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선택보다 중요한 피팅, 결과는 충격
자전거 선택보다 중요한 피팅, 결과는 충격
  • 오대진 기자
  • 승인 2017.03.06 06: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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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 교정 & 피터와 지속적 교감이 중요

자전거 선택보다 중요한 피팅
자전거를 선택했다면 어쩌면 이보다 더 중요한 피팅Fitting이 기다리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아직 생소할 수 있지만 최근 국내 자전거인들 사이에 이슈로 떠오르며 저변을 넓히고 있는 것이 바로 피팅이다. 자전거 피팅은 맞춤형 정장과 같다. 다리 길이, 팔 길이, 어깨 넓이 등을 측정한 후 자신의 몸에 꼭 맞게 자전거를 세팅하는 것이다.

발의 틀어짐 각도도 피팅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일반 자전거 숍에서 자전거 사이즈를 맞추며 “키 180cm면 54사이즈 타시면 됩니다”라는 말을 들었다면 되묻거나 의심을 해 보자. 자전거 피팅은 키만 갖고 맞출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동일한 키라도 다리길이가 다를 수 있고, 팔 길이와 비율 등이 다를 수 있다.

다리가 길다는 것은 보통 몸통이 짧다는 이야기인데, 이 경우 하체 높이는 맞을 수 있지만, 상체 거리는 짧아져 스템을 줄여 길이를 조절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완성차는 어디까지나 기성품이다. 통계적 데이터를 갖고 나온 제품이기 때문에 피팅을 통해 자신의 몸에 꼭 맞게 세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전거 라이딩을 즐긴다면 동해안 라이딩은 꼭 한 번 해보자.

첫 번째 기준은 프레임 사이즈
피팅의 가장 큰 기준은 프레임 사이즈다. 한상기 대표는 “피팅을 하다보면 오신 분들의 절반 정도는 프레임 사이즈가 잘못된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본인 사이즈보다 큰 사이즈를 타고 오시는데요. 그래서 막상 피팅을 시작하면 피팅 기구들을 보시곤 다들 묻습니다. ‘이게 뭐냐고.’ 생소하신 겁니다. 이제껏 안장 높이만 맞춰서 타신 거죠. 이 경우 몸에 무리가 갈 수 있고, 심한 경우 망가지기도 합니다”라며 정확한 프레임 사이즈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를 위한 첫 단계는 키와 인심 측정이다. 인심의 경우 여러 차례 측정하는 것이 기본이다. 일반인들의 경우 인심 측정을 해 본 경험이 적어 인심 측정 손잡이를 잡아 올릴 때 힘을 주지 않거나, 아니면 너무 힘을 줘 발이 들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차이가 심하면 프레임 사이즈까지 달라진다고 한다. 181cm에 인심 87.5cm. 기자의 사이즈는 56사이즈다.

페달링 시 무릎 각도는 35~40도 사이가 적당하다.

충격적인 피팅 결과
두 번째는 하체의 균형 측정. 어깨 넓이로 발을 벌리고 선다. 양 발을 기준으로 무릎을 거쳐 골반까지 레이저를 쏜다.

충격. 왼쪽은 그나마 준수하지만 오른쪽 무릎이 심하게 안쪽으로 들어와 있다. 가상의 지점을 보며 제자리걸음을 하다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멈추니 오른발이 약 5cm 이상 앞으로 나와 있었고, 발도 90도가 아닌 약 70도 각도로 틀어져 있었다.

이 경우 클릿슈즈를 통해 어느 정도 보정이 가능하다고 한다. 오른발의 클릿슈즈 각도를 약간 바깥쪽으로 틀어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다만 각도를 트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통증이 있을 경우엔 적용하지 않고, 라이딩 시 불편함이 찾아오면 다시 상담해야 한다.

클릿슈즈는 왼발이 유럽사이즈 기준 42.5, 오른발이 42.5보다 조금 더 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발의 사이즈가 미세하게 차이가 난다. 발볼이 있고, 등도 높은 편, 신발은 44W. W는 와이드를 뜻한다. 소위 말하는 ‘칼 발’이 아니라면 와이드가 한국인의 체형에 더 편하다고 한다.

유럽사이즈 기준 42.5에, 발 볼과 등이 있어 와이드 모델이 적합했다.
신발이 타이트하면 다이얼을 돌려 조절할 수 있다.
턱끈까지 직접. 눈은 왜 감고 있는거야….
불균형. 오른쪽 무릎이 심하게 안쪽으로 들어와 있다.
라이더와 피터의 지속적인 교감이 중요하다.

신발은 큰 발 먼저 신어보고, 양말(두꺼운 스포츠양말은 피한다)을 신은 상태에서 딱 맞으면 된다. 다만 통증이 있다면 한 치수 큰 것까지 신어보고 판단한다. 피팅은 저녁이나 야간보다는 이른 시간이 좋다. 일과를 마친 후 발 사이즈를 재면 발이 퉁퉁 부어 심하면 반사이즈까지 차이가 나기도 한다.

