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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자를 위한 최고의 클라이밍 슈즈는? 2편
입문자를 위한 최고의 클라이밍 슈즈는? 2편
  • 임효진 기자
  • 승인 2017.02.17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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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락·부토라·라스포르티바·파이브텐 비교 리뷰

첫인상
얼굴은 라스포르티바가 제일 잘생겼어!

‘선입견을 갖지 않고 공정하게 봐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지만 단연 오렌지와 레몬 색이 조화를 이룬 화려한 색감의 라스포르티바 타란툴라에 자꾸 눈길이 간다. 타란툴라는 대부분 단순한 디자인을 갖고 있는 다른 입문자용 제품들과 다르게 베라에는 흰색 점이 박혀있고 벨크로에 구멍이 뚫려 있어 디자인에 공을 들였다는 걸 알 수 있다. 벨크로 바닥 부분은 회색의 단면이 거칠게 드러나 강인한 느낌을 주며 밝은 색과 대비되는 효과를 준다. 벨크로는 좌우로 엇갈려 붙이는 형태다. 신발 안쪽 마감도 가장 깔끔하다.

부토라의 엔데버 라벤더는 매우 심플하고 채도만 달리한 보랏빛 색상을 써서 심심한 느낌마저 든다. 매우 폭신할 것 같은 발등 메모리 폼이 눈에 띄지만 디자인을 방해하는 인상을 준다. 매드락 드리프터는 회색과 검정, 빨강이 조화를 이뤄 깔끔한 느낌이다. 한 방향으로 붙이는 두 개의 벨크로 시스템으로 신발이 거의 휘지 않았고 둥그스름하다. 벨크로 끝 부분 마감처리가 거칠다.

파이브텐 스톤마스터는 캔버스 천과 넓은 벨크로, 족형을 따라 거의 휘지 않은 구조로 운동화같은 느낌마저 든다. 발볼이 넓게 나온 편이라 편할 것 같고 베라 부분이 흰색 실로 패딩 처리 됐다. 발등 부분은 메시 천을 사용했다. 벨크로도 가장 두껍고 길다. 전체적으로 투박하지만 편안한 느낌이다. 하지만 새심한 마감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 본드를 붙인 자국도 얼룩덜룩하게 남았고 안쪽에 발등을 감싸는 천도 마감이 깔끔하지 않다.

소재
가죽? 캔버스 천? 당신은 선택은?

파이브텐을 제외하고 모두 가죽을 사용했다. 가죽은 내구성이 뛰어나지만 단가가 높은 편. 파이브텐 스톤마스터에 적용된 캔버스 천은 가죽에 비해 통기성이 좋고 변형이 적다. 또한 단가가 낮아 저렴한 제품을 만들 때 주로 사용된다.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신어본 느낌
정말 사고 싶은 클라이밍화는?

기자 발 사이즈는 230mm, 칼발도 평발도 아니고 볼이 넓지도 않다. 부토라와 매드락은 한국 사이즈 230mm(미국 5, 영국 4, 유럽 37)을 신었다. 파이브텐은 235mm(미국 5.5, 영국 4.5, 유럽 37.5)를 착용했다. 라스포르티바는 245mm다.

가로 폭은 부토라 엔데버 라벤더가 가장 좁다. 신어 보니 공기 하나 들어가지 않은 것처럼 매우 타이트하다. 발에 신발을 붙인 느낌이랄까. 발을 조이는 느낌은 있지만 어디하나 걸리는 곳 없이 딱 맞는다. 복사뼈가 닿는 부분이 걸리지 않도록 깊게 판 부분에서 마음을 빼앗겼다. 이렇게 새심하다니! 어느새 마음 속에 ‘이 신발이야’하고 낙점하고 있었다. 아킬레스건이 닿는 힐캡도 부드러운 편이어서 발을 잘 잡아주고 움직일 때 아킬레스건을 자극하지 않았다. 하지만 꽉 조이는 형태여서 적응하기 전까지는 발이 아플 것 같다.

부토라 엔데버 라벤더 레귤러.

암장에 가서 신어봤다. 그런데 그렇게 꽉 맞았던 신발의 뒤꿈치 부분이 남았다. 공간이 남으니 발이 움직였고 신발과 계속 마찰이 생겼다. 뒤꿈치가 까질 것 같다. 엔데버 라벤더도 뒤꿈치가 남는 부토라의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이 안됐다. 강사는 한 치수 더 작은 걸 신어보라고 권했는데 지금도 거의 발을 구겨 넣다시피 해서 신었는데 한 치수 더 작은 건 무리일 것 같다.

