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를 지워라…‘포인트 브레이크’, ‘쿨러닝’, ‘하늘을 걷는 남자’
한계를 지워라…‘포인트 브레이크’, ‘쿨러닝’, ‘하늘을 걷는 남자’
  • 이지혜 기자
  • 승인 2016.12.2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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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MOVIE

독자님들, 올 한해 잘 보내셨는가. 1월 다이어리에 적었던 버킷리스트에는 몇 개의 줄을 그었을까. 매년 자신만의 상한선을 정해놓고 목표를 위해 달려가던 삶, 잠시 숨 고르기를 해야 할 12월이다. 주말 저녁마다 광화문에 나간다고 고생이 많지만, 스스로의 개척도 소홀히 하진 말자. 우여곡절 많았던 병신년(丙申年)이 끝나고 다시 한 해를 시작해야 한다. 한계를 뛰어넘는 이야기를 들여다보며, (꼭 익스트림 스포츠가 아니라도 충분히 괜찮다.) 각자의 목표를 다시 세워보자.

<포인트 브레이크>는 보는 내내 소름 돋는 본격 취미추천 영화다. 서핑, 스노보딩, 윙슈트플라잉, 래프팅, 스카이다이빙, 클라이밍, 모터크로스 등 눈을 뗄 수 없는 압도적인 스케일이 펼쳐진다. CG가 아닌 모든 영상을 실제 촬영했다니 더 놀랍다. 대자연을 마음껏 즐기며 노는 아찔한 영상을 원한다면 이보다 더 완벽한 영화는 없다. 하지만 8개의 익스트림 스포츠를 2시간 동안 정신없이 나열하려면, 쫀쫀한 스토리라인까지 챙기는 건 어려운 걸까. 캐릭터의 개연성이나 진행, 마무리가 아쉽다.

한계를 설명하는 영화에 <쿨러닝>이 빠지면 아쉽다. 1994년도에 만들어졌지만, 지금 우울하고 절망적인 삶을 사는 누군가 본다 해도 마음 따뜻해지는 영화다. 자메이카 단거리 육상선수가 올림픽에 나갈 자격을 놓친 뒤, 단거리 선수가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종목에 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겨울이 없는 자메이카에서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들. 실제 자메이카 선수들의 영화 같은 이야기를 잘 표현한 ‘무한도전’이다. 기분 산뜻해지는 OST는 덤이다.

<하늘을 걷는 남자>는 믿기 힘들지만, 실화가 바탕이다. 어릴 적부터 하늘을 걷는 도전을 꿈꿔온 아티스트 필립이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밧줄로 연결해 걷게 되는 이야기다. 왜 하필 쌍둥이 빌딩이냐고 묻는 관객에게, 느리지만 친절히 필립의 꿈이 얼마나 절절하고 생생한지 직관적으로 펼쳐 보인다. 맹목적인 목적에서 어느새 벗어나 필립의 꿈을 응원하고 영화 속 아찔한 장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자신을 찾게 될 거다. 영화는 지금은 사라진 그 빌딩, 911참사의 트라우마를 어루만지는 장면도 잊지 않았다.

박쥐같은 슈트를 입고 하늘을 난다. 막대기 하나만을 손에 쥐고 줄타기를 한다. 겨울이 없는 곳에서 겨울 스포츠를 도전한다. 모두 한계에 관한, 익스트림 스포츠 이야기다. 하지만 도전이라고 해서 무조건 거창해야 하는 건 아니다. 도전에 이유는 없고, 도전의 합리적 스펙트럼은 더더욱 없다. 내 삶과 멀게만 느껴지는 이 영화들은 모두, 오로지 자신이 컨트롤 하는 인생을 사는 이야기다. 우리는 올 한해 완벽히 선택한 인생을 살았을까. 2017년 다이어리 가장 빳빳한 곳에, 품고만 있었던 각자의 도전을 새길 시간이다.

*사진제공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부에나비스타픽쳐스,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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