클릿슈즈가 처음이라면 몸에 익을 때까지 연습이 필요하다. 결합할 때는 출발 전 평소 많이 사용하는 발을 클릿페달에 ‘딸깍’ 밀어 넣고, 페달을 밝으며 다른 발 또한 결합한다. 클릿을 뺄 때는 종아리나 발이 아닌, 허벅지를 바깥쪽으로 튕긴다는 느낌으로 돌리면 클릿슈즈가 ‘툭’ 하고 빠진다. 자전거에 오르고 내릴 때의 시선은 항상 땅이 아닌 정면을 향해야 한다. 감으로 할 수 있어야 된다는 이야기.

발목의 각도를 관찰하고 있는 한상기 대표.

지속적인 교감이 필요한 피팅
이제 자전거에 오른다. 평소 라이딩 강도의 60~70% 강도로 페달을 구른다. 이때부터는 라이더와 피터의 지속적인 교감이 필요하다. 몸이 덥혀질 정도로 페달을 구르자 묻는다. “불편한 곳이 있나요?” “양 발바닥에 통증이 조금 있어요.” 내려와서 다시 대기. 클릿슈즈가 숨도 쉬지 못할 만큼 발을 꽉 쥐고 있었다. 다이얼을 돌려 텐션을 줄이자 이내 편안해진다.

다시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구른다. 페달링 시 무릎 각도를 측정한다. 38도. 대략 35~40도 사이면 적정 각도다. 계속해서 기자의 페달링을 지켜보던 한 대표는 “왼 다리가 자꾸 바깥쪽으로 흐르네요. 배가 좀 나오셔서 페달링 시 허벅지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 뱃살이 문제다. 허벅지를 튕겨내고 있다. 창피하지만 어쩌겠는가. 사실이다. 그 외에는 페달링 시 크게 문제되는 사항은 없었고, 왼다리가 바깥으로 흐르는 것과 상체가 덜 숙여지는 것은 앞으로 라이딩을 하며 지속적으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핑키벨로의 한상기 대표(오른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 박남희 매니저, 이인규 매니저, 김풍년 미캐닉, 박동환 팀장은 아쉽게 함께하지 못했다.

ABC 안전 캠페인
자전거에 입문하는 라이더들이 범하는 한 가지 실수가 있다. 예산 문제다. 어떤 취미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자전거 역시 선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바로 예산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입문자들이 ‘자전거 입문 예산=자전거 가격’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막상 매장에 방문해 상담을 받다보면 장벽에 부딪친다. 안전장비의 존재다. 보통 입문자 기준으로 라이딩 장비 전체 가격 중 자전거가 80%, 하이엔드 모델의 경우에는 65~75%를 차지한다. 기본 안전장비에는 헬멧과 장갑, 패드바지, 전후라이트 등이 있다.

자전거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전조등과 후미등을 켜야 더욱 안전하다.



트렉에서는 ‘ABC 안전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A는 ‘ALWAYS ON’의 약자로 주야간을 불문하고 전조등과 후미등을 켜는 것을 말한다. 보통 자전거 사고가 밤에 많이 일어날 것 같지만 오히려 사고의 80% 이상이 주간에 발생한다. 비교적 활동이 많은 주간에 라이더끼리의 충돌도 있고, 최근에는 차량 운전자가 스마트폰을 보다 전방 부주의로 자전거와 사고가 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국내에서 한 사이클 팀을 덤프트럭이 덮친 사고가 있었는데 이 또한 스마트폰을 보다가 발생했다.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자전거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주간에 전조등과 후미등을 켜야 한다는 것이다.

트렉 ‘ABC 안전 캠페인’

B는 ‘BIOMOTION’의 약자로 인체의 움직이는 부분을 강조하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며 움직이는 신체 부분, 즉 무릎과 관절 등에 효과적으로 관심을 끄는 라이더는 타인에 의해 눈에 띌 수 있는 가능성이 최대 83% 높다고 한다. 이런 부분에 반사성 혹은 형광성 제품을 착용한다면 멀리서도 타인에게 쉽게 눈에 띌 수 있다.

C는 ‘CONTRAST’의 약자로 주야간에 적합한 장비를 선택하는 것을 말한다. 형광색 의류는 라이더의 사고 위험을 53%나 낮추는 것으로 조사됐다. 복장과 라이트, 반사 소재 바테입, 반사용 타이어와 프레임 등을 주야간에 맞게 착용하고 장착하는 것이다.

자전거를 재미있게, 즐겁게 타려면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 모든 야외활동이 마찬가지이지만, 자전거 라이딩 역시 안전이 최우선. 그런 의미에서 트렉의 ABC 캠페인은 모든 자전거인들이 따라야 할 모범적인 캠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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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초보라이더 2017-03-12 02:26:46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꼭 피팅 받아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