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엔 스포츠 클라이밍
추운 겨울엔 스포츠 클라이밍
  • 글 류정민 / 사진 양계탁 기자
  • 승인 2016.12.21 15: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암벽화 하나면 준비 끝

온몸의 균형과 밸런스를 잡아주는 스포츠 클라이밍은 계절과 날씨에 상관없이 실내에서 즐기기 좋은 운동이다. 색색깔 인공 암벽을 손으로 잡고 발로 딛고 꼭대기까지 올라갔을 때 느껴지는 희열감, 그리고 어려운 볼더링 문제를 풀어냈을 때의 쾌감은 온몸에 느껴지는 찌릿찌릿한 근육통도 금세 잊게 만든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삼지점이라는 기본 동작으로 홀드를 잡고 좌우, 상하로 이동하는 운동이다.

스포츠 클라이밍 여자부 세계챔피언 김자인 선수와 그녀의 코치인 김자하, 남자부 국가대표 선수 김자비 삼남매가 운영하는 클라이밍 센터, 자스 클라이밍 짐THE JA‘S Climbing Gym 에서 스포츠 클라이밍을 체험해 봤다.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손바닥에 초크를 묻히는 중.

알록달록 색상의 홀드들이 오밀조밀하게 인공 벽에 붙어있다. 모양도 가지각색. 아이들 장난감 같은 귀여운 모양의 홀드도 곳곳에 보인다. 클라이머들이 인공 암벽에 대롱대롱 매달려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모습이 마치 영화 속 스파이더맨을 보는 듯하다.

암벽등반을 하는 선수들의 훈련 목적으로 시작된 스포츠 클라이밍이 또 하나의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 클라이밍 인구는 5억 명 정도. 국내에는 약 12만 명이 클라이밍을 즐긴다. 더군다나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리드, 볼더링 두 종목으로 나뉘는데, 삼지점이라는 기본 동작으로 홀드를 잡고 좌우, 상하로 이동하는 운동이다. 리드는 목표 지점까진 빨리 오르는 ‘스피드’와 어려운 코스로 꾸며져 있는 ‘난이도’로 나뉜다. 볼더링은 로프나 하네스 등의 등반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맨몸으로 등반하며 벽에 주어진 문제, 즉 루트를 해결하는 경기를 말한다. 리드와 다르게 짧고 굵게 실력을 경쟁할 수 있다.

준비물은 간단하다. 암벽화, 초크, 초크백 세 가지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하루 체험으로 리드와 볼더링 두 가지 모두 경험해볼 수 있었다.

근육이 놀라지 않도록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 준다.
목표 지점까진 빨리 오르는 ‘스피드’와 어려운 코스로 꾸며져 있는 ‘난이도’로 나뉘는 리드 클라이밍.
김자하 대표의 시범을 보며 스포츠 클라이밍의 기본 자세인 삼지점을 배우고 있다.
리드 클라이밍 중. 1부터 20까지 적힌 숫자에 따라 홀드를 짚어가며 이동 중이다.

클라이밍의 기본, 삼지점
우선 근육이 놀라지 않도록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 준다. 스포츠 클라이밍이 단순히 팔을 이용하는 운동이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 두 팔은 도울 뿐, 온 몸을 이용하는 전신 스포츠다. 처음 클라이밍을 배우면 홀드 잡는 방법, 발 딛기, 자세, 스텝의 순서로 배운다. 이때 가장 기본이 되는 자세는 삼지점이다.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손바닥에 초크를 잔뜩 묻히고 홀드를 잡았다. 바닥에 발을 대고 좌우로 이동했다. 홀드 하나를 두 손으로 잡고 발을 양쪽으로 벌려 삼각형을 만든다. 홀드를 발로 디딜 땐 항상 엄지발가락으로, 십 일자에서 발을 조금 벌려 거꾸로 된 팔자(八)로 만들어 준다. 양 손을 한군데 모으고, 다리를 벌린 후 쭈그려 앉는다. 홀드를 잡고 있는 팔은 펴고 체중은 하체에 두자. 이동할 때도 마찬가지. 손은 갈고리처럼 걸고 있다는 느낌으로 하체에 힘을 줘서 움직여야 한다. 하체가 이동하면서 손이 움직이는 형태다. 한 마리의 원숭이가 된 느낌.

스포츠 클라이밍은 두 팔은 도울 뿐, 온 몸을 이용하는 전신 스포츠다.

“발이 가고 손 나가고 발 와서 역삼각형, 발 나가고 손이 오고 삼각형. 중심 맞춰주면서” , “손-발-발-손.”
자하 강사의 구호에 맞춰 왕복으로 움직이며 계속 연습했다. 생각보다 많이 헷갈렸다. 마음이 급해 손이 나가야되는데 발이 먼저 나가고, 발이 나가야 되는데 손이 나갔다.

