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 대지 말고 겁먹지 말고 고!
핑계 대지 말고 겁먹지 말고 고!
  • 글 류정민 / 사진 양계탁 / 사진제공 노익스큐즈
  • 승인 2016.12.26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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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애슬론 NOEXCUSES

“노익스큐즈는 트라이애슬론 동호회라고 소문나 있지만 조정, 사이클, 양궁, 사격 등 평소 접하기 힘든 다양한 레저 스포츠를 전문 트레이너들에게 배우는 팀입니다. 비인기 종목을 활성화 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노익스큐즈,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노익스큐즈는 극한의 운동을 핑계 없이 해보고자 만든 세 명의 동갑내기 친구들이 만든 팀입니다. 현재 네이버카페에 650여 명의 회원이 있고, 매년 열리는 트라이애슬론 대회에 30여 명이 출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커질 줄 상상도 못했네요. 트라이애슬론 동호회라고 소문나 있지만 사실 조정, 사이클, 양궁, 사격 등 평소 접하기 힘든 다양한 레저 스포츠를 전문 트레이너들을 통해 배우는 팀입니다. 비인기 종목을 활성화시키는 게 노익스큐즈의 목표죠.

트라이애슬론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육상 단거리 선수 준비를 하다 부상을 당해서 그만뒀어요. ‘20대 마지막인데 핑계 대지 말고 극한 스포츠에 도전해보자!’ 하고 훈련도 안하고 무작정 나간 게 트라이애슬론 대회에요. 다이빙 선수를 하다가 수영 강사로 일하는 친구, 트레이너 하는 친구 셋이서 팀을 만들어 함께 나갔죠. 처음으로 노익스큐즈 팀을 결성해서 나간 대회가 2014년 10월 통영 트라이애슬론이에요.

결과요? 저만 완주를 못했어요. 아마 그 해 대회에서 가장 먼저 손들고 나왔을 거예요. 준비 없이 나간 결과죠. 수영도 못하는데 바다 수영이라니.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와요. 완주? 어림도 없었죠. 같이 나간 친구 중 한 명이 사이클 훈련을 하다가 체인에 아킬레스건이 찢어졌는데도 완주를 해냈어요. 엘리트 체육을 하다 보니 대회에서 1, 2, 3등 순위권에 들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등수가 다가 아니라는 걸 느꼈죠.

노익스큐즈 팀이 알려지게 된 계기가 있나요?
첫 대회 때 다섯 명이 유니폼을 입고 나가서 서로 열심히 응원하며 대회에 참가했더니 곳곳에서 연락이 왔어요. 혼자서 경기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모여 2015년 송도에서 열린 첫 대회에서는 3명씩 11개조로 트라이애슬론 릴레이 대회에 출전했죠.트라이애슬론은 쓰는 근육도 다르고, 성향이 다른 운동이라 중간 중간 수분 공급과 먹을거리도 중요해요. 아무래도 혼자 대회에 나가는 것보단 관심 있는 젊은 친구들이 모여 준비를 하다 보니 서로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워낙 탄성이 강한 재질의 슈트라 혼자 입는 것도 힘든데 팀원들이 서로 입혀주고 당겨주니 준비 시간도 많이 절약되죠.

트라이애슬론을 하고 난 후 달라진 점은?
인생이 바뀌었어요. (웃음) 저에게 일요일은 토요일에 술 먹고 회복하는 날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죠. 노익스큐즈는 일요일 클럽이에요. 일요일 아침에 나가 훈련해야 되니 술이든 뭐든 절제하게 되고, 사회 구성원들도 저절로 건강한 친구들로 바뀌었어요. 같이 술 마시던 친구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함께 운동하는 사이가 됐어요.

노익스큐즈 가입 방법이 따로 있나요?
네이버카페 ‘노익스큐즈’를 검색해서 가입을 하고 일요일 훈련에 나오면 됩니다. 공식 훈련은 매주 일요일 10시에 있어요. 사이클, 러닝, 수영 등 종목 별로, 시간대 별로 생기는 번개 방에 나와도 좋아요. 가입비나 회비는 따로 없어요. 대회에 나갈 때 노익스큐즈 팀 유니폼을 함께 입으면 됩니다.

라이딩하기 좋은 날씨엔 자전거를 타고 150km를 달리고, 대회 2주 전 부터는 한강에 나가 수영과 사이클 훈련을 같이 합니다. 일요일 클럽이긴 하지만, 평일에 시간 되는 사람들은 방을 만들고 자유롭게 참여하는 편이에요. 훈련 번개가 끝나면 메신저 방은 바로바로 없애고 있습니다. 친목이 위험해지는 순간이 있으니까요. 대회 뒤풀이 빼고는 술, 담배도 금지하고 있어요. 물론 팀 내 연애도 안 됩니다.

노익스큐즈 운영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아무래도 제가 선수 출신이라 주변에 전문가들이 많아요. 저처럼 선수 준비를 하다 다쳐서 운동을 못하거나, 국가대표에 뽑히지 못해서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나와서 팀원들을 가르쳐주고 있어요. 팀원들은 선수 스케줄에 맞춰 제대로 훈련을 받을 수 있어 좋고 운동하는 친구들도 동호인들을 가르치면서 만족스러워 해요.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나 경기가 궁금해요.
2014년 이천 설봉 트라이애슬론 대회요. 2013년 통영 대회 실패 후 처음으로 완주한 대회거든요. 물론 팀에선 여전히 꼴등이었고 수영도 밧줄 잡아가며 겨우 했지만 신도 안 믿는 제가 하늘에 대고 기도를 했어요. 패기 있고 도전 정신이 있다면 누구든지 할 수 있어요. 이번 2016년 통영 대회에서는 ‘밧줄 수영’을 벗어나 온전히 제 힘과 의지로 완주를 해서 기억에 남아요.

마지막으로 트라이애슬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
이번 통영대회에서 남들은 1.5km의 거리를 수영해서 가는데 저는 갈지之 자로 헤엄치는 바람에 2km 넘는 거리를 헤엄쳤어요. 물론 시간도 남들보다 오래 걸렸죠. 팀 내 꼴등이지만 상관 없어요. 다음 목표는 시간단축입니다.

트라이애슬론 대회에 나가서 200번 완주자도 봤어요. 80세 이상 부문도 따로 있는 걸 보고 놀랐습니다. 겁먹지 말고 핑계 대지 마세요. 일단 해보고 얘기해요. 생각보다 겁먹어서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아요. 꾸준히 노력하면 안 될 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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