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천의 맑은 물과 산자락을 품은 별들의 창
조종천의 맑은 물과 산자락을 품은 별들의 창
  • 이철규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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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Night In The Campsite Part 1 가평 산장유원지 캠프장

▲ 가평산장유원지 캠프장은 서울에서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데다 물 맑은 조종천과 숲을 품고 있어 캠퍼들의 발길이 끓이지 않는 곳이다.
가평군 상면 덕현리에 자리한 산장유원지는 서울에서 1시간이면 접근할 수 있는 캠프장이다. 캠프장 옆으로 놀이터와 자전거 하이킹 코스, 낚시터, 자연학습장이 있어 봄철 아이들과 한나절을 보내기 좋다. 또 겨울에는 인근의 스케이트장 등을 찾아 다양한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는 곳이다.

장비협찬·코베아(1588-5515)

가평군 상면 덕현리에 자리한 산장유원지캠프장은 조종천의 맑은 물을 끼고 있으며 펜션과 놀이터, 축구장, 산책로 등을 겸비해 서울과 경기 지역의 캠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봄철 본격적인 캠핑에 앞서 주말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아침부터 짐을 챙겼다.

아침 일찍 나왔다고는 하지만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경춘국도(46번 국도)로 들어서는 길은 늘 차량들로 만원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차량의 행렬은 마치 아이들의 남대문놀이를 따라하듯 좁은 갈림길을 빠져나와 하나, 둘 전용도로 위로 들어선다. 전용도로를 타고 청평으로 들어서자 북한강의 시원한 물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희뿌연 물안개 속에 갇혀버린 물줄기가 아침 햇살에 잠시 숨을 쉰다. 지난 겨울 거친 숨을 쉬며 내쳐달리던 강물이 잠시나마 따스한 햇살에 한숨을 돌리는 것이다. 청평읍을 지나 청평검문소 앞 삼거리에서 현리로 가는 37번 국도가 들어섰다. 조종천의 들머리에는 겨울의 마지막 즐거움을 찾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아이들과 함께 썰매는 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쪽에선 얼음낚시에 열중이다.

▲ 더치 오븐에 익힌 삼겹살은 기름이 빠져 담백하고 부드럽다. 캠프장의 또 다른 행복은 평소 맛보지 못했던 색다른 음식을 먹는 즐거움이다.
조종천을 따라 이어진 37번 국도를 따라가다 산장1교에서 산장유원지로 들어섰다. 산장유원지는 서울에서 가까운데다 캠프장 옆으로 자전거 도로가 나 있고, 놀이터와 축구장, 펜션, 매점 등의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일반인도 한나절 즐기기엔 그만인 곳이다.

아직 겨울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을 피해 캠프장 안쪽에 자리를 잡았다. 텐트를 꺼내기가 무섭게 아이들은 벌써부터 언덕 위로 올라 눈썰매를 타기에 바쁘다.

신이 나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남겨두고 <코베아>의 ‘그레이트 파빌리온’을 펼쳤다. 땅바닥이 얼어 그 위에 비닐을 깔고 텐트를 설치하니 제법 아늑한 공간이 완성됐다. 캠핑은 텐트를 설치하는 곳이 내 땅이고 내 집이다. 이 집은 도심의 회색빛 콘크리트가 아닌 녹색의 공간이며 널찍한 마당을 소유한 거대한 저택이다.

▲ 아이와 함께 조종천으로 낚시를 나온 캠퍼. 맑은 물을 자랑하는 조종천은 여름에는 낚시뿐만 아니라 물놀이도 즐길 수 있다.
정원이나 마당이 없어 늘 아파트 내에서 뛰는 아이들의 발소리가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싶어 노심초사할 필요도 없고 아토피로 인한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친구를 사귀기 위해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 불편함도 없다. 캠프장 작은 마을에는 자연이란 친구가 있으며 순박한 이웃들도 있다.

텐트를 치고 난 뒤 라면과 간단한 찬거리로 점심을 해결했다. 캠프장은 늘 분주하다. 조종천으로 나가 아이에게 낚시를 가르치는 아빠가 있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가족들을 위해 맛깔스런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도 있다. 사람들은 자연 속에 만든 저택 속에서 가족이란 공동체가 주는 행복을 느끼며 추억의 사진들을 만들어간다. 사람은  행복이 지나간 뒤에나 그 행복을 깨닫는다고 하지만 캠핑의 하루는 늘 행복이고 추억이다.

바람에 흔들릴까 싶어 텐트를 점검하고 인근의 볼거리를 찾아 나섰다. 첫 번째 볼거리는 산장유원지 인근의 대성레저캠프다.

