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과 하이킹, 혼용하는 아웃도어 용어 정리
트레킹과 하이킹, 혼용하는 아웃도어 용어 정리
  • 김경선 차장
  • 승인 2017.01.18 16:0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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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등산 혹은 워킹여행은 하이킹, 정상 등정에 국한되지 않은 산악 여행은 트레킹

아웃도어 기자 생활 12년 차. 기사를 작성할 때 가장 많이 쓰는 단어 중 하나가 트레킹이다. 그런데 희한한 것이 해외 자료를 살펴보면 트레킹이라는 단어를 찾기 힘들다. 주로 하이킹, 클라이밍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국내에서는 ‘등산=트레킹’이라는 의미가 통용되는데, 외국에서는 다르다. 도대체 아웃도어 용어의 정확한 정의는 무엇일까. 궁금증이 발동한 기자, 아웃도어 용어를 정리해봤다. 트레킹과 하이킹이다.

당신은 지금 트레킹을 하고 있는가, 하이킹을 하고 있는가. 국내에서는 트레킹과 등산, 하이킹을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Outdoor> 입사 초기에, 그러니까 벌써 10년 전 쯤, 회사로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거기가 뭐 하는 회사에요?” 다짜고짜 묻는 말에 당황했지만, “월간 <Outdoor>입니다.” 라고 기계적으로 답했다. 상대방은 다시 “무슨 도어요? 거기 문 만드는 회삽니까?” 라고 되물었는데, 황당함과 난감함에 전화를 끊고 한참을 웃었다. 사실 10년 전만해도 ‘아웃도어’라는 어휘는 지금처럼 대중적이지 않았다. 아웃도어 대신 산행, 등산, 트레킹 등의 표현이 더 익숙하던 시절이다. 물론 아웃도어가 훨씬 포괄적인 의미라지만 그때만 해도 한국에서의 아웃도어는 결국 등산으로 귀결되던 시기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웃도어가 붐을 이루고, 등산뿐 아니라 캠핑·라이딩·워킹·트레일러닝·스노스포츠·서핑 등 레저활동 저변이 확대되면서 한국도 더 이상 ‘아웃도어=등산’이라는 공식에 얽매이지 않게 됐다.

한국 아웃도어의 대표 종목은 여전히 등산이다. 그런데 등산이라는 용어와 동일하게, 혹은 유사하게 쓰이는 어휘가 여럿 있다. 트레킹과 하이킹. 요즘은 등산이라는 단어보다 트레킹을 더 많이 쓰는 듯도 하다. 그렇다면 등산과 트레킹, 하이킹은 같은 말일까.

우리나라에서는 등산과 트레킹을 유사한 의미로 사용한다. 산에 오르는 사람들을 등산객 혹은 트레커라고 부르니 말이다. 산을 오르는 행위 역시 ‘트레킹을 하다’라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한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트레킹과 등산은 범위가 좀 다르다. 등산이 산의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행위를 일컫는다면 트레킹은 이보다 넓은 범위의 걷는 행위를 포함한다. 트렉Trek의 어원을 살펴보면 남아프리카 원주민이 하루 동안 우차를 몰고 이동하는 거리를 뜻한다. 그것이 꼭 산 정상을 오르는 행위는 아닌 것이다. 산의 풍광을 즐기는 여행의 한 형태이며, 산을 벗어난 여행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그래서 요즘은 ‘꽃길 트레킹’, ‘눈꽃 트레킹’, ‘강변 트레킹’ 등 다양한 테마여행에 트레킹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반면 해외에서는 트레킹이라는 단어 보다는 하이킹을 더 많이 사용한다. 하이킹은 또 무엇이냐. 가벼운 등산 혹은 워킹여행 등을 일컫는다. 과거 한국에서는 하이킹을 자전거 라이딩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하기도 했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둘은 완전히 별개의 개념이다. 하이킹은 북미를 비롯해 해외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인데, 높은 산을 오르기보다 긴 워킹의 개념으로 보는 편이 맞다. 보통은 낮은 산을 걷는다는 의미로 사용하지만, 높은 산이라도 안전하고 완만한 등산로를 오르내리는 행위도 해당된다. 히말라야 베이스캠핑 하이킹, 알프스 하이킹은 고산지대지만 하이킹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가.

한국트레킹학교 윤치술 교장이 산의 고도에 따라 용어를 구분한 내용을 첨가하면, 산 아래 평지를 걷는 것은 워킹, 그보다 조금 산으로 올라가는 것은 하이킹, 그 다음 단계는 트레킹, 클라이밍, 마지막이 고산등반이다. 넓은 범위에서 보자면 모두 ‘걷는 행위’를 일컫지만 사용하는 범위가 조금씩 다를 뿐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이 범위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으니 여전히 헷갈린다. 북한산 백운대까지 오르는 일은 트레킹일까, 하이킹일까. 미국 사람이라면 하이킹, 한국 사람이라면 트레킹이라고 대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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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2020-12-01 01:36:38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A.TAJIRI 2017-03-12 16:05:49
전재 관련한 문의는 어디에 해야 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