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는 내가 철새”
“여기서는 내가 철새”
  • 글·이소원 기자 | 사진 제공·윈드스카이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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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TRAVEL : 서산 ④ 패러글라이딩

붉게 물든 하늘이 천수만으로 스며드는 시간, 가창오리 한 무리가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서해안의 부드러운 서풍과 서산 간척지 들판의 순한 바람에 몸을 맡기자 조용히 잠드는 천수만과 누런 들판, 그리고 철새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카로스도 부럽지 않은 서산 패러글라이딩의 세계를 소개한다. 

▲ 한 마리 새가 되어 바라보는 서산의 풍경. 저 멀리 천수만이 보인다.

서산에서는 도비산 활공장과 가야산 활공장 이렇게 두 곳에서 패러글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간월도 근방 부석면에 자리한 도비산은 서해안의 부드러운 바닷바람과 서산간척지 B지구 들판의 따뜻한 바람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초보자도 비행하기 어렵지 않다. 주변에 산이 없어 변형되지 않은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와 기초비행훈련 및 자유비행에 적합하다. 더불어 국내에 흔치 않은 동풍 이륙장을 갖추고 있어 동풍 비행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인접한 곳에 해미 공군비행장이 있어 장거리 비행은 어렵다.

MTB코스와 트레킹코스로도 유명한 가야산 활공장은 강한 상승기류(써멀)의 형성이 잦아 고도 비행 및 장거리 비행이 가능해 중급 이상의 패러글라이더들이 즐겨 찾는다. 너무 강한 상승기류라 초급자들에게는 위험하다.

▲ 날아오르려면 이륙할 힘과 시간이 필요하다

서산에는 1996년 결성된 ‘윈드스카이’라는 패러글라이딩 동호회가 있다. 현재 3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비행 뿐 아니라 가야산과 도비산 일대의 밀렵감시, 등산객 구조, 산불감시활동 등도 한다. 또 신규 회원 교육을 위한 패러글라이딩 교실 및 체험비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별도의 패러글라이딩 체험 업체가 없는 서산에서는 ‘윈드스카이’에서 체험비행이 가능하다. 초보자가 좀 더 안전하게 체험비행을 할 수 있도록 2인승 비행이 가능한 탠덤 비행 장비를 갖추고 있다.

“비행하다 보면 까마귀나 독수리 같은 덩치 있는 새들을 만나는 경우가 있어요. 같이 비행하는 거죠. 우리 패러글라이딩 날개가 더 크니까 주변을 맴돌다가 결국 도망가 버리는데 새들 눈에는 우리가 사람이 아니라 거대한 새로 보이는 것 같아요. 하늘에 올라 있을 땐 우리도 새인 거죠, 잠시나마.”

‘윈드스카이’ 이태희 국장은 도비산 활공의 매력을 이렇게 말한다. 한창 겨울철새들이 몰려오는 시즌이면 비행하다 철새무리와 마주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해가 완전히 저물면 비행이 어렵지만 낙조를 보며 비행하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에 해질녘 철새무리와 만나는 경험을 하기도 하는 것. 올 겨울, 서산 하늘에서 철새 떼와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서산에서 패러글라이딩을 체험하려면 서산 유일의 패러글라이딩 동호회 ‘윈드스카이’를 찾으면 된다. 동호회 회원들이 운영하는 곳이라 저렴한 가격으로 탠덤 비행을 즐길 수 있다. 기초 비행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가격은1회 체험비행 3만원 선.

▶문의: 윈드스카이 이태희 국장 010-4133-7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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