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체험기, 얼음판 위를 달리다
아이스하키 체험기, 얼음판 위를 달리다
  • 글 류정민 기자 Ι 사진 양계탁 기자
  • 승인 2017.02.0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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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 유지하며 달리다보면 근육에 힙업까지, 넘어져도 즐거워요!
아이스하키는 격한 운동이면서 의외로 부상이 없다. 보호대의 힘.

서늘한 빙상 위에 뜨거운 숨결이 느껴진다. 스케이트를 타고 퍽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골을 넣는 아이스하키. 얼음판 위를 달리는 선수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박진감이 넘친다. 철갑 같은 보호대를 두르고 얼음판 위에 우뚝 섰다.

다같이 모여 스트레칭을 하고 몸을 푸는 팀 코메츠. 스틱을 탁탁탁! 치며 파이팅을 외친 뒤, 격렬한 하키의 세계가 펼쳐진다.

아이스하키를 배우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막막했다. 우리나라 프로팀 중 하나인 ‘안양 한라’ 팀에 연락을 했다. “취재 차 오시면 가르쳐드릴 순 있어요. 일반인들을 위한 강습은 따로 없습니다.” 거기다 겨울 리그로 선수들이 한창 바쁘다고 했다. 수소문 끝에 아이스하키 커뮤니티인 ‘하키러브닷컴(hockeylove.com)’ 사이트를 찾았다.

아이스하키는 몸의 밸런스를 잘 잡는 게 중요하다.

전국 각 지역마다 아이스링크장을 대관해서 운영하는 동호회가 있고, 아이스하키는 동호회에 가입해야 배울 수 있다. 집에서 가까운 목동 아이스링크장에서 활동 중인 ‘팀 코메츠Komets’의 일원이 돼서 현재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동 중인 한구용 코치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가장 먼저 보호 장비와 유니폼을 착용했다. 유니폼 안에 입을 게 얼마나 많은지 낑낑대고 입느라 20분이나 걸렸다. 보통 10분 정도면 다 착용한다. 글러브, 헬멧, 골키퍼의 레그가드를 제외한 모든 보호 장비는 유니폼 안에 착용해야 한다. 보호장비와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에 스케이트를 신고 스틱을 쥐었다. 스틱은 레프트와 라이트 두 종류가 있다. 밀대 걸레를 잡을 때 오른 손이 아래로 내려온다면 라이트 스틱을 쓸 것. 첫 날은 레프트 스틱을 잡고 연습을 해서 불편했다.


스케이트 걸음마부터
링크장 한쪽에는 시작한지 2~3개월 된 초보 그룹이 스케이팅을 연습했고, 잘하는 그룹은 팀을 나눠 시합 중이었다. 그래도 스케이트장에서 스케이트 몇 번 탔다고, 몸을 풀고 한 바퀴 돌자 스케이팅이 금세 익숙해졌다. 코치는 “스케이트 좀 타네요?” 하더니 스틱과 아이스하키에서 쓰는 공, 퍽puck을 쥐어줬다.

스틱을 잡고 퍽을 이리저리 굴리는 아이스하키. 종횡무진 빙판 위를 달리니 엔도르핀이 쏟아져 나온다.
팀 코메츠의 한구용 코치에게 스틱 다루는 법을 배우고 있다.

“스틱을 닫아서 퍽을 감싸야 해요. 허리는 펴고 다리랑 발목은 구부려서 최대한 주저앉으세요. 화장실에서 큰일 본다고 생각하시고, 자~ 왔다갔다 시작!”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 스틱을 쥐고 퍽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다보니 스케이팅 하는 자세도 망가지기 시작했다. ‘투명의자’ 고문을 받는 것처럼 자세를 낮추다보니 허리도 아파왔다. 다시 스케이트 걸음마부터 배우기로 하고 링크장 벽을 잡았다. 우렁차게 외치는 코치의 구호에 맞춰 오른발, 왼발 차례대로 수 십 번 스케이팅 동작을 연습했다.
“이번엔 스틱만 잡고, 10번만 더!” 구석에서 스케이팅 연습만 하다 첫 수업이 끝났다. 시합에서 진 팀과 함께 힘차게 빙상 위를 다섯 바퀴 뺑뺑 돌았다. 스케이트를 타고 달리기를 하는 기분이었다. 숨이 턱 밑까지 가득 차서 ‘헉헉’ 소리가 절로 나왔지만, 종횡무진 빙판 위를 달리니 엔도르핀이 쏟아져 나왔다.

