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R 리액터 스토브 시스템, 백패킹 필수 잇템
MSR 리액터 스토브 시스템, 백패킹 필수 잇템
  • 글 이슬기 기자 Ι 사진 양계탁 기자
  • 승인 2017.02.2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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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 원리 이용한 최초 스토브…스토브, 쿠커 일체형 혁신

‘Good Enough‘는 거부하고 ‘Best Possible’을 외치는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MSR의 명칭은 ‘Mountain Safety Research’ , 우리 말로 ‘산악 안전 연구회’의 약자다. 고리타분하게 들리는 이름이지만 그만큼 이들은 아웃도어에서 안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장비가 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알고 또 연구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MSR을 믿고 소비하고 사용한다.

MSR의 공식적인 설립연도는 1969년이지만, 실제로 MSR이라는 브랜드는 그보다 더 이전에 태어났다. 시애틀에서 활동하던 산악인 래리 팬버시Larry Penberthy는 쉽게 망가지는 기존 등반 장비에 불만을 품고 스스로 장비를 개발하기 시작한다. 팬버시의 연구는 입소문을 타고 산악인들의 공감대를 형성했고, 마침내 1969년 등반 장비 전문 개발 회사 MSR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이후 MSR은 지금껏 상상할 수 없었던 획기적인 제품을 내놓기 시작한다. 크롬으로 만든 썬더버드 피켈과 리튬 전지 헤드램프, 아이스 액스 키트 등이 그것들이다. 특히 1973년에는 세계 최초로 연료통과 화구가 분리된 모델 9 스토브를 출시해 아웃도어 장비 역사에 획을 긋는다. 모델 9은 고도가 높은 산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당시 문젯거리였던 등반 중 식수 문제를 해결했고, 곧 전 세계 등반가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러니 MSR의 리액터 스토브가 백패커들의 필수 장비가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2007년 공개된 이 스토브 시스템은 이스포 아웃도어 베스트 어워드를 비롯해 I.DInternational Design 애뉴얼 디자인 리뷰 어워드, 독일 아웃도어 에디터스 초이스 어워드 등을 휩쓸며 혜성처럼 등장한다.

인기의 비결은 복사 원리를 이용한 최초의 스토브라는 점. 기존의 스토브들은 열기를 띤 분자를 움직여 열을 확산시키는 대류의 원리를 따른다. 반면 복사는 빛이 직접 열을 전달하기 때문에 열 손실이 적다. MSR 리액터는 대류열과 복사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스토브다.

발광체인 버너 헤드가 열교환기로 둘러싸여 바람에 대한 저항력이 강한 리액터는 매서운 추위 속에서 가장 빛을 발한다. 탁월한 열효율과 압도적인 화력으로 순식간에 물이 끓어 취사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복사열을 사용하기 때문에 열 발산이 뛰어나 텐트 안에서 임시 난로로 쓸 수도 있다.

또한, 내열성 금속 페크랄로이 다공 디스크를 사용해 가볍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최상의 버너를 구현해냈다. 스토브와 쿠커가 일체형이라 간편한 데다 포트 속에 스토브를 수납하는 방식으로 패킹 시 부피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가스를 연결하고 표면에 불을 댕긴다. 이내 버너 헤드가 붉게 타오르고 그 위로 선명하게 빛나는 MSR 로고. 여기까지 5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연구에 연구를 거치며 5년 만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MSR의 리액터는 결국 캠핑의 역사를 바꾸는 또 다른 혁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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