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서해 수산물 가득한 어시장과 각종 야채와 과일 가득한 야채시장
싱싱한 서해 수산물 가득한 어시장과 각종 야채와 과일 가득한 야채시장
  • 글·김경선 기자l사진·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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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TRAVEL : 서산 ⑤ 서산동부시장

 재래시장은 늘 활기차다. 상인들의 왁자지껄한 목소리와 한 푼이라도 더 깎으려는 손님들의 목소리가 시장에 가득하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재래시장의 온기를 쫓아 서산동부시장을 찾았다. 서민들의 삶이 녹아있는 시장 골목을 누비며 그들의 표정을 담아봤다. 
 

재래시장이 좋은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대형마트보다 싼 가격의 온갖 먹거리와 물건들이 넘쳐난다. 여기에 인심 좋은 상인들과의 만남은 보너스다. 흥정과 덤의 매력이 존재하는 재래시장. 서산에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재래시장이 있다. 서산동부시장이다.

서산동부시장에는 서해에서 거둬들인 싱싱한 수산물을 비롯해 들판에서 수확한 먹음직스러운 과일, 각종 야채와 건어물, 저렴한 공산품 등 없는 것이 없다. 대형마트보다도 싸고 싱싱하다. 이런 이유로 지역주민들과 외지인들은 서산동부시장까지 발품 파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매일 문을 여는 상설시장임에도 늘 사람들로 북적대는 것만 봐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1956년에 문을 연 서산동부시장은 4년여의 환경개선사업을 통해 지난해 말 새롭게 오픈했다. 그래서인지 서산동부시장은 여느 재래시장보다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시장에는 수산물시장과 채소시장, 포목시장 등이 입주해 약 800개 점포가 성업중이다. 여기에 좌판까지 포함하면 1000개가 넘는다니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농담 섞인 말이 빈말은 아닐 듯싶다.

백화점 시식 코너 부럽지 않은 수산시장

시장의 꽃은 수산시장이다. 어딜 가나 바다에서 갓 잡은 싱싱한 수산물이 가득하다. 펄펄 뛰는 꽃게와 꿈틀대는 꼴뚜기, 제철 맞은 굴과 각종 생선들이 집집마다 수북이 쌓여 손님들을 기다린다. 상인들은 손님들이 지나가면 시식을 권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백화점 시식 코너보다 먹거리가 더 푸짐하다.

“아가씨, 꼴뚜기 한번 먹어봐!”

자주색 통에 가득한 싱싱한 꼴뚜기 옆에는 빨간 초고추장도 챙겨 놓았다. 이렇듯 손님들이 오다가다 먹어볼 수 있도록 배려한 점포들이 꽤 많다.

이쑤시개로 꼴뚜기를 콕, 찍어 입안에 넣는다. 싱싱한 바다의 맛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안 사도 좋으니까 많이 먹어. 돌아다니다 생각나면 다시 들러도 되고.”

제철 맞은 굴과 새조개, 여기에 대하와 주꾸미도 싱싱한 자태로 손님들의 지갑을 열게 만든다. 싱싱한 수산물을 두고 여기저기서 손님과 상인들의 흥정소리가 요란하다. 꼴뚜기를 놓고 흥정중인 인심 좋은 서산 아주머니는 한 움큼 덤을 챙겨 넣어 단골손님을 확보한다.

서울에서 놀러왔다는 한 가족, 엄마는 물건 사느라 정신이 없고, 아이들은 놀이터가 따로 없다.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에 눈이 휘둥그레지는 아이들이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가격까지 저렴하니 다시 찾지 않을 수가 없다”는 엄마다.

“싱싱한 무가 왔어요”
수산시장 옆에는 야채시장이 있다. 이곳엔 싱싱한 야채와 각종 과일류가 시장에 가득하다. 둘러보니 여기저기 팔뚝만한 무와 열무가 잔뜩 쌓여 있다. 시장 상인은 지금은 무가 제철이란다.

“지금이 무가 제일 맛있을 때야. 쓰지도 않고 달달한 게 김치를 담그면 더 맛있지.”

김장철인 요즘은 배추와 무가 제일 인기다. 겨우내 식탁을 책임질 배추며 무를 고르는 어머니들의 손길이 바쁘다. 상인들과의 흥정에도 절대 밀리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값을 더 깎으려는 손님과 제값 받으려는 상인들과의 실랑이도 정겹기만 하다.

야채시장에는 가을에 수확한 각종 과일들도 나와 있다. 커다란 단감 한 자루가 겨우 5000원. 홍시며 사과, 귤도 마트보다 훨씬 싸다. 말만 잘하면 과일 한두 개씩 덤도 챙겨준다. “이렇게 주다가는 남는 거 하나 없겠다”며 투덜대면서도 넉넉히 챙겨주는 서비스가 기분 좋다.

한참을 열심히 다니다보니 허기가 느껴진다. 정겨운 노부부가 만드는 달짝지근한 호떡이나 고소한 냄새 솔솔 풍기는 따끈따끈한 호두과자, 언 몸 녹여주는 호박죽 등 시장에는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간식거리가 많다. 별스럽지 않은 음식이지만 정겨운 고향의 맛이 느껴지는 간식을 맛보러 일부러 시장을 찾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그렇다. 서산동부시장은 고향의 맛과 사람 사는 맛이 느껴지는 재래시장이다. 이곳에서는 모두가 분주하고 바쁘다. 항상 활력도 넘친다. 깔끔하기만 한 도심의 마트보다 어딘가 허술한 듯 인정이 넘치는 재래시장의 매력이 궁금하다면 서산동부시장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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