“기초 동작 배웠으니 5분만 쉬고 할게요!”
‘응? 얼마나 했다고 쉬는 거지?’라는 표정으로 쳐다보니 김자하 강사가 대답한다.
“클라이밍은 암벽에 매달려 있는 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많은 운동이에요.”
쉬는 동안 손목과 팔목은 계속 스트레칭 할 것. 까딱 잘못하면 팔목이 딱딱하게 굳어 더 이상 매달릴 수 없다.

쉬는 동안 손목과 팔목은 계속 스트레칭 할 것. 펌핑 아웃이 일어나 10~15분 동안 매달리지 못할 수 있다.
홀드를 발로 디딜 땐 항상 엄지발가락으로, 십 일자에서 발을 조금 벌려 거꾸로 된 팔자(八)로 만들어 준다.

좌우이동은 삼각형, 역삼각형을 만들어 이동했다면, 상하 이동은 삼각형만 생각하면 된다. 오른손이 올라가면 왼발을 먼저 올려 삼각형을 만들어주는 게 편하다. 내려갈 때도 똑같이 잡은 손을 기준으로 삼각형을 만들어서 반대 발을 뻗고 체중을 하체에 실어 앉으면 된다.

기본 삼지점 동작을 배운 뒤 리드 클라이밍에 도전, 1부터 20까지 적힌 숫자에 따라 홀드를 짚어가며 이동했다. 멀리서 보이던 홀드 옆 숫자는 벽에 매달리면 잘 보이지 않는다. 마음이 급해 무작정 홀드를 잡고 오르지 말자. 어느 홀더를 잡고 발은 어디에 둘지 미리 루트를 생각하고 움직여야 편하다.

볼더링으로 근력운동
볼더링 존에는 숫자가 쓰인 컬러 테이프가 홀드마다 붙어 있다. 볼더링 루트는 난이도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는데 홀드 마다 컬러 테이프를 부착해 실력에 따라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 홀드를 마구잡이로 잡고 올라가면 쉬우니 임의적으로 코스를 만들어 놓은 건데, 코스는 두 달에 한 번 홀드를 다 떼서 세척을 하고 새롭게 바꾼다고.

멀리서 보이던 홀드 옆 숫자는 벽에 매달리면 잘 보이지 않는다. 어느 홀더를 잡고 발은 어디에 둘지 미리 루트를 생각하고 움직여야 편하다.
로프나 하네스 등의 등반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맨몸으로 등반하며 벽에 주어진 문제, 즉 루트를 해결하는 경기인 볼더링.

볼더링이나 리드를 시작하거나 종료 할 때는 홀드에 두 손을 대고 정리하는 게 규칙이다. 첫 홀드를 양손으로 잡고 그 안에 구성된 같은 컬러의 홀드를 따라 등반 후 마지막 끝점을 다시 양손으로 잡으면 된다. 실력이 좋다면 가운데 놓인 홀드들은 무시해도 상관없다.

초크를 잔뜩 묻혀도 손바닥에 물집이 잡히는 건 다반사.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스포츠 클라이밍.

4번 하얀색 테이프가 붙여진 홀드를 골라잡고, 발을 디뎌서 마지막 꼭대기에 있는 4번 홀드를 두 손으로 잡고 안정적으로 버티면 성공. 안간힘을 썼지만 마지막 홀드를 붙잡지 못하고 계속 떨어졌다. 두세 번 반복하니 팔목이 뻣뻣하게 굳었다. 안 쓰던 근육을 갑자기 써서 그렇기도 하고, 초보자들은 으레 하체보다 팔목에 힘을 주는 경우가 많아서다. 욕심은 금물. 집중해서 쉬엄쉬엄 올라야 한다. 펌핑 아웃이 일어나 10~15분 동안 매달리지 못할 수 있다.

시간당 소모되는 칼로리가 588㎉에 달하는 스포츠 클라이밍. 평균 400㎉ 정도를 소모하는 달리기나 에어로빅보다도 높다. 우습게보고 인공 암벽에 오르면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고작 한 시간 체험을 했을 뿐인데, 3일 동안 팔이 천근만근이었다.

볼더링 존에는 홀드 마다 컬러 테이프를 부착해 실력에 따라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

평일 오후인데도 자스는 볼더링을 즐기는 남고생들로 북적였다. CA시간을 이용해 일주일에 두 번씩 와서 스포츠 클라이밍을 즐긴다고. 친구와 함께 볼더링 경기를 즐기는 클라이머들 외에도 다양한 연령대의 클라이머가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었다. 날로 더해가는 스포츠클라이밍의 인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지루한 근력운동은 그만. 겨울에도 스포츠 클라이밍으로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단련시키자.

몇 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한 문제를 풀었다. 성공한 뒤 넉다운.
더자스 클라이밍 짐 THE JA‘S Climbing Gym
주소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118 향원빌딩
문의 02-3445-5014, www.thejas.kr
운영시간 평일 11:00~23:00 주말 11:00~20:00
이용료 1일 체험 강습 4만 원/ 1개월 13만 원, 학생 10만 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