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지곡면 중왕리의 왕산포는 낙지로 유명한 곳이다. 자연 그대로의 살아있는 갯벌이 잘 보존돼 싱싱하고 통통한 낙지가 많이 잡히기 때문이다. 서산 시내에서도 한참을 더 들어가야 하는 바닷가까지 밀국낙지탕을 먹으러 오는 외지인들이 많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쫀득쫀득하면서도 연한 육질, 칼칼하면서도 개운한 국물맛,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만한 맛을 찾아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밀국낙지탕을 주문하면 박속과 대파, 양파 등을 넣어 만든 육수가 나온다. 먼저 육수를 불 위에 올려 끓인다. 육수가 펄펄 끓으면 어린 낙지를 통째로 집어넣는다. 낙지가 데쳐지는 데는 1분이면 충분하다. 머리 부분은 빼고 몸통과 다리를 양념한 소스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머리는 푹 삶아야 속까지 잘 익으므로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육수가 펄펄 끓을 때 낙지를 넣어 살짝만 데쳐 먹어야 육질이 연해요.”

중왕리 ‘낙지한마당’의 조희숙 사장은 일일이 낙지를 잘라주며 노하우를 알려준다. 다리와 몸통을 먹은 뒤엔 머리 차례다. 이때쯤이면 머리도 다 익는다. 머리 안에 먹물이 가득하지만 떼어내지 말고 통째로 먹어야한다. 먹물의 맛은 생각보다 고소하다. 항암효과와 항균작용을 하는 등 건강에도 좋다.

“낙지는 버릴 게 하나도 없어요. 머리에 알이며 먹물이 있어 씹을수록 고소하거든요.”

낙지를 다 먹으면 개운한 국물로 입을 헹구고, 마지막에 면을 넣어 칼국수를 만든다. 낙지로 부족한 배는 칼국수가 채워준다. 낙지를 날것으로 먹을 수도 있다. 고소한 기름장에 낙지를 찍어 먹으면 쫄깃하면서 톡톡 튀는 맛이 일품이다.

중왕리에 밀국낙지탕 집이 몰려있다. 낙지한마당(041-662-9063), 우정횟집(041-662-0763), 중왕뻘낙지(041-664-8088), 왕산포횟집(041-662-9607) 등에서 맛볼 수 있다. 가격은 낙지 1마리에 보통 8000원. 성인 1인당 2~3마리 정도 먹으면 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