캠프장 앞 산책로로 나서니 아직 덜 녹은 눈이 수북이 쌓였다. 이곳은 봄이면 산책로를 따라 자전거도 타고 캠프장 주변을 에워싼 벚나무가 피운 벚꽃으로 봄 축제에 빠져들 수 있는 곳이다.

대성레저캠프장을 둘러보고 나와 가평군 하면의 조종암을 찾아 나섰다. 대보리 조종천 옆에 자리한 조종암은 명의 마지막 임금이었던 의종과 효종이 송시열에게 내린 글이 바위에 새겨져 있는 곳이다. 명을 형님의 나라로 숭배하며 청에게 항복해야 했던 이 땅의 허약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유적이기도 하다. 세월의 흔적 앞에 글씨가 무뎌지고 비문이 다소 손상되긴 했지만 강한 필체만큼은 여전하다. 찾는 사람이 드물긴 하지만 이곳에서 보는 조종천의 은빛 물결은 일품이다.

조종천 물줄기를 따르는 드라이브 여행

▲ 텐트를 치고 강풍에 대비해 텐트 바깥쪽 부분을 점검했다. 봄이 멀지 않았지만 추위는 그 어느 때보다 차게만 느껴진다.
조종암을 둘러본 후 1km정도 떨어져 있는 꽃무지풀무지수목원으로 차를 몰았다. 꽃무지풀무지수목원은 인근 아침고요수목원의 이름에 가려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야생화 모종과 꽃씨 등을 구할 수 있고 숲 해설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아직 언 땅이 녹지 않은 상태라 수목원은 조용하지만 한쪽에선 2월 말부터 개장하기 위해 시설물도 보수하고 새로운 볼거리를 만드느라 분주하다. 겨울 수목원은 새로운 싹을 피우기 위해 잠시 수면을 취하는 시간인 셈이다.

수목원을 나와 겨울 내내 굳어버린 몸을 풀기 위해 운악산 아래 자리한 현등사로 향했다. 운악산 입구 주차장에서 현등사까지는 거의 2km에 달한다. 오르막길이 계속되지만 한적한 숲길이라 산책과 사색을 즐기기에 좋다.

진한 솔향기 맡으며 걷는 숲길은 잠시 속세의 번뇌를 잊게 해주는 치료제다. 때문에 숲은 이 시대 또 다른 마음의 양식으로 떠오르는가 보다. 등줄기가 축축해질 때쯤 겨우 현등사에 도착해 사찰 곳곳을 살펴보았다. 울창한 소나무가 암자를 둘러싸고 있는 극락전과 벼랑 위에 자리한 보관전 등 현등사는 옛 절의 흔적은 사라졌지만 너무나 아담하고 소박하다. 한참을 경내를 서성이며 소원을 빌다 주차장으로 내려섰다.
해질 무렵 주차장에 도착해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진암 이천보의 집이다.

이천보 고가는 행랑채와 사랑채만 남아 있지만 후손들이 살고 있어 제법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또한 수령 3백년의 향나무가 집을 품고 있어 아늑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진암 선생의 집을 둘러보고 다시금 캠프장으로 차를 몰았다.

캠프장은 낮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텐트 안을 밝혀주는 랜턴 불빛과 그윽한 찌개 향이 코를 자극한다. 밥은 우리 몸을 움직이는 에너지원이다. 우리가 일생을 살며 삼시 세끼 밥을 먹듯이 주말이면 캠핑을 통해 항시 삶의 영양소를 보충해야 하지 않을까?

앞만 보고 가는 산행이 길을 잃기 쉽듯이 때론 잠시 휴식을 취하며 지도를 보고 방향을 잡으며 가끔은 영양식으로 체력도 보충해야 한다. 아마도 캠핑은 이 시대 우리가 가질 쉽게 즐길 수 있는 한 가지 영양식일 것이다.

Information - 가평산장유원지 캠프장

▲ 가평산장유원지 입구에 문을 연 얼음 썰매장. 겨울의 마지막 향연을 즐기기 위해 경기와 서울 지역의 시민들이 찾아들었다.
산장유원지는 예전 패밀리아리조트로 불리던 곳으로 캠프장 내에는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매점, 축구장, 족구장, 놀이터 등이 갖춰져 있다. 여름철에는 조종천으로 나가 물놀이와 낚시도 즐길 수 있다.

캠프장 내에는 식수대와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화장실 콘센트를 이용해 전기도 사용할 수 있다.

산장유원지를 이용하기 위해선 사전에 가평군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www.gpsanjang.co.kr)나 전화로 사전 예약해야 한다. 캠핑료는 1박 2일에 2만원이며 입장료는 1인 1000원이다.
▶ 문의 : 031-585-6011/2 www.gpsanj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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