코치의 구호에 맞춰 오른발, 왼발 차례대로 수 십 번 스케이팅 동작을 연습 중.
스틱은 레프트와 라이트 두 종류가 있다. 밀대 걸레를 잡을 때 오른 손이 아래로 내려온다면 라이트 스틱을 쓸 것.
아이스하키에 쓰는 공은 퍽puck이라 부른다. 퍽 컨트롤을 배우고 있다.

두 번째 연습
일주일에 1~2번 연습하는 다른 동호회와 달리, 코메츠는 매주 화요일, 금요일, 일요일 밤 11시부터 12시 30분 까지 세 번 운동을 한다. 기자 같은 초보자들이 실력을 늘리기에 안성맞춤이다. 두 번째 수업은 초보그룹으로 들어가서 다른 팀원들과 함께 스케이팅 연습을 했다.
처음에는 퍽 없이 스틱만 쥐고 세워둔 고깔콘을 피해 직진, 오른쪽 회전, 왼쪽 회전을 번갈아 가며 연습했고, 스케이트의 안쪽 날과 바깥쪽 날을 이용해 원을 그려보기도 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무렵, 코치님이 고무로 된 검정색 퍽을 하나씩 나눠줬다. 퍽 갖고 컨트롤하기. 조그마한 퍽이 어찌나 요리조리 잘도 빠져나가던지 컨트롤이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그저 욕심만 꾸물꾸물 올라왔다. 얼른 실력이 늘어서 시합을 해보고 싶은 마음. 스케이팅과 스틱, 퍽 컨트롤이 익숙해지는 그날까지 열심히 나가보는 수밖에.

대부분 헬맷을 벗지 않고 길쭉한 입구로 되어있는 물병으로 물을 마신다.
머리 위 스틱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 경기 내내 스쿼트와 비슷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열심히 탄 스케이트여, 날을 갈아라! 스케이트 날이 평평하지 않다면 날 교체도 필수.

연습이 끝나고 난 후
아이스하키 링크장 온도가 낮아 추울 것 같지만, 연습이 끝날 무렵에는 얼굴과 등 뒤로 땀이 흘러내린다.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 날로 서있어야 하기 때문에 몸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덕분에 근육이 골고루 발달하게 된다. 물론 온 몸에 느껴지는 근육통은 보너스.
아이스하키는 정도(正道)를 걸어야 된다. 운동신경이 좋아도 열심히 훈련 하는 만큼 실력이 는다. ‘스케이트 타면서 스틱 휘두르며 퍽 골인이나 하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혹독한 시간이었다.

프로 선수로 뛰고 있는 코메츠의 한구용 코치에게 열심히 배우고 있는 모습.

몸의 중심부에 근육이 잘 잡혀 있으면 부상도 줄일 수 있다. 아이스하키가 격한 운동이면서 의외로 부상이 없는 이유다. 난이도에 따라 리그가 달라지므로 몸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에 맞춰 즐길 수 있다. 오히려 처음에는 얼음 위에서 넘어져 미끄러지는 게 즐거웠다. 보호대가 생각보다 두꺼워서 멍도 잘 안 든다.
스케이트를 타는 내내 스쿼트와 비슷한 자세를 유지하기 때문에 저절로 허벅지가 튼튼해짐은 물론, 다른 운동에 비해 허벅지의 뒤쪽 근육까지 좋아진다. 힙업에도 좋다.
아이스하키 각 팀에는 감독과 코치가 있다. 스케이트도 한 번 타보지 못한 초보라고 해도 걱정하지 말 것. 스케이트 걸음마부터 스틱 다루는 법, 팀플레이 등 가장 기초적인 것부터 섬세하게 가르치며, 실력 향상을 위한 스케이팅 코치와 기술도 알려 준다.

골 넣기 직전의 모습. 아직 실력이 미흡해 포즈만 취해 봤다.
링크장 온도가 낮아 추울 것 같지만, 연습이 끝날 무렵에는 얼굴과 등 뒤로 땀이 흥건하다

아이스하키 시작하기
아이스하키는 동호회에 가입해야 배울 수 있다.
서울 목동, 고척동, 고려대, 광운대, 일산, 성남, 안양, 과천, 성남, 수원, 인천, 의정부, 춘천, 대전, 대구, 포항, 부산 등 전국에 있는 아이스링크에서는 아마추어 팀이 한 팀 이상씩 운동을 하고 있다.
아이스하키 커뮤니티‘하키러브닷컴(www.hockeylove.com)’ 사이트에는 전국 각 지역마다 아이스링크장을 대관해서 운영하는 동호회가 있으니 찾아보고 연락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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