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지로버 스포츠 3.0 SDV6 HSE 시승기
레인지로버 스포츠 3.0 SDV6 HSE 시승기
  • 글 오대진 기자 Ι 사진 정영찬 기자
  • 승인 2017.02.2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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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의 대명사 랜드로버, 이제는 온로드까지

남자에게 자동차는 가장 비싼 장난감이자 자신의 삶을 대변하는 존재다. 아웃도어 라이프까지 즐긴다면 그 존재가치는 더욱 커진다. 나만의 공간이 되어 주고 함께 취미를 공유하는 친구가 되기도 한다. 비싼 장난감 좋아하는 두 기자의 자동차 리뷰를 시작한다. 첫 번째부터 어마어마한 녀석이다.

바야흐로 SUV 춘추전국시대에 살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현대 갤로퍼와 쌍용 무쏘 등 손에 꼽을 만한 몇 몇 차들만의 리그였던 국내 SUV 시장. 강산이 두 번 변한 사이, SUV 시장은 그보다 더 큰 변화가 있었다. 소형 SUV 시장이 새로이 생겨났고, 크로스오버 차량도 등장했으며, 고급브랜드들의 SUV 진출 러시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런 대격변의 시대에서도 아이덴티티의 큰 변화 없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써가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오프로드’ , ‘험로 주행’의 대명사 영국 랜드로버LAND ROVER다. 오늘 만나볼 녀석은 랜드로버에서도 가장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레인지로버 스포츠RANGE ROVER SPORT다.

‘오프로드’ , ‘험로 주행’의 대명사 영국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스포츠

브랜드 아이덴티티
정영찬(이하 정) 랜드로버의 브랜드 가치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어. 오프로드, 즉 험로 주행의 아이콘이지. 단종된 디펜더는 랜드로버의 상징과도 같았어. 이후 모델들은 이런 이미지가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지만. 다만 그 상징적인 이미지가 회사를 망하게 할 뻔한 것도 사실이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고집을 버리며 절충안을 찾은 결과, 다시금 랜드로버의 명성을 찾을 수 있었어. 뭐, 어찌됐든 차가 좋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야.

오대진(이하 오) 아이덴티티를 완전히 버리지 않으면서 대중성도 잘 끌어안은 것 같아. 여전히 유효하잖아. ‘랜드로버=오프로드’라는 공식은. 여기에 우리나라 시장과도 특히 잘 맞았던 것 같아. 명품 브랜드와 SUV가 주도하고 있는 시장 상황, 그리고 우리나라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지향하는 분위기랄까. 랜드로버는 이와 딱 들어맞는 브랜드지. 리쌍 노래 가사에도 나오잖아. “세상살이도 몸빵했던 뚜벅이 품반 이제 레인지로발 타고 더 먼 곳을 가.” 연예인들의 영향력도 무시 못해.

랜드로버=오프로드 & 럭셔리 SUV의 끝판왕

Exterior
전체적인 라인은 각이 지고, 부분 부분 볼륨감이 입체적으로 살아있는 SUV의 표본 같은 디자인이야. BMW의 키드니 그릴이 그렇듯 랜드로버만의 아이덴티티가 확고하게 담겨 있어. 심플하고 직관적이면서도 완성도 높은 느낌. 그러나 조금 더 투박한 느낌의 랜드로버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겐 아쉬움도 있을 것 같아. G바겐은 아직 그 모습 그대로인데 말이야.

직선을 잘 살려 올드 모델의 모습을 잘 계승했지만 확실히 아쉬움은 있어. 터프한 상남자의 차에서 온가족이 함께 탈 수 있는 패밀리 SUV 느낌으로 바뀌었다고 할까. 앞모습도 순둥이 같은 느낌도 있고. 예전보다는 말이야. 바꿔 말하면 여성 고객들에게는 더 어필할 부분이 많아진 것 같기도 해.

고급스러운 가죽과 스틸로 마감한 인테리어

Interior
오프로드를 주행하기에는 너무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애초 랜드로버의 지향점은 오프로드인데 지금 차는 오프로드 보다는 실생활, 즉 도심 주행에 더 가까운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이 먼저 생각나. 한 마디로 ‘험로 주행하기에는 아까운 인테리어’야.