라스포르티바 타란툴라도 폭이 좁은 편이다. 라스포르티바는 전형적인 유럽인 발 형태에 맞춘 신발이라 볼이 넓은 한국 사람에게는 안 맞는 경우가 많아 칼발인 사람들이 주로 찾았다. 타란툴라는 보통 발에 맞춰서인지 별로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처음 신어본 느낌은 괜찮다.

라스포르티바 타란툴라.

또한 부토라와 마찬가지로 바깥 쪽 복사뼈가 닿는 부분이 깊게 파여 움직임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뒤꿈치 부분은 폭이 제일 좁게 설계돼 발을 꽉 잡아준다. 하지만 힐캡이 딱딱한 편이어서 발등을 쭉 펴면 아킬레스건이 불편하다.

하지만 막상 실내 클라이밍을 해보니까 힐캡은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보다는 신발 앞부분 엄지발가락 관절 부분이 접혀서 아팠다. 엄지발가락 관절과 맞물리는 벨크로가 문제였다. 벨크로가 접히면서 관절에 자극을 주는 것. 조금 더 신어봐야겠지만 발가락 관절과 닿는 부분이 한동안은 아플 것 같다.

매드락 드리프터.

매드락 드리프터와 파이브텐 스톤마스터는 암벽화를 처음 신는 사람에게도 전혀 부담이 없이 편안하다. 바닥은 평평하고 너비도 넓은 편이며 휘어짐도 많지 않다. 매드락 드리프터는 복사뼈 부분이 높아서 뼈에 닿지만 매우 부드러워서 불편한 느낌이 없다. 파이브텐 스톤마스터도 복사뼈 부분이 높고 딱딱해서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한두 번 신으니 부드러워졌고 움직임에 지장을 주지 않았다.

클라이밍을 해보니 매드락 드리프터가 가장 편했다. 어디에 걸리거나 무리를 주는 부분이 없이 부드러웠다. 전체적으로 둥근 느낌이지만 앞 코는 뾰족해서 작은 홀드를 지지할 때도 안정감이 있다. 단점을 찾을 수가 없다.

파이브텐 스톤마스터도 편했다. 앞부분이 넓게 나와서 발가락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고 오래 신고 있어도 전혀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입문자들이 많이 찾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내년에는 스톤마스터보다 더 저렴한 제품에 출시된다고 하니 장비 부담으로 시작 못하는 사람이 줄어들 것 같다.

파이브텐 스톤마스터.

접지력
바위에 미쳐라! 그리고 붙어라!

파이브텐 스톤마스터는 스텔스 창, 부토라는 자체 생산하는 부틸 창, 매드락도 자체 개발 제품인 사이언스 프릭션, 라스포르티바도 자체 제품인 프릭션 고무를 썼다. 우선 익히 알고 있는 스텔스 창을 보자. 클라이머였던 찰스 콜은 암벽 등반 중 추락사고를 당하고 난 후 직접 고무창 연구에 돌입해 스텔스 창을 개발했다. 스텔스 창은 등반 능력을 향상하는 데 초점을 맞춰 개발됐고, 바위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견딜 수 있는 최대 체중을 늘리려는 노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열악한 장비에 의존하던 클라이머들은 스텔스 창이 개발되자 신세계를 만난 것 같았다고 입을 모았다. 엄청난 호응을 바탕으로 찰스 콜은 스텔스 창을 기반으로 한 파이브텐을 론칭했다. 현재는 스텔스 창이 아웃도어 뿐만 아니라 산업용 로봇, 절단 기계, 익스트림 등 우수한 마찰력이 필요한 여러 곳에 사용되고 있다.

