런 고비를 넘기며 구성원들의 협동심이 생기죠. 사회에선 느낄 수 없는 끈끈함이 매력이죠.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반복되지 않은 길을 갈 때 원시적인 쾌감을 느낄 수 있어요. 예견되지 않은 작은 사고들이 잦은데 이것들을 극복하는 재미가 성취감을 줘요. 탐험가들의 도전 정신을 느낀다고나 할까요. 무엇보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어서 가장 행복해요.

아무래도 자연에 관해 이야기를 좀 해야겠죠?
많은 분이 오프로드를 탄다고 하면 자연을 훼손한다고 말씀하세요. 사실 저희에게 자연훼손은 매우 민감한 문제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렇게 바라보시는 만큼 더욱 신경 쓰고 있어요. 물론 바위가 깨지긴 하죠. 하지만 단지 그것만으로 편견을 가지진 말아주세요. 오히려 저희는 환경보호에 더 앞장서고 있어요.

맞습니다. 행사하거나 오프로드 활동을 하고 캠핑 뒤엔 쓰레기를 저희만큼 잘 처리하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 장담합니다. 그곳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무조건 가져와요. 다른 캠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도 챙겨와요. 차량이 있으니 무거운 쓰레기도 문제없죠. 현실적으로 말하면 저희가 갈 수 있는 국내 산은 사유지거나 국가소유거나 혹은 군사지역이에요. 무조건 오프로드는 나쁘다는 편견을 가지기 전에, 오프로드를 즐길 수 있는 곳에 대한 재정비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봐요.

그러기 위해서는 튜닝 얘기 역시 빠질 순 없겠죠?
네. 사실상 한국에서 어떤 형식의 튜닝은 불법이에요. 하지만 아이러니하죠. 선팅을 안 하는 차는 없지만 선팅은 불법이에요. 문신 역시 불법이지만 많이 하죠. 저희가 잘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에요. 불법의 범위가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는 거예요. 실례로 지난 2013년 강릉지역에 폭설이 내렸을 땐 갈 수 없던 길을 저희가 가서 구호 물품을 전달하고 정리하는 역할을 했어요. 강원도 진부면에 수해가 났던 시기에도 길이 끊어져 저희만 의약품을 싣고 들어갈 수 있었죠.

그런 경우엔 오프로드를 튜닝한 차라는 이유로 비난할 수 있을까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불법의 테두리에 있다고 모두 욕할 게 아니에요. 법이 제대로 개정돼 차량 성능에 문제 되지 않는 튜닝을 합법화하는 게 중요해요. 적법한 절차를 밟아서 등록할 수 있으면 튜닝 문화도 자연스럽게 발전하겠죠. 현실적 테두리 안에 제대로 갇혀서 자유롭게 즐기고 싶은 것이 사실이에요.
결국 저희는 오프로드를 눈치 보지 않고 즐길 곳을 원하는 거죠. 분명 오프로드를 하는 사람은 많아요. 튜닝 법이 제대로 개정된다면 환경을 지키며 탈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날 겁니다. 색안경을 끼고 비난부터 하시는 분들도 설득할 수 있겠죠. 오프로드를 보는 시선과 튜닝에 대한 법제들이 틀에만 얽매여 있지 않았으면 해요.

랭글러코리아 봉사활동 모습 ⓒ최윤호

예민한 이야기였을 텐데 감사합니다. 봉사활동을 많이 하시는 이유도 위 이야기들과 일맥상통하는 건가요?
그렇진 않아요. 저희에 대한 편견을 깨부수기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도 좋겠지만, 사실은 순수한 마음이 커요. 부모가 없는 아이들이 소외되지 않으면 좋겠어요. 학교에서 매일같이 주말에 가족과 캠핑 다녀온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 사이에 보육원 아이들은 얼마나 상실감이 크겠어요. 그런 아이들의 소외감을 없애주고 행복을 채워주고 싶어요.

그래서 저희는 매년 보육원 아이들을 데리고 캠핑을 다녀와요. 모든 보육원 아이들이 행사를 좋아하고 참여하려고 해요. 오프로드 차를 타고 체험할 수도 있고 캠핑을 하며 즐겁게 지내요. 보육원도 한 군데만 가지 않고 가능한 한 공평하게 다양한 곳을 찾아가요. 많은 아이에게 기회를 주려고 노력 중입니다.

아이들은 순수 그 자체예요. 길에 좋은 외제차와 진흙탕 튄 더러운 저희 차가 지나가면 아이들은 저희 차만 쳐다봐요. (웃음) 왜겠어요. 다양하게 튜닝되고 개성 있는 차가 아이들의 창의력도 키워준다고 믿어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진행하는 몬스터잼도 아이들이 행복하기 위해서예요. 이 행사 역시 불우아동, 장애아동, 다문화 아이들을 비롯한 자동차 관련학과 대학생들 1만 명을 초대했어요.

마지막으로 오프로드 문화에 대해 한 말씀 해주세요.
랭글러는 남자들의 로망이죠. 아직 우리나라엔 오프로드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한 듯해요. 가까운 미국은 오프로드 파크가 지정돼 자연과 인간과 자동차가 하나 될 수 있어요. 그 속에서 문화를 이루며 거대한 오프로드 시장이 이뤄지는 거죠. 한 주간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재충전하며 새로운 원동력으로 삶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멋진 레저스포츠라고 생각합니다.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는 오프로드의 세계를 즐기며 삶에 활력을 되찾길 바라봅니다.

최 그저 지탄의 눈으로만 보진 말아주세요. 싫어하는 분도 많죠. 저희가 가던 코스가 어느새 백패킹 길이 되고 다시 차를 끌고 가보니 트레킹 하는 분의 질타가 이어지고 가는 길에는 오프로드를 막기 위해 철조망이 쳐져 있어요. 소방 안전을 위해 뚫려 있어야 하는 길인데도 말이죠. 참 아이러니한 이야기죠. 공간을 만들어야 발전할 수 있어요. 무작정 제재한다면 문화 자체가 퇴보하겠죠. 대형 오프로드파크가 만들어져서 마음 편하게 회원들과 달릴 수 있는 날을 바라봅니다.

OFF-ROAD IN AMERICA
미국 유타주 모압MOAB에서 즐기는 오프로드
접근 방법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자동차로 5시간 이동 또는 모압 공항
비용 1일 기준 차량 렌트 400불(보험포함), 가이드 300불
문의 미국 유타주 관광 안내 홈페이지(www.utah.com) 또는 개별문의(blog.naver.com/scuba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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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불편러 2018-04-03 08:36:14
환경파괴해놓고 즐겁다고 흥흥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