럭셔리 SUV의 끝판왕, 오프로드의 절대 강자.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어. 예전 디펜더를 생각해보면 고급스러움이 막 넘쳐 흐르진 않았지. 험로 주행의 이미지만 떠올랐어. 지금 이 녀석은 고급스러움과 다이내믹함, 그 두 모습이 함께 보여. 일상은 물론 아웃도어에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오지에 가서 가족 캠핑을 즐기는 모습이 쉽게 떠올라. 남성다움에 편안함과 안락함을 더했어.

터레인 리스폰스 시스템. 지형 조건에 맞게 주행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인 메디리안 사운드 시스템

실내 공간은 차 크기에 비해 그리 커 보이지 않았지만 실제 타 보니 덩치 큰 남성도 문제없었어. 다만 차량 크기 대비 트렁크 공간(784L)은 조금 아쉬움이 있었어.

메리디안 스피커는 해상도와 공간감이 남달랐어. 랜드로버라는 브랜드에 걸맞은 고급스러움이 묻어 있는 사운드야.

SUV의 표본 같은 직관적이고 볼륨감 있는 디자인

주행 성능
배기량 2,993cc V6 터보 디젤 엔진을 얹었어. 최고출력 306마력@4,000rpm, 최대토크 71.4kg.m@1,500~1,750rpm에서 나오는 힘은 어마어마.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더라고. 여기에 공차 중량 2,395kg은 최첨단 알루미늄 모노코크 바디를 적용, 이전모델에 비해 많이 가벼워졌지. 정숙성과 안락함까지 더해져 투박한 SUV를 모는 느낌은 들지 않았어.

거대한 크기에 어울리지 않은 민첩함이 인상적이었어. 차선 변경 할 때 이 차가 일반 SUV가 아니구나 하는 느낌이 들더라고. 스포츠감이 남달랐어. 스티어링 반응도 즉각적이고 속도에 따른 무게감도 크게 다르지 않았어. 마치 고급 세단에 타고 있는 듯한 승차감 말이야.

최저 지상고 163mm, 오프로드 지상고는 278mm. 에어 서스펜션을 통해 지상고를 최대 115mm까지 조절할 수 있다.

아웃도어에서는?
앞서 말했듯 1억 원이 넘는 이 차를 갖고 오프로드 주행을 하기에는 부담이 있을 것 같아. 고급스러움이 조금 과하다고 할까. 물론 도심과 여행을 비롯한 온로드 주행이 주는 즐거움은 탁월한 것 같아. 멀리 떠나고 싶어지는 차야. 동시에 편하게 마트에 갈 수 있는 차이기도 하고. 사실 고급스러움이 더해지면서 포지션이 어중간해 진 느낌도 들어. 형인 레인지로버보다는 덜 고급스럽잖아?

그 명성답게 아웃도어라이프에 제법 잘 어울리는 녀석이야. 남양주 팔현 캠핑장을 가 본 사람이라면 알거야. 잠깐이지만 개울 건너고, 산길 올라가고. 4륜 SUV가 아니라면 감히 넘볼 수 없는 곳이지. 세단 하부 긁히는 거 여럿 봤어. 이 녀석은 최대 도강 깊이 850mm에, 오프로드 지상고는 278mm로 에어 서스펜션 세팅을 최대 115mm(최저 지상고 163mm)까지 조절할 수 있어. 팔현 캠핑장 상부 명당 사이트는 딱 이런 차들을 위한 사이트지.

디펜더부터 디스커버리, 레인지로버까지, 팔현 캠핑장에 랜드로버의 차들이 많이 보이는 이유가 있어 역시. 우리나라에 이곳만 있는 건 아니잖아? 캠핑만 즐겨도 레인지로버만의 매력을 꽤 많이 느낄 수 있을 거야.

차량 크기 대비 트렁크 공간(784L)은 아쉬움이 있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3.0 SDV6 HSE

엔진 2,993cc V6 터보 디젤
최고출력 306마력@4,000rpm
최대토크 71.4kg.m@1,500~1,750rpm
트랜스미션 8단 자동변속기
복합연비 11.3km/L
(도심 10.2km/L, 고속 13.0km/L)
제로백 7.2초
CO² 배출량 178.0g/km
공차중량 2,395kg
가격 1억21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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