‘붙어라’라는 의미의 부토라는 클라이머 선수이기도 했던 남희도 대표가 만든 대표적인 국내 클라이밍 브랜드다. 남 대표는 대부분 외산 브랜드가 차지한 클라이밍화 시장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직접 창업을 했다. 암벽화 개발에 매진하면서 중국 신발공장에 취직해 일하면서 신발 관련 기술도 익혔다. 부토라는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스텔스 창을 사용하지 않고 자체 제작 브랜드로 국내외 클라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바위에 미친다는 뜻의 매드락은 한국계 미국인인 주영 대표가 런칭했다. 주영 대표는 산악자전거 신발로 시작해 89년도에 넬슨스포츠코리아를 설립해 릿지화를 생산했다. 그 후에는 5.10암벽화를 만들어 납품하면서 암벽화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 매드락을 론칭한 것. 매드락은 후커 제품이 이스포에서 최우수디자인상을 수상하면서 화제로 떠올랐고 2004년에는 미국 암벽화 시장에서 45%를 차지하며 주요 클라이밍 브랜드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한다.

매드락은 꾸준한 자체 개발을 통해 매드 러버에 이어 사이언스 프릭션을 개발해 매드락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사이언스 프릭션은 내구성이 뛰어나고 접지력이 강해 여타 다른 고무창 브랜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을 받고 있다.

89년 역사를 가진 이태리 전통 스포츠 브랜드인 라 스포르티바는 1928년 나르시소 엘라디오가 설립한 후 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 군대에 마운틴 부츠를 공급하면서 기능성 수제 등산화로 유명세를 탔다. 라 스포르티바 클라이밍 컬렉션은 수직과 자유 등반 전통을 대표하는 ‘UP’철학을 토대로 유명 등반가로부터 필드 테스트를 거쳐 판매된다. 라스포르티바 타란툴라는 자체 생산하는 프릭션 고무를 적용했다. 보급형 제품이지만 내구성이 뛰어나고 그립과 접지력 기능이 우수하다.

발 사이즈 & 구입 요령
입문자용 클라이밍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편안한 착용감이다. 아직 자세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오랫동안 벽에 매달려 있는 게 힘들지만 이제 막 재미를 들였다면 클라이밍과 정이 들어야 할 터. 그러면 무엇보다 편안한 착용감이 중요하다. 흔히 클라이밍화는 늘어날 걸 감안하고, 기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한 치수 작은 걸 사라고 권하지만 그러면 발이 아파서 시작도 하기 전에 흥미를 잃을 수 있다. 그보다는 평소 발 사이즈 정도를 신어보고 사는 게 낫다. 입문용은 착용 시기도 길지 않으니 너무 비싼 제품보다는 보급용으로 나온 저렴한 제품을 선택해서 신다가 친구들한테 클라이밍을 권하면서 싼 값에 팔거나 그냥 주자.

암벽화 관리 요령
너무 작은 암벽화를 착용하면 부상의 우려가 있다. 반대로 큰 암벽화를 착용하면 암벽화가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수 있으며 발톱이 길거나 짧으면 부상의 우려가 있다. 암벽화 바닥에 모래나 흙, 물기가 묻으면 미끄러울 수 있으니 깨끗하게 정리하고 운동하는 게 좋다. 기온이 지나치게 높거나 기온이 낮으면 창의 접지력이 떨어질 수 있다.

암벽등반을 한 후 돌아오면 배낭이나 밀폐된 곳에 암벽화를 방치하지 말고 곧바로 바람이 잘 드는 그늘에서 신발을 통풍시키고 건조시키자. 장시간 암벽화를 보관할 경우에는 신발장이 아닌 통풍이 잘 되는 장소에 보관해야 한다. 또한 신문이나 종이 등을 신발 안쪽에 넣어 신발의 형태가 유지되도록 하자. 적절하지 못한 방법으로 보관했을 경우에는 창이 딱딱해지고 신발의 접착 부위가 떨어질 수 있으니 되도록 암벽화를 지속적으로 신어주는 게 좋다.

암벽화의 창이 심하게 닳으면 마찰력이 매우 떨어질 수 있다. 이때는 고운 사포로 고무창의 표면을 살짝 갈아주면 처음과 유사한 마찰력을 복원할 수 있다. 암벽화 창갈이는 고무창과 랜드가 완전히 닳아버려 손상되기 전에 교환해야 한다. 손상이 심할 경우에는 교환이 불가능할 수 있다. 또한 암벽화는 특별한 고무와 본드를 사용해 제작되어 있어 임의로 수선을 시도하는 경우 맞지 않는 고무와 본드로 오히려 수선이 불가능해 질 수 있다. 창 교환을 위해 구입한 제품과 동일한 고무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숙련된 구두 수선공에 암벽화 수선을 맡기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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